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자주] 파리 올림픽은, 역대 최악의 성적에 그칠 수 있다는 우려가 많은 대회다. 아예 본선 티켓을 놓친 종목들이 많아 선수단 규모도 크게 줄었다. 하지만 위기는 곧 기회이고, 각본 없는 드라마라 불리는 스포츠에서 섣부른 예측은 오판을 불러올 뿐이다.
어려울 때 탄생한다는 영웅의 모습을 그리고 있는 태극전사들은 주위 목소리에 신경 쓰지 않은 채 마지막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그들의 면면을 보면, 암울한 전망은 밝은 기대로 바뀐다.
(서울=뉴스1) 원태성 기자 = 최근 ‘한국 사이클 여제’ 나아름(34)의 갑작스러운 은퇴는 사이클계에 충격으로 다가왔다.
나아름은 지난해 10월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 은메달, 11월 투르 드 오키나와에서 우승을 차지하며 건재함을 과시했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나아름이 떠나면서 남긴 2024 파리 올림픽 출전권의 행방도 묘연해졌다. 최고의 선수가 갑작스럽게 대표팀을 떠나는 바람에 누가 올림픽에 출전할지에 대해 대회 개막 2달을 남기고도 결정되지 않았다.
결국 대한자전거연맹은 지난달 11일 카자흐스탄 알마티에서 열리는 아시아 도로사이클선수권대회 여자 개인 도로에서 가장 좋은 성적을 낸 선수에게 나아름이 포기한 파리 올림픽 여자 도로 사이클 부문 출전권을 주기로 결정했다.
그리고 이 대회에서 새로운 스타의 탄생을 예고했다. 바로 나아름의 소속팀 후배였던 송민지(26·삼양사)였다.
송민지는 이 대회에서 112.6㎞ 구간을 2시간 56분 51초 만에 주파해 84명의 선수 가운데 가장 먼저 결승선을 통과해 우승을 차지했다. 2016년 나아름 이후 이 대회에서 한국 선수가 우승한 것은 8년 만이다.
송민지는 출전한 5명의 한국 선수 중 가장 좋은 성적만 냈어도 파리행 티켓을 딸 수 있는 상황에서 아시아 제패까지 겹경사를 누린 셈이다.
나아름 이후 처음으로 아시아 정상에 오른 송민지는 올림픽에서도 그의 계보를 잇겠다는 목표다.
나아름은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서 4관왕에 오르며 ‘사이클 여제’로 등극했고 세 차례나 올림픽 개인 도로 종목에 출전했다.
첫 출전이었던 2012 런던 올림픽에서 개인 최고 성적인 13위에 올랐던 나아름은 2016 리우데자네이루 대회에서는 30위를 기록했다. 2021년 개최한 2020 도쿄 대회에서는 38위에 자리했다.
송민지는 한국에서 입지적인 성적을 낸 나아름 이후 올림픽 개인 도로 종목에 나서는 첫 번째 선수가 됐다.
놀라운 사실은 송민지가 장거리 도로 종목에 특화된 선수가 아니라는 점이다. 송민지는 지난해 항저우 아시안게임에도 트랙 종목으로 출전했다.
주 종목이 아닌 대회인데도 오랜 준비 없이 아시아 제패까지 이룬 셈이다.
송민지가 처음 출전하는 올림픽에서 입상까지 기대하기 어렵다. 파리 올림픽 개인도로는 아시아 대회보다 긴 158㎞를 쉬지 않고 달려야 하는 만큼 경쟁이 쉽지 않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나아름 이후 계보가 끊길 수 있던 한국 사이클계에 송민지가 새로운 스타의 탄생을 알릴지에 관심이 집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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