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경제TV 최태호 기자] AI(인공지능) 반도체의 성장으로 전력수요가 늘어날 것이라는 전망에 국내 전력기기 기업들의 주가가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이 가운데 국내 증시의 큰손인 국민연금공단이 같은 전력기기 기업 중 LS일렉트릭은 내다팔고 효성중공업은 사들여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8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국민연금공단은 지난 3일 지분변동 공시를 통해 지난 4월부터 6월말까지 LS일렉트릭 지분 1.11%, 841억원치를 순매도했다고 밝혔다. 반면 효성중공업은 703억원 어치, 2.17%를 순매수했다. 이에 따라 국민연금공단의 LS일렉트릭 지분은 11.75%에서 10.64%로 줄었고, 효성중공업은 10.98%에서 13.15%로 늘었다.
LS일렉트릭과 효성중공업의 주력 사업은 모두 전력기기다. 1분기 매출액 기준 LS일렉트릭의 전력기기 사업 비중은 88.4%, 효성중공업은 59%로 가장 컸다. 같은 사업을 영위하는 두 기업 중 LS일렉트릭은 팔고, 효성중공업은 더 사들인 것. 국민연금공단은 두 종목에 대한 주식 보유목적을 ‘단순투자’로 기재했다.
앞서 양사는 올해 AI 반도체 데이터센터 증설로 전력수요가 증가할 것이라는 전망에 상승세를 이어왔다. 특히 전력기기 사업 비중이 높은 LS일렉트릭의 지난해말 대비 이날까지의 상승률은 164.4%로 효성중공업의 상승률인 91.8% 보다 컸다. 효성중공업은 전력기기뿐 아니라 매출 40%를 차지하는 건설 부문 사업도 함께 영위하며 주가가 할인됐다는 평가다.
한 증권사 연구원은 딜사이트경제TV에 “건설부문은 PF(프로젝트 파이낸싱) 이슈도 겹쳐 있어 효성중공업의 주가가 디스카운트된 상황”이라며 “앞서 건설부문 인적분할 기대도 있었지만 현재는 사라졌다”고 설명했다.
지난 5월 인적분할 방식으로 효성중공업의 건설부문을 분리한다는 보도에 주가가 단기간 40% 이상 급등하기도 했으나 효성중공업은 인적분할을 부인하며 이후 상승분을 모두 반납했다.
하지만 증권가는 효성중공업의 전력기기 사업부문의 성장에 주목하고 있다.
이상현 BNK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보고서에서 “글로벌 전력 수요 증가와 전력 인프라 투자 확대로 중공업(전력기기) 부문이 실적 호조를 주도할 것”이라며 “미국 생산법인의 경우 흑자전환하며 연간으로도 흑자가 기대되도, 중국·인도 법인의 이익기여도도 커지고 있다”고 전망했다.
이동헌 신한투자증권 연구원도 “공장 증설 등 투자를 통해 초고압 변압기 생산능력을 40% 이상 확대했다”며 “전력기기 수요 우위 시장이 지속돼 증설 대응이 긍정적 이슈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특히 LS일렉트릭보다 효성중공업의 실적이 더 빠르게 상승할 것이라는 기대도 나온다.
김광식 상상인증권 연구원은 딜사이트경제TV에 “효성중공업은 발전 단계에서 사용되는 초고압변압기를 생산하는 반면 LS일렉트릭은 전력수요지 근처에 사용되는 중저압 제품을 생산한다”며 “이에 따라 효성중공업과 같은 초고압변압기 시장이 빨리 개화할 것이라는 기대가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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