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김정한 기자 = 1955년 7월 9일, 영국의 철학자 버트런드 러셀과 독일 출신 미국 물리학자 알베르트 아인슈타인이 ‘핵무기 없는 세계와 분쟁의 평화적 해결을 호소하는 선언’을 발표했다.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전 세계는 냉전 시대에 돌입하고 핵무기 경쟁으로 치달았다. 특히 미국과 소련은 수소폭탄 개발 경쟁에 돌입하며 인류를 전멸시킬 수 있는 파괴력을 가진 무기 개발에 박차를 가했다. 1954년 미국이 남태평양에 위치한 비키니 군도에서 수소폭탄 실험을 실시하자 인류 절멸의 위기감이 고조됐다.
러셀-아인슈타인 선언은 다음의 내용을 담았다. △핵무기는 인류 역사상 가장 파괴적인 무기이로 지구상의 모든 생명체를 멸종시킬 수 있는 위험성을 지녔다. △핵무기 위협으로부터 인류를 구하기 위해서는 국가 간의 협력이 필수적이다. △과학 기술은 인류에게 엄청난 이익을 가져다 줄 수 있지만 핵무기와 같이 파괴적인 목적으로 사용되면 안 된다. △선언문은 전 세계 정부와 국민들에게 핵무기 폐기를 위한 즉각적인 행동을 촉구한다.
저명한 과학자, 철학자, 예술가, 정치인 등 11명이 이 선언문에 서명했다. 이는 국제사회의 핵무기 폐기 운동에 큰 힘이 됐다. 또한 1957년에는 핵무기 위협에 대응하기 위한 과학자들의 국제 모임인 ‘퍼그워시 회의’가 설립됐다.
퍼그워시 운동은 무기 통제와 군비 감축에 관한 보고서 간행으로 1961년 쿠바 미사일 위기 때 미국과 소련의 협상을 주선했고, 화학 무기 금지 조약, 핵무기 확산 금지 조약(NPT), 포괄적 핵 실험 금지 조약(CTBT) 등 대량 살상 무기 확산 방지에 기여했다.
러셀-아인슈타인 선언은 핵무기 위협에 대한 경고와 과학 기술의 평화적 이용을 촉구하는 역사적 문서다. 이는 오늘날에도 여전히 중요한 메시지를 담고 있으며, 핵무기 없는 세상을 만들기 위한 노력에 지속적인 영감을 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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