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경제TV 박민석 기자 ] 올들어 호텔신라 주가가 지지부진한 흐름을 이어가는 가운데 지속된 면세사업 부진 여파로 회복 시점이 더뎌질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수익성 저하에 따라 부채비율도 지속적으로 증가하면서, 주주환원을 위한 재원도 충분하지 않은 상황이라 반등 모멘텀을 찾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호텔신라의 주가는 전거래일 대비 700원(1.35%) 상승한 5만2400원에 마감했다. 하지만 여전히 연초대비(6만5400원)로는 20% 가까이 하락한 수준이다.
호텔신라의 주가 하락세는 저조한 실적에 따른 영향이 컸다. 올해 1분기 연결 기준 매출액과 영업익은 각각 9808억원, 121억원으로 매출은 전년 동기와 비교해 23.3% 증가했으나 영업익은 64.9% 감소했다. 호텔신라에 따르면 매출의 80% 이상을 차지하는 면세점(TR)의 영업이익이 급감한 영향이 컸다.
증권가에서는 2분기 실적 또한 부정적으로 보고 있다. 이날 한국투자증권은 리포트를 통해 호텔신라의 2분기 영업이익이 중국 관광객의 소비 위축에 따른 면세사업 침체로 시장 기대치를 하회할 것으로 내다보고 목표주가를 8만원에서 7만원으로 하향조정했다.
김명주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면세사업부의 더딘 실적 회복으로 2분기 영업이익이 시장 기대치를 하회할 것”이라며 “지난해 8월 중국정부가 한국행 관광 그룹 투어를 허용해 줬음에도 참여율이 저조한 편”이라고 설명했다.
김 연구원은 호텔신라의 올해 2분기 매출과 영업이익을(연결기준) 각각 1조494억원, 318억원으로 예상했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21.1% 증가, 영업이익은 52.8% 감소한 수치다.
김 연구원은 면세사업의 주 고객층이었던 중국의 매출 회복 부진을 실적 감소의 원인으로 꼽았다. 김 연구원은”지난달에 이뤄진 중국의 대규모 온라인 쇼핑행사인 618에서도 큰 성과를 내지 못한 채 마무리됐다”며 “중국 경기의 불확실성으로 보따리상(따이공) 매출 회복도 이뤄지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흥국증권도 주가 상승 모멘텀이 부족하다며 호텔신라의 목표가를 8만원에서 7만3000원으로 낮춰 잡았다. 박종렬 흥국증권 연구원은 지난 2일 ‘기업 밸류업에 적극 동참 요구’라는 제목의 리포트를 통해 “부진한 업황과 실적에 따른 주가 반영은 상당 부분 이뤄진 상태이지만 주가 상승 가능성은 매우 약한 상황”이라고 짚었다.
박 연구원은 주가 상승을 위해 적극적인 주주환원 정책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박 연구원은 “낮지 않은 평가가치(밸류에이션) 수준과 부진한 업황 모멘텀을 감안할 때, 주가 재평가를 위해선 주주환원 확대가 우선적으로 이뤄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늘어나는 차입금에 악화되는 재무 상태.. 자사주 전량 활용해 사채 발행도
호텔신라는 지속된 면세업 불황에 따라 실적 뿐 아니라 재무 상태도 불안한 상황이다. 과거 코로나 이후 차입금이 늘어나면서 부채비율도 함께 늘어나고 있다. 호텔신라의 부채비율은 2021년 360.5%에서 2022년 444.4%로 증가했으며, 지난해 394.1%로 소폭 줄어들었으나 1분기에 다시 426.8%로 올랐다.
부채비율이 늘어난 까닭은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해 면세·호텔 업황이 악화되면서 운영자금 조달을 위해 차입금을 늘려온 영향이 컸다. 지난 2019년 호텔신라의 차입금은 1조5615억원을 기록하며 2018년(6589억원) 대비 2배 이상 증가했다. 이후 2020년 1조6273억원, 2021년 1조5028억원, 2022년 1조6182억원, 2023년 1조6001억원으로 증감을 반복했다. 올 1분기 총 차입금은 1조9060억원을 기록해 지난해 말 대비 19.12% 늘었다.
최근에는 만기가 다가온 1500억원 규모의 차입금을 상환하기 위해 자기주식 전량을 활용해 EB(교환사채)를 발행하기도 했다. 지난 3일 발행된 이 교환사채는 1328억 규모로 주식 수로는 213만5000주(총 발행주식 수 대비 5.44%)이다. 표면이자율은 0.0%이며, 만기일은 2029년 7월 5일까지이다.
교환 대상은 호텔신라 기명식 보통주로, 주당 교환가액은 당일 호텔신라 종가(5만 2600원) 대비 21%가량 높은 6만 2200원이다. 교환 가능 기간은 이달 12일부터 2029년 6월 28일까지다.
호텔신라 관계자는 딜사이트경제TV에 “이자 부담 없이 자금을 조달해 금융비용 절감을 통한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교환사채 발행을 결정했다”고 말했다.
지속된 실적 악화에 자사주 소각까지…멀어지는 주주환원
채무 상환을 위해 자사주를 활용해 이자율이 없는 교환사채를 발행하는 것은 부채가 많은 기업들이 택하는 일반적인 방법 중 하나다. 다만 최근 몇년간 주가 하락과 ‘짠물배당’을 경험한 주주 입장에선 자사주 소각이란 주주환원책의 한 방식이 없어진 것이란 해석도 나온다.
특히 교환사채의 경우 채권자들이 만기일이 다가올 경우 CB를 주식으로 전환한 후 차익실현을 위해 물량을 매도하는 오버행(잠재 매도 물량) 이슈도 존재한다.
게다가 면세업이 주인 호텔신라의 경우 재고자산 등 운전자본이 많이 투입되는 업종이어서 배당도 높지 않다.
호텔신라는 2018년부터 영업적자를 기록한 해에도 꾸준히 배당을 실시해왔지만, 배당액은 저조했다. 배당금은 2018년 250원, 2019년 350원에서 2020년 200원으로 줄어든 후 200원을 유지해오고 있다. 사상 최대 실적을 낸 2018년과 코로나 이후 실적 회복세를 보인 2023년에도 배당을 유지했다 호텔신라의 배당수익률은 평균 0.2% 수준으로, 지난해 코스피 배당수익률 평균인 1.83%에는 한참 못 미친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딜사이트경제TV에 “면세업 특성상 운전자본 부담이 큰 비즈니스이기에 배당할 수 있는 여력이 크지 않다”며 “특히 채무 상환을 위해 자사주까지 활용한터라 실적 개선전에 주주환원은 현실적으론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호텔신라 관계자는 “수익성 개선을 위해 다양한 방안을 검토 중”이라며 “주주환원책은 이후 고려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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