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과원·검역본부 WOAH 협력센터 지정
질병 진단 표준물질 분야 ‘세계 최초 ’
수산·동물 보건산업 시장 중추 역할 기대
인력·예산 미정…별도 연구실도 있어야
수산·육상 동물질병 진단 표준물질 분야 세계동물보건기구(WOAH) 협력센터가 국내 최초로 문을 연다. 특히 질병 진단 표준물질 협력센터로는 세계 최초인 만큼 향후 수산·육상동물 보건산업 시장 선점을 기대한다. 다만 ‘세계 최초’라는 명성에 걸맞지 않게 인력과 예산 부족 등 해결해야 할 숙제가 적지 않다.
8일 해양수산부에 따르면 WOAH는 농림축산검역본부와 국립수산과학원을 세계 첫 진단표준물질 협력센터로 지정했다. 참고로 WOAH는 특정 분야에서 우수한 기술력을 보유한 연구기관을 협력센터로 지정해 협력하고 있다.
질병관리본부(이하 질본)에 따르면 표준물질(Reference materials, RMs)은 기기 교정이나 측정 방법 평가, 재료의 값을 부여하는 데에 사용하기 위해 하나 또는 그 이상의 특성값이 충분히 ‘균일하고 잘 확정돼 있는’ 재료 또는 물질을 의미한다.
쉽게 설명하자면 표준물질은 수산과 육상동물 질병의 유전자 진단에 활용하는 물질이다. 동물 질병을 오류 없이 진단하고, 질병을 예방하는 데 핵심적인 도구 중 하나다. 특히 나라마다 다른 진단법과 검사로 인한 거짓 결과의 오류가 발생하는 것을 막아 준다.
해수부와 농림축산식품부는 지난 4일 국립수산과학원(이하 수과원)과 농림축산검역본부(이하 검역본부)가 ‘유전자 진단 표준물질’ 분야 WOAH 협력센터 지정 기념식 겸 국제연찬회를 개최했다.
현재 우리나라에는 WOAH 표준실험실이 9개 있지만, 협력센터는 이번이 최초다. 현재 일본이 4곳, 중국 3곳, 싱가포르와 태국에 각각 1곳씩 있다.
해수부는 “세계동물보건기구 협력센터로 지정됨에 따라 우리나라가 개발한 유전자 진단 표준물질을 세계 실험실에서 편리하게 활용할 수 있다”며 “이 기술이 세계적으로 널리 활용되면 세계 수산·육상 동물 질병 진단 역량도 한 단계 도약해 주요 단백질 공급원인 동물을 안전하고 건강하게 생산하는데 이바지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해수부는 특히 “이번 협력센터 지정은 세계 동물 질병 진단 역량 강화를 이끌어 가는 국제 리더 권한을 부여받은 것”이라며 “국내 수산·육상동물 보건산업 성장과 글로벌 시장 경쟁력 제고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처럼 향후 협력센터는 수산·육상동물 유전자 진단 표준물질 분야에서 국제적 선도 기관 역할을 해야 한다. 하지만 정작 협력센터 운용에 필요한 최소한의 인력과 예산도 갖추지 못하고 있다.
협력센터 관계자에 따르면 연간 센터 운영비는 7억원으로 최소 연구 인력 4명과 사무요원 1명이 필요하다. 지난달 협력센터 지정 이후에도 아직 이에 대한 예산은 확정되지 않았다.
연구 공간도 부족하다. 현재는 국립수산과학원 내 실험실에서 관련 연구를 진행해 왔지만, 앞으로 수산·육상동물을 함께 연구해야 하는 만큼 별도 연구 공간이 필요하다.
협력센터 관계자는 “병원으로 비교하자면 과거에 진행한 연구와 실험은 진료과목별로 했던 거라면 이제는 (협력센터가) 종합병원의 역할을 하므로 센터 건물이 필요하다”며 “나중에는 협력센터 역할이 굉장히 커질 수 있다는 점에서 WOAH 기능을 수산 쪽에서 하려면 표준실험실과 협력센터를 함께 넣은 독립된 공간이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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