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상추 도매가격, 전월 대비 2배↑
폭염ㆍ배추 재배면적 축소도 우려
식당 상인들 “작년 같은 폭등 걱정”
미리 사놓을 수도 없고…작년처럼 또 치솟을까 걱정이에요.
8일 서울 강남구 논현동에서 삼겹살 식당을 운영하는 김광수 씨(가명)는 최근 상추 가격 인상에 대한 어려움을 토로하며 이처럼 말했다. 그는 “한 달 전과 비교하면 상추 1박스 가격이 2배 정도 비싸진 것 같다”며 “장마가 계속되고 있어 여기서 가격이 더 오를까 걱정”이라고 말했다.
경기도 광명에서 삼겹살 식당을 운영하는 최기선 씨도 “상추 가격이 비싸져서 단골손님한테는 사정을 설명하고 추가 주문 자제를 요청하고 있다”며 “상추는 더워지면 상태가 나빠지기 때문에 장마도 폭염도 걱정”이라고 설명했다.
식당 상인들이 고민하는 것처럼 최근 장마 영향으로 쌈 채소 가격은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 농산물유통정보에 따르면 이날 기준 적상추 4kg당 중·도매가격은 2만6500원으로 전월(1만3740원) 대비 92.87% 급등했다. 일주일 전인 1일 가격(2만5380원)과 비교하면 4.41% 비싸졌다.
상추와 함께 쌈 채소로 흔히 쓰이는 쌈 배추 가격도 비싸지고 있다. 같은 날 기준 알배기배추 8kg당 가격은 2만3960원으로, 전월(1만4612원)보다 63.97% 올랐다. 이달 들어 장마가 이어지면서 무르거나 병해충이 생겨 작황이 부진한 게 공급이 줄어든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특히 배추의 경우 올해 재배 면적이 평년보다 5% 축소돼 수급 불안이 더욱 우려되고 있다.
문제는 채소류 가격이 앞으로 더 뛸 가능성이 있다는 점이다. 채소의 경우 폭염이 이어지면 마르거나 노랗게 색이 변할 수 있어서다. 지난해에도 장마와 폭염 영향으로 7~8월 상추 4kg당 가격이 5만 원을 넘기기도 했다. 이보다 앞선 2022년 8월에도 상추 1박스 가격이 10만 원 가까이 오르기도 했다.
논현동에서 고깃집을 운영하며 점심에 쌈밥 메뉴를 판매하는 한 식당 주인은 “상추나 깻잎은 저렴할 때 미리 사놓을 수도 없는 재료라서, 가격이 비싸지면 다른 채소로 대체해야할 것 같다”고 말했다.
도매가격이 오르면서 쌈 채소 소매 물가도 높아질 전망이다. 이에 따라 유통가에서는 산지 다변화 등 대응에 나선 한편, 맛과 품질에 이상이 없는 ‘못난이 채소’를 통해 수급 불안에 대응하고 있다.
이마트 관계자는 “안정적인 양상추·허브류 공급을 위해 스마트팜을 운영 중인데, 장마에 대비해 스마트팜 물량을 20~30% 확대해 운영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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