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빈대인 BNK금융지주 대표이사 회장은 ‘관치’나 ‘낙하산’, ‘내부 파벌’ 등 부정적 수식어와는 거리가 먼 인물이라는 점에서 많은 기대를 받고 있다.
당장 빈 회장의 눈앞에는 상생 금융 확대와 디지털 혁신, 부산은행과 경남은행의 전산시스템 통합과 내부 파벌 논란 해소 등 해결해야 할 과제가 산적해 있는데 앞으로 그의 행보에 관심이 집중된다.
BNK금융지주는 17일 오전 부산 남구 부산은행 본점에서 열린 정기 주주총회에서 빈 회장을 사내이사에 신규 선임하는 안건이 가결됐다고 밝혔다.
빈 회장은 취임하자마자 바쁜 일정을 이어가고 있다. 특히 빈 회장은 이날 취임식이 열리기도 전에 공식 일정을 시작했다.
BNK금융지주에 따르면 취임식은 오후 4시로 예정돼 있었는데 빈 회장은 이보다 앞선 시각에 부산은행의 스타트업 육성 플랫폼인 ‘썸 인큐베이터’를 찾아 관계자들과 간담회를 열었다.
빈 회장은 최근 금융산업을 둘러싼 시선 등을 고려해 첫 번째 일정을 선택한 것으로 보인다.
금융당국은 은행권의 ‘이자 장사’를 비판하며 상생 금융 확대를 요구하고 있다. 이복현 금융감독원 원장은 9일 ‘상생금융 확대 위한 금융소비자 현장 간담회’를 열고 “은행의 (상생) 노력이 일회성이나 보여주기식으로 흐르지 않고 지속가능한 형태로 자리 잡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빈 회장도 2월 열린 계열사 업무보고회에서 디지털 기반의 혁신금융과 상생을 위한 금융 확대를 강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빈 회장은 취임식이 끝난 뒤에도 쉴 틈 없이 일정을 이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우선 BNK금융지주 임원 인사와 계열사 사장단 인사를 서둘러 진행해야 한다.
김지완 전 BNK금융지주 회장은 2017년 회장에 취임한 바로 뒷날 계열사 사장단 인사를 냈다.
BNK금융지주는 임원 대부분이 임기 만료를 앞둔 것으로 전해진다. 계열사 사장단 인사는 부산은행과 경남은행, BNK캐피탈을 제외한 6곳 계열사 인사가 아직 남아 있다.
빈 회장은 앞서 부산은행, 경남은행, BNK캐피탈의 수장을 모두 교체하며 친정체제를 구축했는데 나머지 6곳 계열사의 최고경영자 인선에서는 어떤 색깔을 보여줄지 주목된다.
BNK투자증권은 현 김병영 대표의 연임이 사실상 확정된 상황이고 BNK자산운용은 대표 교체가 유력하게 점쳐지고 있다.
BNK저축은행과 BNK시스템, BNK신용정보, BNK벤처투자 등 4곳 계열사 대표 임기는 내년 3월까지인데 일단 BNK신용정보는 김성주 대표가 BNK캐피탈로 자리를 옮기는 데 따라 대표를 새로 뽑아야 한다.
내부 분위기를 다스리는 것도 빈 회장의 중요한 과제로 꼽힌다.
BNK금융그룹은 부산상고와 동아대, 부산대 등으로 ‘내부 파벌’이 형성돼 금융당국에서도 이런 문제를 해결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을 받은 적이 있다.
빈 회장은 출신 학교가 부산 동래원예고등학교, 경성대학교로 ‘내부 파벌’ 문제를 해결할 적임자라는 평가를 받고 있지만 이장호 전 회장 이후로 짧지 않은 동안 잡음이 있었던 만큼 문제 해결이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빈 회장이 부산은행과 경남은행의 합병 이슈에 어떻게 접근할지도 금융권은 주목하고 있다.
BNK금융지주가 2014년 경남은행을 인수한 뒤 비용과 효율성 등을 이유로 부산은행과 전산시스템 통합과 합병 등 방안이 여러 번 검토됐으나 경남은행 내부 반발에 부딪혀 추진된 적은 없다.
빈 회장은 부산은행과 경남은행 합병과 관련해 이렇다 할 입장을 밝힌 적은 없으나 업계에서는 부산은행과 경남은행의 전산시스템 통합과 관련해서는 추진될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 당장 두 은행의 전산시스템이 통합되면 비용이 절반으로 줄어들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다만 경남은행 노조가 부산은행과 경남은행의 전산시스템 통합 작업을 합병을 위한 사전 작업으로 인식하고 있어 추진조차도 쉽지 않다는 의견이 금융권 일각에서 나온다. 차화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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