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RX 증권지수’ 한 달 간 11% 급등
대형사 강세-중소형사 약세 ‘양극화’
3Q 부동산PF 정상화 영향력 주목
대형 증권사들이 ‘밸류업 공시’를 통해 기업가치 제고에 나서고 있으나 중소형사들은 밸류업 여력이 상대적으로 부족한 것으로 분석된다.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리스크에 따른 것으로 업종 내 주가 차별화 전망이 제기된다.
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KRX 증권지수는 최근 한 달간(6월5~7월5일) 11.07%(683.17→758.81) 올랐다. 이 기간 거래소가 산출하는 ‘KRX 업종지수’ 중 두 번째로 높은 상승률이다.
증권주의 정부의 밸류업 정책 구체화에 따른 기대감 반영으로 풀이된다. 최근 정부는 ‘역동경제 로드맵 및 하반기 경제정책방향’을 발표하며 밸류업을 통한 자본시장 선진화 방안을 제시했다.
특히 밸류업 기업에 대한 법인세·배당소득세 감면과 상속세 완화 등 세제혜택안을 포함시켜 배당과 자사주 소각 등의 주주환원을 확대한 금융업종의 수혜가 예상되고 있다.
이번에 발표된 세제혜택안은 밸류업 기업과 주주 모두에게 혜택이 돌아가는 것을 지향한다. 배당소득세와 관련해 배당을 5% 이상 확대한 상장사에게는 배당 증가분만큼 세액공제 혜택이, 주주에게는 분리과세 혜택과 최대 20%포인트의 소득세율 인하 혜택이 각각 부여된다.
박소연 신영증권 연구원은 “자본의 활용도를 높이기 위해 기업 밸류업을 통해 자본시장을 선진화해야 한다고 주장은 일본 사례를 비춰 보면 설득력이 있다”며 “무엇보다 투자자들의 관심이 큰 세제지원이 구체적으로 언급된 것이 긍정적”이라고 분석했다.
대형 증권사들은 잇따라 주주환원책을 내놓으며 밸류업에 적극 참여하고 있다. 키움증권이 상장사 중 첫 번째로 ‘기업가치 제고 공시’를 한 데 이어 메리츠증권의 지주사인 메리츠금융지주는 지난주 밸류업 공시를 냈다. 앞서 미래에셋증권은 올해 2월 3개년 중장기 주주환원책을 발표한 바 있다.
밸류업 기대감에 주가는 순항하고 있다. 미래에셋증권은 최근 한 달간 7.18%(7100→7610원) 올랐고 키움증권은 6.91%(12만8800→13만7700원), 메리츠금융지주는 11.05%(7만5100→8만3400원) 각각 상승했다.
NH투자증권과 삼성증권은 직전 3년에 비해 올해 지배주주 순이익이 증가할 것이란 예상에 따라 배당확대 기대감이 나오며 주가가 급등했다. NH투자증권은 최근 1개월 8.38%(1만1940→1만2940원) 상승했고 삼성증권은 같은 기간 19.55%(3만5800→4만2800원) 올랐다.
반면 중소형사들의 주가는 힘을 내지 못하고 있다. SK증권은 최근 한 달 0.53%(569→566원) 하락했고 다올투자증권 5.30%(3210→3040원) 내렸다. 같은 기간 LS증권은 0.77%(5170→5210원) 상승에 그쳤다.
대형사와 달리 중소형사의 경우 부동산 PF 부실화 우려가 주가 상승에 발목을 잡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는 것으로 관측된다.
나이스신용평가는 최근 SK증권의 선순위채권 신용등급을 ‘A(부정적)’에서 ‘A-(인정적)’로 단기신용등급을 ‘A2+’에서 ‘A2’ 하향했다.
또 다올투자등권의 선순위채권의 신용등급 전망을 ‘A(안정적)’에서 ‘A(부정적)’으로, 후순위채권의 신용등급 전망을 ‘A-(안정적)’에서 ‘A-(부정적)’으로 하향 조정했다.
나신평은 부동산경기 회복이 지연되는 가운데 금융당국의 부동산 PF 사업성 평가기준 개편으로 인해 자산건전성의 추가 저하 가능성 및 대손비용 증가 위험이 존재하는 상황 등을 고려했다고 설명했다.
업계는 부동산 PF 리스크 대응과 기업가치 제고 여력 차별화에 따른 증권주 내 양극화가 확대될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하반기 전망을 내놓고 있다.
안영준 하나증권 연구원은 “증권주는 금리가 인상되기 시작한 이후 오랜 기간 주가 조정을 받아 가치평가(밸류에이션) 매력이 높아진 상황”이라면서도 “부동산 PF 우려가 해소된 것은 아니기에 3분기 부동산 PF 정상화 방안 시행의 영향에 대한 부분을 유념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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