[딜사이트경제TV 김현일 기자] 현대자동차그룹이 서울시와의 ‘글로벌 비즈니스 콤플렉스’(GBC) 층수 관련 다툼에서 한 발짝 물러났다. 초고층 건물 1개를 저층 2개 건물로 만들겠다고 했던 제안이 강한 반대에 부딪히자 이를 재검토하겠다는 뜻을 밝힌 것이다.
9일 완성차 업계에 따르면 지난 5일 현대차그룹은 서울 강남구 삼성동에 들어설 예정인 ‘글로벌 비즈니스 콤플렉스’(GBC)와 관련해 서울시에 제시했던 기존 설계 변경안을 철회하고 새로운 설계안을 준비해 제시하겠다는 공문을 시에 제출한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공문에 따르면 현대차그룹은 초고층 건물로 디자인을 변경하지는 않을 예정이며, 기존 안 대비 상징성과 공공성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계획을 보완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양측은 지난달 14일부터 설계 변경안 관련 실무협상을 진행 중이다.
GBC는 지난 2020년 5월부터 착공에 돌입한 현대차그룹의 통합 신사옥으로, 7만9342㎡(제곱미터, 2만4000평) 면적의 옛 한국전력 부지에 들어설 예정이다. 현대자동차를 비롯한 자동차 계열사들이 입주하는 것은 물론 공연장, 전시장, 호텔 등이 입주한 다목적 시설로 구성된다.
문제는 지속적인 공사 지연 및 군사 작전 제한 고도 문제 등으로 공사비가 계속해서 올라갔다는 것이다. 이에 현대차그룹은 기존 설계안에 대한 재검토를 진행한 끝에 지난 2월 서울시에 105층 초고층 빌딩 건설 계획을 55층 2개 동으로 바꾸겠다는 변경안을 제출한 바 있다. 해당 계획안을 통해 서울시는 공사 비용을 대폭 줄일 수 있을 뿐만 아니라 공사 기간도 단축할 수 있게 된다.
하지만 서울시는 지난 5월 초 이러한 설계 변경안을 수용하기 어렵다는 입장을 밝히고 재협상 공문을 현대차그룹 측에 발송했다. 애초에 부지 선정 당시부터 시를 대표하는 초고층 랜드마크를 건설하는 것을 염두에 두고 있었던 데다, 그를 담보로 공공기여 등을 줄여 주기로 하는 등 혜택을 충분히 줬음에도 이제 와서 해당 계획을 수정하는 것은 이치에 맞지 않으며, 이를 위해서는 반드시 재협상이 필요하다는 것이 서울시의 입장이다.
이에 업계에서는 현대차그룹에서 새로운 디자인을 조만간 시에 제시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다만 초고층은 아니라는 뜻을 밝힌 만큼 일각에서는 100층 미만의 안이 유력하다는 의견도 제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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