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효유 기업 hy가 사업 다각화에 지속 투자하며 종합유통그룹으로 도약하기 위해 힘쓰고 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hy의 2023년 연결기준 매출액은 1조5191억원으로 전년 1조3776억원 대비 10.3% 증가했다. 영업손실은 274억원이다. 당기순손실도 286억원으로 2020년 이후 4년 연속 적자를 봤다.
발효유사업만 놓고 보면 매출액 1조2316억원, 영업이익 688억원으로 시장 불황을 감안하면 괜찮은 성적이다. 수익성 악화의 주범은 ▲해외 의료기업 싱크서지컬 ▲해외 의료법인 HYSG ▲배달 플랫폼 부릉 등 종속기업들이다. 종속회사의 2023년 말 당기순손익 총합은 1304억원으로 15개 기업 중 7곳이 적자다.
이어지는 손실에도 hy가 M&A 등으로 몸집을 불리며 투자를 지속하는 이유는 분명하다. 앞서 hy는 종합유통그룹 전환을 선언하고 2021년 사명을 한국야쿠르트에서 hy로 변경했다. 이후 의료용 로봇 투자 등을 시작으로 사업 다각화에 힘써왔다. 유통 쪽으로는 프레딧 론칭, 배달 대행 플랫폼 부릉 운영사 메쉬코리아 지분 인수를 단행했다. 올해는 ‘노크’를 론칭하며 레드오션으로 악명높은 배달 플랫폼까지 진출했다.
hy가 주력으로 삼은 사업들은 크게 ▲발효유를 중심으로 한 식음료사업(hy, 비락 등) ▲의료·바이오사업(싱크서지컬, HYSG 등) ▲물류사업(부릉 등)으로 나뉜다.
발효유사업은 hy의 본업이고 의료·바이오사업과 물류사업은 현재 여러 기업이 앞다투어 투자할 만큼 가장 주목받는 분야다. 국내 1위 발효유 기업이긴 하지만 식음료사업은 성장에 한계가 있다. 신사업 투자는 안정적인 미래 먹거리를 발굴하고 지속가능한 종합유통그룹으로 도약하기 위한 복안이다. 특히 물류분야는 식음료사업과도 시너지를 일으킬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hy가 시장 불황과 계속되는 적자를 뚫고 종합유통그룹으로 안착하려면 본업 안정성이 우선되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 hy도 이를 잘 알고 있다. 지난해 발효유사업의 매출은 나쁘지 않은 편이지만 전년 대비 1% 줄었고 영업이익은 14% 감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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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프로바이오틱스로 글로벌 시장 출사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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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탄한 기술력을 바탕으로 hy는 올해 본업을 중심으로 수익성 개선에 박차를 가한다.
hy는 국내 프로바이오틱스 분야 선도 기업으로 1969년 회사 설립 후 1971년 대한민국 최초로 발효유 야쿠르트를 출시했다. 1976년 국내 최초 식품연구소 설립에 이어 1995년 국내 최초 한국형 유산균인 HY8001를 개발하는 등 발효유사업에서는 ‘뼈대 있는’ 기업으로 통한다.
hy 중앙연구소는 본업 경쟁력 강화를 위해 프로바이오틱스 및 천연물 등 기능성 소재에 관한 연구 비중을 높이고 있다. 5100여종을 보유한 국내 최대 수준의 ‘균주라이브러리’를 3년 내 두 배 규모로 확대할 계획이다.
국내 1위 프로바이오틱스 기업으로서 글로벌 시장에도 출사표를 던진다.
hy는 지난 4월 이뮤노바이옴과 ‘글로벌 스타균주 공동 개발’을 위한 공동연구 계약을 체결했다. 이뮤노바이옴은 마이크로바이옴 기반 신약개발 연구기업으로 소재 기능성 확인뿐만 아니라 유익균의 인체 내 작용 기전 규명에 특화된 곳이다. 양사는 협약을 계기로 차세대 기능성 균주 개발을 본격화할 예정이다.
연구개발(R&D)을 통해 글로벌 기준에 적합한 K프로바이오틱스가 완성되면 이를 세계 시장에 선보이는 것이 목표다.
지난 5월에는 각계 전문가로 구성된 외부 연구자문단을 구성했다. 자문단은 hy가 보유한 프로바이오틱스를 다각도로 분석하고 연구성과를 객관적으로 점검한다. R&D 자문과 함께 임상 및 연구방법에 대한 의견을 제시하고 필요시 공동 연구도 진행한다. 분기별 1회 정기 운영될 예정이다.
변경구 hy 대표는 자문단 위촉과 관련해 “프로바이오틱스 효능검증과 신규 기능성 소재 발굴 등 미래 청사진을 설계하고자 한다”며 “앞으로 긴밀한 협력을 통해 국민의 건강한 삶에 기여할 수 있도록 프로바이오틱스 기반 연구를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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