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스타 브레이크를 마무리한 한국프로야구(KBO) 리그가 우승을 향한 후반기 레이스를 쉬지 않고 이어간다.
지난주 주중 3연전에서 삼성 라이온즈를 상대로 사흘 연속 뒤집기 승을 거둔 KIA 타이거즈는 우승을 정조준한다. KIA는 전반기 동안 48승 33패 2무 승률 0.593의 성적으로 2017년 이후 7년 만에 전반기 1위를 차지했다. KBO리그가 단일리그로 진행된 1989년 이후 양대 리그가 열린 1999년과 2000년을 제외하고 지난해까지 전반기 1위를 차지한 팀은 35번 중 21차례나 한국시리즈 정상에 올라 우승 확률 60%를 기록한 만큼, 우승을 위한 첫 단추를 성공적으로 끼웠다.
그런데도 KIA가 웃을 수만은 없는 이유에는 이번 시즌이 역대급 시즌인 탓이 크다. 8일 기준 1위 KIA와 10위 키움 히어로즈의 경기 차가 고작 13경기에 불과하다.
이를 증명하듯 KIA는 6월 마지막 주 하위권인 롯데 자이언츠와 키움을 상대로 1무 4패로 주간을 마무리할 정도로 압도적인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다. 지난해 전반기 종료 시점, 선두 LG와 꼴찌 삼성과의 승차가 18.5경기 차이였고, 2022년에는 선두 SSG와 꼴찌 한화와의 승차가 무려 32.5경기 차이였다는 것을 고려하면 현재 10개 구단이 얼마나 촘촘하게 붙어 있는지 알 수 있다.
역대급 시즌에도 강팀들을 물리친 KIA는 공교롭게 후반기 시작부터 2위 LG 트윈스를 만난다. 이번 시즌 들어 KIA는 2위 팀을 상대로 극강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시즌 초 2위로 치고 올라온 NC 다이노스에는 스윕 승을, 두산 베어스를 상대로는 위닝 시리즈를 거뒀고 LG와 삼성이 2위였을 때에도 위닝시리즈를 확보하며 1위 자리를 지켰다.
LG와의 시리즈 이후에는 천적인 SSG와의 3연전이 기다리는 만큼, 이번 주에도 승수를 쌓아가는 것이 중요하다. 후반기에는 예비 선발 자원인 김기훈, 김현수 등의 등판 가능성과 타자 황대인, 고종욱, 윤도현 등이 컴백을 예고하며 혹시 모를 변수를 줄이고자 한다.
지난해 디펜딩 챔피언 LG도 후반기 역전 우승을 노린다. 전반기 막판 임찬규와 최원태가 이탈하면서 선발진에 과부하가 온 LG는 외국인 투수 케이시 켈리와 디트릭 엔스가 호투하며 고비를 넘겼다. 여기에 임찬규가 돌아왔고 최원태도 곧 복귀를 앞두고 있다. 불펜 투수 박명근, 함덕주의 가세도 큰 수확이다. 야수 조에서도 문성주가 돌아온 데에 이어 주전 유격수 오지환도 주전 엔트리 등록 임박 상태다.
올해 ‘독한 야구’를 보여주는 두산도 외국인 투수를 갈아치우는 초강수를 두며 막판 뒤집기를 꿈꾼다. 20승을 거뒀던 에이스 라울 알칸타라를 방출한 두산은 즉시 미국 메이저리그에서 불펜 경험을 한 투수 발라 조빅을 영입했다.
뒤이어 부상으로 장기이탈한 브랜든 와델을 대신해 SSG에서 임시 활약한 시라카와 케이쇼를 대체 투수로 선택하며 다시 선발 로테이션을 꾸렸다. 신인급 투수들을 과감히 기용하고 많은 이닝을 맡기며 일각에서는 ‘혹사’라는 비판도 피할 수 없었던 이승엽 감독의 독한 야구의 성과가 어떻게 나올지 귀추가 주목된다.
4위 삼성은 상위 4팀 중 엔트리에 변화가 가장 적다. 다만 KIA와의 스윕패 이후 정대현 2군 감독을 1군 수석 코치 겸 투수 코치로 올렸고, 1군과 2군 스태프를 모두 바꾸는 인사를 단행한 삼성은 후반기에 고정 멤버들로 반전을 꿈꾼다. 여기에 부진한 외인 타자 데이비드 맥키넌의 교체 여부에도 시선이 쏠린다.
한편 포스트시즌 진출 마지노선인 5위에는 승률이 동일한 NC·SSG와 그 뒤를 추격하는 kt 위즈·롯데 자이언츠·한화 이글스가 불꽃 튀는 경쟁을 펼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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