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파워] 차남 조현문의 자유선언…계열 분리 새 과제 직면한 효성家

최근 신설 지주사 HS효성을 설립하며 형제간 독립경영에 나선 효성그룹이 차남의 계열 분리라는 새로운 과제를 맞닥뜨렸다. 최근 효성가(家) 차남인 조현문 전 효성 부사장은 두 가지 부문에서 효성의 협조를 구했다. 첫 번째는 상속재산을 전액 공익재단 설립에 출연하기 위한 공동 상속인들의 협조다. 두 번째는 효성에서의 특수관계인 해소다. 계열분리가 회사를 떼 가는 것이 아닌, ‘효성으로부터의 자유’인 만큼 몇 계열사에서 지분 정리가 필요하다. 비상장사 지분 정리는 상장사 대비 절차가 일반적이지 않은 만큼, 역시 효성 및 형제들의 협조가 필요하다는 게 조 전 부사장의 입장이다.

이 과정에서 조 전 부사장은 “화해를 이루고 싶다”고도 언급했으며, 효성 측은 “지금이라도 아버지의 유훈을 받들겠다는 의사를 밝힌 것은 다행스럽게 생각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고(故) 조석래 명예회장의 타계와 함께 유산 정리의 과정을 통해 형제들의 앙금을 어느 정도 풀어낼 수 있을지도 관심사다.

8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효성가 세 형제가 동시에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비상장 계열사는 동륭실업, 트리니티에셋매니지먼트, 신동진, 효성티앤에스다. 여기서 세 형제의 지분만으로 구성된 계열사는 앞의 3개 회사다.

동륭실업은 조 전 부사장이 80%, 조현준 회장과 조현상 부회장이 10%씩 보유하고 있으며, 트리니티에셋매니지먼트는 조 회장이 80%, 조 부회장과 조 전 부사장이 10% 씩 보유 중이다. 신동진은 조 부회장이 80%, 조 회장과 조 전 부사장이 10%씩 보유하고 있다. 친족 계열 분리를 위해서 공정거래법상 비상장사 지분은 10% 아래로 낮춰야 한다. 지분이 많은 형제에게 몰아주기를 하는 등의 방법이 거론된다.

3개 회사의 순자산 규모는 동륭실업 1427억, 트리니티에셋매니지먼트 1366억원, 신동진 1637억원 등이다. 순자산은 기업 가치를 산정할 때 주요 기준이 되기도 한다.

다만 지분정리에 대한 내용은 양측 다 말을 아끼는 상태다. 조 전 부사장의 법률대리인인 김재호 법무법인 바른 대표 변호사는 “여러 기술적인 방법이 있다. 구체적인 얘기는 적절치 않다”고 말했다.

이 외에도 조 전 부사장은 효성토요타, 더클래스효성에도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조 전 부사장은 지난 5일 기자회견에서 “제가 더 이상 특수관계인으로 묶이지 않고 삼형제가 독립경영을 하는 것 역시 선친의 유훈이라 생각한다”고 말하면서 지분 정리를 요청했다. 그러면서 “효성으로부터 100% 자유를 원한다”고 여러 번 강조했으며 “명확하게 답하지 않은 채 시간만 끈다면, 저는 어쩔 수 없이 제게 주어진 모든 법적권리를 포함, 저의 길을 갈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도 말했다.

첫 번째로 밝힌 것은 본인에게 상속되는 재산 전부를 사회에 환원하는 차원에서 공익재단에 출연할 것이며, 여기에 공동상속인들이 동의해달라는 것이었다. 조 전 부사장 측의 설명에 따르면 상속재단을 공익재단에 출연할 때에는 상속세를 감면받을 수 있으며 여기에는 상속인들의 동의가 필요하다. 또한 상속세를 감면받으면 사회에 돌아가는 재산이 더 많아진다는 논리다.

상속세 신고는 조 명예회장이 타계한 지 6개월 후인 오는 9월 30일까지 이뤄져야 한다.

상속재산 중 조 전 부사장에게 남겨진 재산은 상장사 기준 효성티앤씨 3.37%, 효성중공업 1.5%, 효성화학 1.26%다. 최근 4개월간의 평균 평가액으로 환산하면 885억원 규모이며, 업계는 비상장사 지분까지 포함했을 때 1000억원 이상일 가능성도 점치고 있다. 상속세제는 과세 표준 30억원을 넘으면 최고 수준인 50%가 적용된다.

따라서 업계에서는 조 전 부사장이 상속 재산 전액을 재단 출연에 활용하면 상속세 감면과 더불어 사회 환원이라는 명분도 얻을 수 있다는 해석을 내놓는다.

한편 효성 측은 “가족들은 말로만이 아닌 진정성을 가지고 가족 간에 평화와 화합을 이룰 수 있는 근본적이고 실질적인 방안이 무엇인지 고민하고 있는 것 같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