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에너지 공개매수로 8% 추가 지분율 확보 계획…그룹 승계 목적
투자자 큰 움직임 없어…한화 주가 NAV 대비 할인율 68% 달해
22% 넘는 세금도 문제…안분비례 방식으로 기대 수익↓
한화에너지가 그룹 지주회사인 한화 지분율 끌어올리기를 위한 공개매수에 나섰다. 그러나 주주나 투자자들은 크게 동요하지 않는 분위기다. 이번 공개매수 가격이 한화 순자산가치(NAV)와 비교해 턱없이 저평가된 가격인 데다 양도소득세 등이 걸림돌로 작용하면서다.
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 5일 한화에너지는 이달 24일까지 한화 보통주 600만주에 대해 공개매수를 진행한다고 공시했다. 공개매수가는 주당 3만 원으로 이에 따른 총 투입자금은 1800억 원이다.
한화에너지는 이번 공개매수신고서 제출 전일 기준 한화 지분을 9.70% 보유하고 있다. 이번 매수를 통해 8%의 추가 지분율을 확보하겠단 목표다.
한화에너지의 이번 공개매수는 그룹 승계를 위한 목적으로 해석된다. 한화에너지는 김승연 회장의 세 아들이 100% 지분을 확보하고 있다.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이 50%, 김동원 한화생명 사장과 김동선 한화갤러리아 부사장이 각각 25%씩 소유 중이다.
그러나 이번 공개매수에 투자자들은 크게 움직이지 않는 분위기다. 공시 당일(5일) 공개매수 사실이 알려지자 한화 주가는 4%가량 올라 시작했는데, 거래시간 동안 2% 남짓 움직인 게 전부였다. 결국, 전일 대비 4.31% 오른 2만9050원에 마감했다. 8일은 전일 대비 0.86% 오른 2만9300원으로 시작했지만, 개인과 외국인 투자자의 매도세에 1.20% 하락한 2만8700원에 장을 마쳤다. 사실상 이번 발표가 큰 효과가 없던 셈이다.
이유는 크게 세 가지로 나눠진다. 우선, 한화의 주가가 NAV 대비 너무 저평가돼 있다는 점이다.
SK증권에 따르면, 한화의 순자산가치는 상장사와 비상장사를 포함한 자회사 가치 합계와 브랜드·자체사업 가치, 우선주, 순차입금 등을 모두 포함해 6조8000억 원에 달하는 반면, 현재 한화의 시가총액은 2조1500억 원 수준으로 NAV 대비 할인율은 68%대에 달한다. 즉, 한화에너지는 가치에 비해 아주 저렴하게 지배력을 높이려고 있다는 점이다. 주가순자산비율(PBR)도 0.26에 불과하다.
세금도 문제다. 공개매수는 장외거래로 간주해 소액주주도 양도소득세를 내야 하기 때문이다. 양도소득세는 양도차익이 250만 원을 초과하게 되면 초과분에 대해 지방세 포함 22%를 세금으로 내야 한다. 게다가 미미하지만, 장내거래 증권 거래세(0.18%)보다 높은 장외거래 증권거래세 0.35%도 함께 내야 한다.
마지막으로 이번 공개매수는 안분비례(비율에 따라 배분) 방식으로 진행된다. 현재 한화의 유동 주식 수가 4117만 주임을 고려할 때, 만약 공개매수 응모 주식 수가 매수예정 수량을 초과할 경우 기대 수익이 크지 않을 수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한편, 회사의 계획대로 공개매수가 완료되면 한화에너지의 한화 주식 소유 비율은 기존 9.7%에서 17.7%로 8%p(포인트) 높아진다. 한화 최대주주인 김승연 회장의 지분(22.7%)과 격차가 좁혀진다. 여기에 세 형제의 한화 지분(총 9.7%)을 합산하면 27.4%로 김 회장 지분율을 앞서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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