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역대급 실적을 기록한 현대자동차가 올해 노조와 임금협상에서 과감한 제시안을 통해 6년 연속 무분규 임금교섭 잠정합의를 이뤘다. 지난 5월 상견례 이후 46일 만이다. 빠른 합의안을 도출한 점에 관련업계가 주목하는 상황.
현대차 노사는 지난 8일 울산공장 본관 동행룸에서 열린 11차 임금교섭에서 이동석 대표이사와 문용문 노조 지부장 등 노사 교섭대표가 참석한 가운데 잠정합의안을 도출했다.
주요 내용은 기본급 4.65% 인상(11만2000원, 호봉승급분 포함), 2023년 경영성과금 400%+1000만원, 2년 연속 최대 경영실적 달성 기념 별도 격려금 100%+280만원 지급, 재래시장상품권 20만원, 임금교섭 타결 관련 별도 합의 주식 5주 등이다.
노조는 조합원 평균 인상효과가 5012만원에 달하는 점을 강조하며 잠정합의안 조합원 투표를 독려했다. 지난해는 4008만원 인상효과에 최종 합의했다. 특히 문용문 지부장은 컨베이어 수당을 11년 만에 인상한 점을 강조하고 있다. S급 기준 2013년 7만4000원에서 올해 9만1000원으로 올렸다.
이처럼 노사는 압도적인 인상안을 바탕으로 잠정합의를 이끌어낸 것과 함께 기존 근로조건 중심의 교섭 관행을 넘어 사회문제 해소에 기여하고 지역사회와 상생하기 위한 다양한 방안을 함께 모색하기로 했다. 어려움 속에서 나홀로 ‘성과금 잔치’를 하는 행동이 사회적으로 공감대를 형성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먼저 매년 회사가 60억원을 출연하는 사회공헌기금과 별도로 올해 지급되는 성과금 중 직원 1인당 1만원을 공제해 기부하고 회사는 직원 출연 금액을 포함해 총 15억원을 출연하는 ‘노사 공동 특별 사회공헌기금’ 조성에 합의했다. 조성된 기금은 저소득층 육아 부담을 낮출 수 있는 돌봄 지원 활동 등에 기탁 예정이다.
청년 실업문제를 해소하고 국내 일자리를 적극적으로 창출하기 위해 생산현장 기술직을 신규 채용하는데 뜻을 모았다. 지난해 교섭에서 2025년에 300명을 고용하기로 한데 이어 올해 교섭에서도 2025년 추가 500명, 2026년 300명의 기술직 인원을 채용하기로 했다.
협력사와의 동반성장도 챙기기로 했다. 그룹사 차원 1000억원 규모의 상생 펀드를 운용하고 연 50억원 규모로 스마트공장 구축을 지원하기로 했다. 이에 더해 협력사의 온실가스 감축설비 구입을 위한 총 50억원 수준의 그룹사 차원 금융 지원 프로그램을 운영하기로 했다.
주요 쟁점 중 하나인 ‘정년연장’과 ‘노동시간 단축’ 등 사회적 합의가 필요한 사항에 대해서는 개선 방향성을 꾸준히 논의하기로 했다. 다만 노사는 기술숙련자 재고용 기간을 기존 최대 1년에서 최대 2년으로 연장하는데 합의했다.
현대차 관계자는 “올해 협상을 바라보는 다양한 이해관계자들의 관심 속에서 노사가 사회문제 해소와 지역사회 상생 방안을 담은 6년 연속 무분규 잠정합의를 이끌어냈다”며 “고객들의 끊임없는 성원에 보답하기 위해 최고 품질의 자동차를 만들 수 있도록 노사가 함께 더욱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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