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메뉴 바로가기 (상단) 본문 컨텐츠 바로가기 주요 메뉴 바로가기 (하단)

위로 건네고, 차비도 주고…마음으로 다가간 판사들 [서초동MSG]

이투데이 조회수  

한해 전국 법원에서 다루는 소송사건은 600만 건이 넘습니다. 기상천외하고 경악할 사건부터 때론 안타깝고 감동적인 사연까지. ‘서초동MSG’에서는 소소하면서도 말랑한, 그러면서도 다소 충격적이고 황당한 사건의 뒷이야기를 이보라 변호사(정오의 법률사무소)의 자문을 받아 전해드립니다.

사진 출처 = 게티이미지뱅크

법복을 갖춰 입고 진중한 표정으로 재판에 임하는 판사들을 보면 무섭고 긴장될 때가 있다. 법무부 고위 인사로 재직하다 변호사가 된 법조인도 재판에 가면 떨린다고 한다.

법원이 생소한 대부분의 사람은 더 어려움을 느낄 듯하다. 판사의 법대는 유독 멀리 떨어져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판사들의 따뜻한 마음이 거리감을 좁히는 사례도 많다.

어느 작은 지방법원의 이혼 사건. 엄마 아빠의 이혼 재판정에 함께 따라온 어린아이는 호기심 어린 눈빛으로 젊은 판사 옆에 다가갔다. 그 아이는 마이크를 만지고, 판사를 툭툭 건드렸다.

판사는 아이를 나무라기는커녕 혹여나 놀랄까 봐 아이를 안아서 달래고 자리로 돌아갈 수 있도록 배려한 뒤 재판을 진행했다. 아이를 맡기지 못한 채 재판에 올 수밖에 없던 부부의 사정을 고려해 상황을 유연하게 대처한 것이다.

잊지 못할 장면은 또 있다. 지적 장애를 가진 한 젊은 피고인이 무고를 당해 재판까지 갔다가, 결국 혐의에서 벗어났다. 아버지뻘 되는 재판장은 선고 직후 “(술) 한잔하고 싶으니 꼭 연락하라”는 메모지를 건넸다. 언제든 연락하라는 위로에 피고인은 힘든 시간을 보상받은 기분이었다고 한다.

몇 년 전 자살 방조 미수사건의 판결문(울산지방법원 2019고합241호)이 화제가 된 적 있었다. 당시 재판부(재판장 박주영)는 생에 미련이 없는 피고인에게 처벌을 떠나 사회의 역할은 무엇인지를 짚어줬다.

30페이지에 걸친 판결문에는 자살에 대한 정부의 대책, 우리나라의 자살 실태, 피고인 주변 사람들의 탄원서 등을 면밀하게 분석한 내용이 담겨 있었다.

특히 판결문 마지막에 ‘사람이 사람에게 할 수 있는 가장 잔인한 일은, 혼잣말하도록 내버려 두는 것이다’라고 끝맺음한다. 재판부가 삶과 희망의 의지를 다지도록 격려한 셈이다.

판결문 낭독이 끝나자 재판부는 피고인에게 유일한 혈육인 여동생을 찾아갈 차비를 하라며 20만 원을 건넸다. 그리고는 “밥 든든하게 먹고, 어린 조카 선물도 사라”고 위로했다고 한다.

사진 출처 = 게티이미지뱅크

각 지방변호사회는 매년 우수법관과 하위법관을 선정한다. 하위법관은 선정 기준을 엄격히 적용해 10명 이상의 변호사로부터 평가를 받은 판사만을 대상으로 한다.

지난해 법관 평가에서 평균 점수 최하위를 기록한 어느 판사는 여성 피고인에게 ‘반성문 그만 쓰고 몸으로 때우라’고 말했다. 또 ‘공무원 XX들 하여튼…’, ‘딱 봐도 짜고 치는 거 아녜요?’, ‘넥타이를 똑바로 매고 와서 재판해야지’ 등 부적절한 언행도 지적된 바 있다.

우수법관으로는 사건 쟁점을 정확히 파악해 불필요한 사건 지연을 방지하고, 사건 당사자 등에게 친절히 절차를 전달해 당사자를 이해시킬 수 있는 판사들이 선정된다. 단순히 선처하거나 내 편 들어준다고 좋은 판사는 아닌 것이다.

이보라 변호사는 “우수법관으로 선정된 한 판사에게 비결을 물었더니 재판장 자리에 ‘짜증 금지’ 메모를 붙여 놓았다고 한다”며 “육체적, 정신적으로 힘들더라도 항상 평상심을 유지하려고 노력한다는 얘기를 들었다”고 했다.

이어 “판사의 판단에 따라 사람의 인생도, 가치관도 변할 수 있다”며 “존중과 이해를 베풀려고 노력하는 판사의 마음에 누군가가 또 다른 희망을 찾을 수 있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투데이
content@www.newsbell.co.kr

댓글0

300

댓글0

[경제] 랭킹 뉴스

  • 올림픽 맛있게 응원하자…집관족 취향저격 ‘올림픽 에디션’
  • 서울 아파트 낙찰가율 93.7%...1년 11개월 만에 최고점 찍었다
  • 질병청 '성인 패혈증 초기치료지침' 첫 발간
  • 불량 자재 탓에 에어컨 없이 폭염 견디는 송도 '송일국 아파트'
  • 불량 자재 탓에 에어컨 없이 폭염 견디는 송도 '송일국 아파트'
  • 8월 극장가 '재개봉 러시'…인생영화 다시 스크린으로

[경제] 공감 뉴스

  • 케이뱅크, MY체크카드 90만장 넘었다..."인뱅 유일 K 패스 기능 탑재"
  • 삼정KPMG “디지털 헬스케어 활성화에 슬립테크 부상”
  • "‘용인 스마일 보이’ 우상혁이 웃었다"...이상일 용인특례시장, 높이뛰기 우상혁 선수 '응원'하고 '격려'
  • ‘나는 솔로’ 21기 최종 선택 대반전…순자, 영철 직진에도 선택 포기
  • 삼성자산운용, 공식 유튜브 채널 정보 시리즈 인기몰이
  • NH농협은행, 농촌 학생들과 '초록사다리 여름캠프' 개최

당신을 위한 인기글

  • 대체 불가능한 독보적인 향미, 송이버섯 맛집 BEST5
  • 콩 특유의 담백함이 살아 있는 순두부찌개 맛집 BEST5
  • 육즙이 꽉 차, 탱글 쫄깃한 식감이 일품인 돼지구이 맛집 BEST5
  • 진한 육향이 국물에 스며들어 있는 돼지찌개 맛집 BEST5
  • [오늘 뭘 볼까] 임윤찬의 공연을 스크린에서..영화 ‘크레센도 반 클라이번 콩쿠르 실황’
  • [맥스무비레터 #77번째 편지] 투둠! ‘오징어 게임’ 시즌2 시청 길라잡이🦑
  • [위클리 포토] 송승헌은 왜 조여정에게 사과했을까?
  • [리뷰: 포테이토 지수 83%] ‘아침바다 갈매기는’, 떠나간 자와 남겨진 자
//php echo do_shortcode('[yarpp]'); ?>

함께 보면 좋은 뉴스

  • 1
    "감독은 투수 교체 타이밍이 가장 어렵다"…어렵고 어려운 타이밍 잡기, 류중일 감독이 꼽은 패인 [MD타이베이]

    스포츠 

  • 2
    클로저 박영현이었다면…日전 최대고비, 5회말 최대 승부처였는데 KS 7차전처럼 했다면 ‘도쿄행 암울’

    스포츠 

  • 3
    음바페, '7번' 비니시우스와 '9번' 홀란드에게 밀렸다…등번호 대표하는 베스트11

    스포츠 

  • 4
    신태용 감독의 인도네시아도 당했다…일본에 0-4 완패

    스포츠 

  • 5
    아모림, 퇴출 1호 결정했다…EPL격에 맞지 않는 600억 스트라이커 낙점→입단 7개월만에 쫓겨나다니…‘충격’

    스포츠 

[경제] 인기 뉴스

  • 올림픽 맛있게 응원하자…집관족 취향저격 ‘올림픽 에디션’
  • 서울 아파트 낙찰가율 93.7%...1년 11개월 만에 최고점 찍었다
  • 질병청 '성인 패혈증 초기치료지침' 첫 발간
  • 불량 자재 탓에 에어컨 없이 폭염 견디는 송도 '송일국 아파트'
  • 불량 자재 탓에 에어컨 없이 폭염 견디는 송도 '송일국 아파트'
  • 8월 극장가 '재개봉 러시'…인생영화 다시 스크린으로

지금 뜨는 뉴스

  • 1
    “벤츠 뺨 치는 디자인”…더 강렬해진 신차, 마침내 국내 상륙

    차·테크&nbsp

  • 2
    장인의 손길

    연예&nbsp

  • 3
    게스트하우스가 된 스페인 왕실 가문의 집

    연예&nbsp

  • 4
    가천대 ‘AAL 스마트 홈케어 서비스 검증센터’ 개소

    뉴스&nbsp

  • 5
    한국, 일본에 역전패...프리미어12 탈락 위기

    연예&nbsp

[경제] 추천 뉴스

  • 케이뱅크, MY체크카드 90만장 넘었다..."인뱅 유일 K 패스 기능 탑재"
  • 삼정KPMG “디지털 헬스케어 활성화에 슬립테크 부상”
  • "‘용인 스마일 보이’ 우상혁이 웃었다"...이상일 용인특례시장, 높이뛰기 우상혁 선수 '응원'하고 '격려'
  • ‘나는 솔로’ 21기 최종 선택 대반전…순자, 영철 직진에도 선택 포기
  • 삼성자산운용, 공식 유튜브 채널 정보 시리즈 인기몰이
  • NH농협은행, 농촌 학생들과 '초록사다리 여름캠프' 개최

당신을 위한 인기글

  • 대체 불가능한 독보적인 향미, 송이버섯 맛집 BEST5
  • 콩 특유의 담백함이 살아 있는 순두부찌개 맛집 BEST5
  • 육즙이 꽉 차, 탱글 쫄깃한 식감이 일품인 돼지구이 맛집 BEST5
  • 진한 육향이 국물에 스며들어 있는 돼지찌개 맛집 BEST5
  • [오늘 뭘 볼까] 임윤찬의 공연을 스크린에서..영화 ‘크레센도 반 클라이번 콩쿠르 실황’
  • [맥스무비레터 #77번째 편지] 투둠! ‘오징어 게임’ 시즌2 시청 길라잡이🦑
  • [위클리 포토] 송승헌은 왜 조여정에게 사과했을까?
  • [리뷰: 포테이토 지수 83%] ‘아침바다 갈매기는’, 떠나간 자와 남겨진 자

추천 뉴스

  • 1
    "감독은 투수 교체 타이밍이 가장 어렵다"…어렵고 어려운 타이밍 잡기, 류중일 감독이 꼽은 패인 [MD타이베이]

    스포츠 

  • 2
    클로저 박영현이었다면…日전 최대고비, 5회말 최대 승부처였는데 KS 7차전처럼 했다면 ‘도쿄행 암울’

    스포츠 

  • 3
    음바페, '7번' 비니시우스와 '9번' 홀란드에게 밀렸다…등번호 대표하는 베스트11

    스포츠 

  • 4
    신태용 감독의 인도네시아도 당했다…일본에 0-4 완패

    스포츠 

  • 5
    아모림, 퇴출 1호 결정했다…EPL격에 맞지 않는 600억 스트라이커 낙점→입단 7개월만에 쫓겨나다니…‘충격’

    스포츠 

지금 뜨는 뉴스

  • 1
    “벤츠 뺨 치는 디자인”…더 강렬해진 신차, 마침내 국내 상륙

    차·테크 

  • 2
    장인의 손길

    연예 

  • 3
    게스트하우스가 된 스페인 왕실 가문의 집

    연예 

  • 4
    가천대 ‘AAL 스마트 홈케어 서비스 검증센터’ 개소

    뉴스 

  • 5
    한국, 일본에 역전패...프리미어12 탈락 위기

    연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