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업계에 따르면 지난 5일 쓱닷컴이 사내 게시판을 통해 희망퇴직을 실시한다고 공지했다. 대상자는 근속 2년 이상 본사 직원으로 2022년 7월1일 이전 입사자(휴직자 포함)다. 오는 19일까지 신청을 받으며 31일자로 퇴직하게 된다.
희망퇴직자는 근속 연수에 따라 월급의 최소 6개월에서 최대 24개월치 특별퇴직금을 지급받는다. 자녀(미취학·초중고·대학 재학)가 있을 경우는 특별지원금을 지급하며 희망 시 재취업 서비스도 제공한다.
지난 3월 이마트에서 창립이래 첫 전사 희망퇴직을 진행한 데 이어 신세계그룹이 다시 한번 초강수를 두고 있다. 최훈학 신임대표 취임 2주 만이라는 점도 눈길을 끈다.
쓱닷컴 관계자는 “이커머스 경쟁이 더욱 치열해진 상황에서 효율적인 조직을 구성하고 직원 개개인에게는 다양한 선택의 기회를 넓히고자 이번 희망퇴직을 실시하게 되었다”며 “희망퇴직을 지원한 직원에게는 합당한 보상과 함께 새로운 출발에 대한 최선의 지원을 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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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커머스업계 특성상 ‘희망퇴직’ 충격 크지 않을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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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계는 이마트가 근속 15년 이상 직원 대상이었던 것에 반해 쓱닷컴은 근속 2년 이상인 직원을 대상으로 했다는 점에 적잖은 충격을 받은 모습이다. 다만 일각에서는 이커머스업계 특성을 고려해야 한다는 의견도 대두됐다.
업계 관계자 A씨는 “이커머스업계는 오프라인보다 이직이 잦은 편이라 장기근속자가 많지 않다”면서 “이번 희망퇴직이 어떤 이들에게는 좋은 이직 기회가 될 것”이라고 봤다. 지난 3월 이마트 퇴직 신청이 생각보다 저조했던 것에 비해 이번 쓱닷컴은 희망퇴직자가 많을 수도 있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다른 관계자 B씨는 “업계에서 지마켓과 쓱닷컴이 같은 그룹 내에 있으면서 포지션이 겹치는 부분이 있다 보니 이번 기회에 조직 슬림화를 단행하고 각 사 업무를 재편할 것이라는 설도 돌고 있다”고 말했다.
이번 쓱닷컴의 희망퇴직은 좀 더 공격적이고 적극적으로 조직 슬림화를 단행하겠다는 그룹의 메시지로 보인다. 당장은 매출이나 수익 증대를 기대할 수 있는 호재가 많지 않다 보니 허리띠부터 졸라매겠다는 신호다.
업계는 조직개편 후 최훈학호의 방향성에 관심을 쏟고 있다. 쓱닷컴에 따르면 신세계그룹 이커머스의 향방은 유니버스 멤버십 강화와 물류 효율화가 될 것으로 보인다.
쓱닷컴 관계자는 “올해도 성장과 수익의 ‘균형 성장(Balanced Growth)’ 전략을 이어갈 예정”이라면서 “핵심 분야인 온라인 장보기를 비롯해 패션, 명품, 뷰티와 같은 전략 카테고리를 지속 강화하고 사업자 회원 중심의 신사업을 확대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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