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에서 금통위원 몇 명이 금리 인하에 대한 의견을 개진할지 관심이 쏠린다.
시장에서는 8월 혹은 10월 한은이 첫 금리 인하에 나설 것으로 예측하는 가운데 이번 금통위에서 2명 이상이 소수 의견으로 금리 인하에 찬성하면 8월께 금리를 내릴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8일 한은에 따르면 금통위는 오는 11일 통화정책방향 결정회의를 열고 현재 3.50% 수준인 기준금리에 대해 조정 여부를 결정한다. 환율 불확실성과 가계부채 부담 등으로 이달에는 동결이 유력하다. 지난해 2월 이후 12차례 연속 동결 기조다.
다만 금리 인하를 주장하는 금통위원 등장 여부에 이목이 집중된다. 지난 2일 발표된 6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2.4%로 한은이 금리 인하를 위한 전제로 제시한 영역(하반기 월평균 물가 2.3~2.4%)에 진입했기 때문이다. 현 추세가 이어진다면 향후 물가 경로 역시 한은 측 연말 물가 목표인 2%에 근접할 가능성이 높다.
2000년 이후 금통위원이 금리 인하 소수 의견을 개진한 사례는 총 27회다. 그중 소수 의견이 1명 등장한 것은 19회(70%), 2명이 7회(26%), 3명이 1회(4%)였다.
하나증권 리서치센터 분석에 따르면 금통위원 중 금리 인하 소수 의견이 나온 뒤 실제 인하하기까지 소요된 시간은 평균 2.3개월이다. 소수 의견이 1명일 때 평균 2.7개월 걸렸고, 2명 이상이면 1.2개월 소요됐다.
이번 금통위에서 소수 의견 1명이 나온다면 이르면 8월, 늦어도 10월에 인하할 가능성이 있다는 얘기다. 또 금통위원 2명 이상이 인하를 주장하면 당장 8월에 인하할 확률이 매우 높아진다는 뜻이기도 하다.
비둘기파(통화정책 완화)로 분류되는 금통위원 의견이 주목받는 이유다. 지난해 4월부터 올해 5월까지 한은 금통위원들은 만장일치로 기준금리를 동결했다. 그런데 지난 2월부터 금통위원 1명이 ‘3개월 내 인하 가능성’을 언급해 왔다. 시장은 신성환 위원 또는 황건일 위원으로 추정하고 있다.
5월 금통위부터 새롭게 합류된 금통위원(김종화·이수형) 2명이 어떤 선택을 할지도 중요하다. 통상 금통위원들은 합류 초기에는 중립적인 의견을 내놓다가 시간이 지나면서 본인 성향을 드러낸다. 김종화·이수형 위원은 지난 4월 취임 당시부터 비둘기파로 분류됐다.
김상훈 하나증권 연구원은 “지금은 금통위가 ‘8월에 첫 인하 가능성을 열어둘 필요가 있다’는 신호를 보내기에 충분한 여건”이라며 “대내 조건만으로 8월 첫 금리 인하를 위해서는 금통위원 2명이 인하에 대한 소수 의견 개진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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