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경제TV 한나연 기자] 부동산 시장 침체로 잠잠했던 도시정비사업 수주 경쟁이 하반기 다시금 불이 붙는 모습이다. 총사업비 7000억원 규모의 서울 용산구 남영동업무지구 2구역(이하 남영2구역) 재개발 시공권에 대형 건설사 두 곳이 참여 의사를 보여 수주전이 성사됐다.
삼성 VS HDC현산…용산에서 대결
8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남영2구역 재개발 조합은 지난달 21일 시공사 입찰 마감 결과 삼성물산, HDC현대산업개발의 경쟁 입찰이 성사됐다고 밝혔다. 조합은 다음 달 중 총회를 열고 시공사를 확정한다는 계획이다.
남영2구역은 서울 지하철 1호선 남영역과 4호선 숙대입구역 사이 ‘더블 역세권’인 갈월동 일대 1만7659㎡를 재개발하는 사업이다. 이에 최고 34층, 3개 동, 아파트 565가구와 오피스텔 80실, 업무시설 등을 조성할 예정이다. 공사비는 총 7000억원 규모로 예상된다.
남영2구역은 입지 측면에 있어 사업성이 좋은 것으로 평가받는 곳이다. 4호선 숙대입구역과 1호선 남영역이 도보권에 위치한 ‘더블 역세권’이며, 근처 용산국제업무지구와 용산공원 개발도 진행 중이다.
삼성물산은 단지명으로 ‘래미안 수페루스’를 제안했다. 공사비는 6614억원을 제안했는데 HDC현산이 제시한 6759억원보다 145억원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사업 촉진비 1120억원을 제안해 조합원 가구당 10억원에 달하는 지원을 통해 조합원 이익을 극대화하겠다고 약속했다.
HDC현산은 용산국제업무지구와 용산공원, 남산으로부터 이어져 내려오는 용산의 관문인 남영동의 삼각 앵글을 묶은 의미에서 ‘트리니티 아이파크’로 단지명을 제안했다.
특히 2년간 물가 변동 없는 ‘확정 공사비’ 조건을 내세우면서 총 공사비 6759억원을 제시했다. 2년간 확정 공사비란 점을 고려하면 착공 시점을 기준으로 삼성물산보다 1000억원 이상 공사비가 저렴하다는 주장이다. 책임준공 확약을 통한 조합 부담 최소화 등의 내용도 내걸었다. 이로써 공사비가 수주전 승패를 가르는 핵심 요소가 될 것으로 예측된다.
경쟁이 주목받는 이유는 두 건설사 모두 이번 수주가 절실하기 때문이다. 삼성물산은 지난 2020년 오세철 사장 부임 이후 아직까지 경쟁 입찰을 통해 수주한 적이 없어 이번 시공권 확보에 열을 올리고 있다. 올해 초 경쟁이 이뤄졌던 포스코이앤씨와의 1조3000억 규모 부산 촉진2-1구역 재개발 수주전에서 패배한 이력도 있다.
HDC현산도 올해 단독 재개발 수주 실적이 아직 없다. 남영2구역이 속해있는 용산구는 HDC현산 본사가 위치한, 일명 ‘홈그라운드’인 만큼 시공권 확보에 적극적인 모습이다.
경쟁 예고 된 남영 2구역…직접 가보니
이날 기자가 방문한 남영 2구역은 좁은 골목길에 식당, 카페 등의 작은 점포들이 많은 것이 특징이었다. 금강제화, 올리브영 등이 있는 큰 건물과 용산빌딩 등을 비롯해 뒤쪽으로는 빌라, 다가구주택들이 자리 잡고 있었다. 전체 면적이 크지 않아 2구역 전체를 도는 데 30분도 채 걸리지 않았다.
서울시에 따르면 남영동 업무지구는 지난 2010년 개발계획이 수립됐으며 2구역은 지난해 조합설립인가를 획득한 바 있다. 토지 등 소유자 112명 중 94명이 조합설립에 동의했으며 사업 협력업체 구성도 완료한 것으로 알려졌다. 조합은 지난 2022년 10월 추진위원회 승인 이후 6개월 만에 설립됐다.
남영 2구역은 상점들이 여럿 입점해 있었으나 공실이 많은 것도 특징이었다. 또 1호선 용산~남영역 지상철 구간이 있어 숙대 상권으로 통하는 굴다리를 발견할 수 있었다. 아파트의 경우 향후 용산공원 및 남산 조망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
인근에 서울역이 있어 서울 외 지역으로 이동도 가능하다. 인근 공인중개사 A씨는 “2구역 재개발 사업 진행 속도가 빨라서 동시에 일대 재개발 사업도 탄력을 받을 것으로 전망한다”고 설명했다. 조합은 오는 8월 초 총회를 열고 시공사 선정에 나설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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