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금통위 앞두고 정부여당, 기준금리 인하 목소리↑
“집 사자” 움직임 두드러져…집값 회복세, 불어나는 가계부채
“영끌·패닉바잉 우려 있지만, 부동산시장 정상화도 시급”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3개월째 2%대를 유지하면서 하반기 금리 인하 가능성이 점쳐진다. 정부 여당에서도 금리 인하 목소리를 높이면서 시장의 기대감도 커지는 모습이다.
다만 가계부채가 급증한 가운데 부동산시장도 차츰 회복세를 나타내고 있어 자칫 금리 인하가 집값 상승의 자극제가 될 수 있단 우려의 시선도 적지 않다.
8일 업계 등에 따르면 한국은행은 오는 11일 금융통화위원회 정례회의를 통해 기준금리를 결정한다. 금통위는 2월부터 지난 5월까지 11회 연속 기준금리를 연 3.5% 수준으로 동결했다.
시장에선 물가 안정세가 이어지면서 금리 인하 기대감을 키우고 있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올 1월 2.8%에서 3월 3.1%로 올라섰다가 4월 2.9%로 돌아선 뒤 5월(2.7%)에 이어 지난달(2.4%)까지 3개월째 2%대를 유지하고 있다. 특히 6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지난해 7월 이후 11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
정부 여당에서도 금리 인하 목소리를 키우고 있다. 앞서 3일 한덕수 국무총리는 ‘하반기 경제정책 방향 및 역동 경제 로드맵 발표’ 당시 “우리 경제를 평가하는 기준이 되는 모든 부분이 이제는 다 정상화가 됐다”며 “금리는 아직도 높지만 희망적으로 보면 이제 내려갈 방향 밖에 없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국민의힘 안팎에서도 금리 인하 요구가 잇따른다. 오는 23일 전당대회 당대표 선거에 출마한 원희룡 전 국토교통부 장관은 2일 비전발표회를 통해 “당 대표자가 되면 금리를 낮추기 위한 논의를 당이 주도하겠다”고 강조했다. 이보다 앞서 송언석 의원은 “고금리가 지속돼 우리 경제가 급속도로 침체되는 것을 막고 민생고를 해소하려면 선제적 금리 인하를 적극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물가 상승률 둔화와 정부 여당의 금리 인하 압박까지 더해지면서 금융업계에선 금리 인하 시기가 앞당겨질 수 있단 전망도 나온다. 하지만 가계대출이 가파른 증가세를 보이는 데다 최근 살아나는 부동산시장 분위기 등을 고려하면 여전히 우려스럽단 반응도 적지 않다.
6월 말 기준 5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우리·하나·NH농협)의 가계대출 잔액은 708조5723억원이다. 5월(703조2380억원) 대비 한 달 만에 5조3415억원 늘었다. 지난 2021년 7월(6조2000억원) 이후 2년 11개월 만에 최대 증가폭이다.
특히 은행권 주택담보대출(주담대) 증가세가 가팔랐다. 장기간 전셋값 상승세가 이어지면서 매매가격까지 자극을 받자 빚을 내서라도 집을 사자는 움직임이 활발해져서다. 같은 기간 신용대출은 102조7781억원으로 한 달 전 대비 2143억원 줄어든 반면, 주담대는 552조1526억원으로 같은 기간 5조8466억원 불었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지난 1일 기준 서울 아파트값은 0.20% 올랐다. 15주 연속 상승세다. 상승폭은 2년 9개월여 만에 가장 컸다. 같은 기준 전셋값 역시 0.20% 상승하며 59주 연속 오름세를 유지했다.
전문가들은 한은이 금리 인하를 단행할 경우 지금의 매수심리를 부추겨 ‘패닉바잉’ 움직임이 두드러질 수 있다고 진단한다. 그에 따른 집값 상승도 불가피하다.
한 부동산 전문가는 “집값이 하락을 멈추고 오를 거란 인식이 확산하는 상황에서 금리 인하까지 이뤄지게 되면 신생아 특례대출 등 정책대출을 활용해 내 집 마련에 나서려는 ‘영끌’ 수요가 커질 수 있다”며 “당장 급등세로 돌아서진 않겠지만 집값은 자극을 받을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다만 부동산경기 침체가 워낙 심한 만큼 어느 정도 시장 정상화를 위해 필요하단 의견도 있다.
서진형 광운대 부동산법무학과 교수(한국부동산경영학회장)는 “가계부채 관리도 중요하지만, 금리 인하와 부동산 PF 등 관련 대출은 좀 풀어서 건설·부동산시장을 어느 정도 정상화시킬 필요가 있다”며 “가계부채의 경우 자산 중심의 대출과 가계 신용대출은 분리해서 투트랙으로 관리해야 한다. 실수요자 중심의 주담대는 장기간 저리로 대출이 이뤄지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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