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9일 김정은 위원장이 전날 금수산태양궁전을 방문했다고 보도했다. 참배에는 김덕훈 내각 총리, 조용원 조직비서, 최룡해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 리병철 중앙군사위원회 부위원장 등 당 고위 간부들이 동행했다.
신문은 “(김정은 위원장이) 탁월한 사상과 영도, 불멸의 애국헌신으로 전인미답의 간고한 혁명의 길을 헤치시며 사회주의조선의 존엄과 위상이 무궁토록 빛날 융성 번영의 진로를 개척하시고, 주체 위업과 부강 조국 건설의 억년 반석을 굳건히 다져주신 위대한 수령님(김일성)께 삼가 영생축원의 인사를 드렸다”고 전했다.
김정은 위원장이 올해 금수산태양궁전을 찾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간 김 위원장은 독자 우상화에 속도를 내며 참배 횟수를 줄여 왔다. 특히 2018년 24주기에는 참배 보도도 나오지 않았다. 지난해 29주기 때는 보도는 됐으나, 사진·영상 등은 공개되지 않았다.
이에 올해 또한 김일성 주석의 추모 수준이 낮아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기도 했지만, 북한은 정주년을 맞아 관례대로 규모 있는 행사를 진행한 것으로 관측된다.
같은 날 평양 김일성 광장에서는 중앙추모대회가 열렸고, 삼지연 극장은 추모 음악회를 진행했다. 이전 추모대회가 평양 체육관 등 실내에서 열렸다는 점을 고려하면 의미를 더욱 부각한 것으로 풀이된다. 김정은 위원장은 추모대회와 음악회 모두 참석했다.
정부도 북한의 추모 양상이 정주년 행사를 성대하게 치른 기존 분위기를 유지했다고 평가했다.
통일부 관계자는 이날 정부서울청사에서 기자들과 만나 “정주년에 대해서만큼은 북한이 크게 예상했던 범위를 벗어나지 않고 기존 관례를 유지한 것을 보면 주민들에게 심리적 혼란(을 유발할) 가능성을 우려한 측면이 있지 않나 생각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김정은 위원장에 대한 독자 우상화 속도를 조절하면서 북한 주민들이 자연스럽게 받아들일 수 있는 수순으로 하지 않을까 예상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날 간부들을 대상으로 김정은 위원장 얼굴이 단독으로 그려진 배지가 착용된 모습이 포착되기도 했다. 이 관계자는 “김일성 주석·김정일 국방위원장 배지와 김정은 위원장 단독 배지가 혼용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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