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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 이용료 500만원 호화 실버타운보다 ‘중산층 실버’ 잡아야 성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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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니어 하우징 멘토를 만나다] 최령 컨설팅랩이엘 대표 “중산층 위한 시니어 주택 너무 부족해”

[땅집고] 베네세의 유료노인홈 중 '그래니 앤 그란다(Granny & Granda)' 주택인 '그란다 도키와다이 히로반관' 내부 모습. '그래니 앤 그란다'는 '개성 넘치는 홈에서 보내는 풍요로운 생활'이라는 컨셉의 시설이다. /베네세스타일케어

[땅집고] “우리나라에는 저소득층과 상류층을 위한 노인주거시설만 있습니다. 중산층 시설을 공급하려면 기업이 요양시장에 뛰어들어야 합니다. ‘질 좋은 노인주택’이 줄줄이 나올 거예요. 한국판 베네세나 솜포도 등장하겠죠.”(최령 컨설팅랩이엘 대표·한국주거학회 학술이사)

국내 어르신 주택은 부동산 시장만큼 양극화가 심각하다. 차상위나 최상위 계층을 위한 곳만 있다. 서울 유명 실버타운 월 생활비는 500만원이 넘는다. 국가가 제공하는 노인복지주택 입주 조건은 무주택자 등 자격이 까다롭다. 통계청에 따르면 은퇴 후 가구주와 배우자(2023년·2인 기준)의 월평균 최소 생활비는 231만 원이다. 그러나 이 비용으로는 마땅히 갈 실버타운이 없다.

중산층 대상 어르신 주택이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커지자, 정부는 15년 만에 분양형 실버타운 규제를 푸는 등 제도 개선에 속도를 내고 있다. 시장 진출을 검토하는 기업도 늘었다.

[땅집고] 서울시 유니버설디자인센터 초대 센터장을 역임한 최령 컨설팅랩이엘 대표./ 김서경 기자

최령 컨설팅랩이엘 대표(한국주거학회 학술이사)는 한국 정부와 기업이 참고할 사례로 일본 교육 기업 ‘베네세’(Benesse)를 꼽았다. 베네세는 1995년 간병사 교육 강좌를 계기로 요양사업에 진출한 뒤 고급형·중급형 실버타운 ‘서비스 제공 고령자 주택’을 선보이면서 일본 실버타운 1위 기업으로 자리매김했다. 실버타운은 월 생활비를 받고 규칙적인 식사와 활동 등을 제공한다. 고령자의 신체·지적·언어적 능력이 천천히 저하하도록 돕는 효과가 있다.

최 대표는 “일본이 실버타운 천국이 된데는 기업 역할이 컸다”면서도 “솜포와 베네세가 요양산업으로 매출 얼마를 기록할 수 있었던 배경은 정부의 금전적·제도적 뒷받침됐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국내 대표 주거학자 중 한 명인 최 대표는 연세대 주생활학과를 졸업한 뒤 일본 나라여자대학교에서 노인주거·시설계획 분야 석·박사 학위를 받았다. 그는 일본 개호보험과 실버타운 문화가 자리잡던 시기, 일본에서 노인 주거 환경에 대해 연구했다. 1990년대부터는 국내 주요 대학에서 주거학을 가르쳐왔다.

다음은 최 대표와의 일문일답.

-우리나라 어르신 주택 시장은 어떤 상황인가.
“완전히 양극화됐다. 국토교통부가 공급하는 노인복지주택은 입지가 좋지 않거나 저소득층만 들어갈 수 있다. 나이들수록 운전하기가 어려운데 차 없이 다니기 힘든 곳이 대부분이다. 서울시내 노인복지주택은 관리비가 너무 비싸다. 중산층을 위한 시설이 필요하다.”

-중산층 대상 어르신 주택을 늘릴 수 있나.
“어르신 주택을 잘 짓는 것만큼, 어떤 서비스를 제공하느냐가 중요하다. 이 분야는 공공보다 민간이 더 잘한다. 민간이 제역할을 하면서 수익을 가져갈 수 있는 구조를 만들면 중산층 대상 주택은 자연스럽게 늘어난다. 베네세는 ‘본인이 납득하는 서비스를 선택할 수 있도록 한다’고 강조한다. 소비자가 만족하는 서비스를 제공하고 비용을 받는 구조다.

공공의 힘으로만 어르신 주택을 지으려면 비용이 너무 많이 든다. 결과적으로 미래 세대에 부양 책임을 전가하는 셈이 된다.”

[땅집고] 서울시 유니버설디자인센터 초대 센터장을 역임한 최령 컨설팅랩이엘 대표가 어르신친화주택에 대해 말하고 있다. /김서경 기자

-일본 정부는 노인주거시설 공급 확대를 위해 어떻게 했나.
“일본 후생 노동성은 2002년부터 ‘그룹 케어 유닛’ 시설 정비 비용을 지원했다. 입주자 100명 규모 특별양호노인홈(중증 질환자 케어시설)을 지을 경우 약 5000만엔을 지원했다. 전국에서 65곳이 혜택을 받았다. 기존 건물을 리모델링해도 마찬가지로 지원을 해준다.

2005년부터는 노인보건시설까지 지원 대상을 확대했다. 최대 3개 유닛(10명 안팎이 머무는 생활 단위), 1800만엔을 보조했다. 중증 질환이 있어 가정에서 생활이 불가능한 분들이 가는 ‘특별양호노인홈’으로 개·보수할 때는 지원을 더 늘렸다. 시설별로 식당이나 담화 공간 설치 기준도 만들었다.”

-우리나라에서도 베네세 같은 기업이 나올까.
“나올 수 있다. 다만 민간 기업이 솜포와 베네세처럼 전국적으로 300~400개 요양시설을 운영할 수 있도록 정부가 적극 지원해야 한다. 지금처럼 도심에서 떨어진 외곽 지역에 500~100실 규모로 큰 실버타운을 지어선 안 된다. 수요가 많은 도심에 소규모 시설을 여러 개 만들면 어르신은 기존 집에서 가까운 곳으로 이사한다는 느낌으로 시설에 가게 된다.”

-도심에 노인시설을 지으면 ‘님비(NIMBY·Not In My Back Yard)’ 논란이 생기지 않을까.
“기업이 시설 규모만 키우려다보니 님비를 걱정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건물 내·외부를 신경써서 짓고 어르신에게 ‘좋은 집에 산다’는 느낌을 제공하는 건물이라면 반대하는 사람들이 적을 것이다. 베네세 스타일 케어가 만든 유료 노인홈을 보면 ‘정말 잘 지었다’는 생각이 절로 든다. 그린벨트(개발제한구역)를 풀어서 획일화된 실버타운만 짓는 것이 노인주거 환경을 개선하는 정답은 아니다.”

-노인 주거환경 개선이 중요한 이유는.
“치매 환자들이 머무는 요양원의 방 입구에는 빗과 거울이 있다. 다른 사람을 만나는 거실에 나갈 때 매무새를 단정하게 할 수 있도록 배려한 것이다. 이런 작은 노력이 상실감 극복에 도움을 주고 손상된 인지능력이 더 나빠지지 않도록 해준다. 요양보호사의 도움을 덜 받아도 되는 상태를 계속 유지시켜 주는 것이다.

요양보호 인력을 덜 쓰면 어르신 요양급여 관련 재정 부담을 조금이나마 줄일 수 있다. 올해 2조2268억원인 노인장기요양보험 국고지원금은 앞으로 2배 이상 늘어날 것이다.

이미 공공·민간을 가리지 않고 요양인력 수급난이 나타나고 있다. 서울시내 자치구가 만드는 요양시설도 마찬가지다. 공공이 운영하기 때문에 시설 사용료를 올리기도 어렵다. 지방에서는 이런 문제가 더욱 심각해질 것이다.” /김서경 땅집고 기자 westseoul@chosun.com

[시니어 주거 및 케어시설 개발 운영 전문가 과정]

땅집고는 최근 늘어나는 시니어 부동산 개발 니즈에 맞춰 ‘시니어 주거 및 케어시설 개발과 운영 전문가 과정(3기)’을 오는 8월 28일 개강한다. 올해 2월, 5월 순차적으로 개강한 1기, 2기는 조기 마감했다. 이번 과정은 시행사나 건설사, 자산운용사, 건축설계회사, 투자회사, 감정평가회사, 공기업, 공공기관 등 기업 회원이 대상이다.

강의는 현장 스터디 3회를 포함해 총 18회로 진행한다. 금융권 최초 요양사업 전문회사인 KB골든라이프케어의 이상욱 본부장은 ‘시니어 시설과 요양시설 수익화를 위한 사업성 검토 및 개발’이라는 주제로 시설 관련 제도와 관련 법규, 입지 선정 전략 등을 공유한다.

황문영 종근당산업 벨포레스트 사무국장은 시니어주거와 요양시설의 차이점과 운영 관리에 대한 노하우를 공유한다. 전국 실버타운을 직접 방문해 생생한 정보를 제공하는 유튜브 채널 ‘공빠TV’의 문성택씨는 케이스 스터디를 통해 기존 실버타운 개발 사례를 집중 소개한다.

강의는 매주 수요일 오후 4시~6시30분이며, 수강료는 290만원이다. 땅집고M 홈페이지(zipgobiz.com ▶바로가기)에서 신청하면 된다. (02)6949-61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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