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라이릴리 알츠하이머 치료제 ‘도나네맙’ 허가
아밀로이드 베타 표적…방사성 진단의약품 필수
국내 듀켐바이오·퓨쳐켐 등 관련 기업 ‘주목’
전 세계에서 세 번째로 개발된 알츠하이머(치매) 신약이 미국 식품의약국(FDA)을 통과한 가운데 뜻밖에 들썩이는 시장이 있다. 바로 ‘방사성 진단의약품’ 시장이다.
8일 업계에 따르면 일라이릴리의 알츠하이머 치료제 ‘도나네맙(제품명 키순라)’는 지난 2일 FDA의 최종 허가를 받았다. 도나네맙은 앞서 승인된 일본 제약사 에자이의 ‘레카네맙(제품명 레켐비)’과 뇌 속 유해 단백질인 ‘아밀로이드 베타Aβ(p3-42)’를 표적 제거하는 기전을 가진다.
아밀로이드 베타는 독성이 매우 강하고 쉽게 용해되지 않아 뇌 속에서 빠르게 응집된다. 이렇게 응집된 단백질은 뇌 세포를 손상시켜 알츠하이머를 유발하는 주요 원인으로 작용한다.
도나네맙은 1736명을 대상으로 한 대규모 임상 3상에서 알츠하이머병 평가척도(iADRS) 결과, 인지기능 저하 속도를 35% 지연시켰다. 주요 2차 평가변수인 임상적 치매 등급(CDR-SB)에서는 전체 환자의 29%에서 지연시키기도 했다.
도나네맙과 레카네맙 모두 이 아밀로이드 베타에 결합, 제거하는데 이 기전이 제대로 작용하기 위해서는 환자 치료 전 아밀로이드 메타의 존재를 확인하는 양전자 방출 단층촬영(PET)이 반드시 필요하다. PET는 방사성 진단의약품을 혈액에 주입한 후 영상진단 기기를 통해 신체 내 비정상 조직을 확인하는 방법이다.
방사성의약품은 방사성 동위원소를 포함한 의약품으로 2021년 기준 전 세계 116억 달러 규모 시장 중 88.4%가 PET와 같은 진단용 의약품이다. 특히 최근 늘어나는 치매 환자 규모에 따라 관련 시장은 국내외 할 것 없이 더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국내에서는 방사성 진단의약품을 다루는 기업이 한정적이라 그 수혜는 더 집중적일 것으로 보인다. 보건복지부 산하 중앙치매센터 자료에 따르면 2023년 기준 국내 경도인지장애와 조기 치매 환자 수는 약 338만명으로 매년 증가 추세다. 도나네맙, 레카네맙 등의 시장 진입으로 인해 관련 방사성 진단의약품 수요는 처방 전 1회 기준 약 1조60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알츠하이머 시장과 관련된 국내 방사성 진단의약품 기업은 듀켐바이오와 퓨쳐켐 정도다.
듀켐바이오는 레카네맙 임상에 사용된 GE헬스케어의 ‘비자밀(성분명 플루트메타몰)’과 바이엘이 개발한 ‘뉴라체크(성분명 플로르베타벤)’의 국내 판권을 보유하고 있다. 듀켐바이오는 이밖에도 국내 아밀로이드 베타 PET/CT 진단제 시장 내 90% 이상의 점유율을 기록하는 선도업체다.
퓨쳐켐은 도나네맙의 국내 임상 환자 투여 당시 진단제 공급계약을 맺은 바 있다. 퓨쳐켐은 일라이릴 리가 개발한 방사성 진단의약품 ‘아미비드’의 위탁생산(CMO)을 맡고 있다.
김상우 듀켐바이오 대표는 “또 하나의 알츠하이머 치매 신약 승인 소식이 들리면서 알츠하이머 치매 환자들의 기대감이 한 층 높아지고 있다”며 “레카네맙에 이어 도나네맙의 국내 임상 진단제 공급 기업으로서 책임감과 사명감을 가지고 신약의 원활한 국내 공급에 보탬이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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