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경기 상승에 따른 수출과 생산은 호조세를 나타내고 있지만 고금리 여파에 내수 부진이 이어지고 있다는 국책 연구 기관의 진단이 나왔다.
한국개발연구원(KDI)는 8일 ‘7월 경제동향’을 통해 “최근 우리 경제는 높은 수출 증가세에도 불구하고 내수 회복세는 가시화되지 못하고 있다”며 “경기 개선세가 다소 미약한 모습”이라고 평가했다.
최근 경제를 이끄는 것은 수출이다. 수출은 ICT(정보통신기술) 품목을 중심으로 양호한 흐름이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반도체 경기도 호조세를 이어가면서 수출과 생산이 높은 증가세를 나타내고 있다.
그러나 내수는 부진한 상황이다. 소매판매, 설비투자, 건설투자 모두 감소세를 이어가면서 회복이 이뤄지지 않는 것이다. KDI는 “고금리 기조가 지속되며 내수는 부진한 모습”이라며 “소비는 일부 서비스업을 제외한 대다수 부문에서 부진이 지속되고 있다”고 내다봤다.
KDI의 내수 부진 진단은 지난해 12월 이후 8개월째 이어지고 있다. 상품소비는 대부분 품목에서 감소폭이 확대되면서 다소 위축된 모습을 보이고 있다. 5월 소매판매는 승용차와 의복, 음식료품 등을 중심으로 감소세가 늘어나면서 1년 전보다 3.1% 줄었다.
내수 부진의 주요 원인은 고금리 기조가 지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대출 연체율이 상승하는 가운데 소매판매, 설비투자, 건설투자가 모두 감소세를 나타내고 있다.
소비가 줄어들면서 물가 상승세는 안정목표에 근접하고 있다. 6월 소비자 물가는 1년 저보다 2.4% 상승했다. 농산물 상승폭 둔화에 전기·수도·가스 가격도 기저효과에 따라 상승세가 둔화됐기 때문이다.
KDI는 “고금리 지속에 따른 내수 부진으로 근원물가(2.2%) 상승세가 물가안정목표에 근접했다”며 “대다수의 품목에서 고물가 현상이 완화된 만큼 물가가 전반적으로 안정되는 모습”이라고 진단했다.
관건은 중동의 지정학적 불안에 따른 국제 유가 상승이다. KDI는 “중동의 지정학적 불안에 따른 국제유가 상승과 통화정책 불확실성 등 위험요인도 상존한다”며 “글로벌 원유 수요 증가로 당분간 재고 감소세가 지속될 것으로 전망되는 만큼 유가 상방 압력은 여전히 높은 것으로 판단된다”고 내다봤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