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고위급 정부 인사 활발히 파견
EU 등과 손잡고 앙골라 철도사업도
중국, 인프라 개발 등으로 영향력↑
광물 공급망 장악 패권주의 의욕
사우디·브라질 등 투자 확대·농업 협력 강화
주요 2개국(G2)인 미국과 중국은 물론 ‘글로벌 사우스(북반구 저위도와 남반구에 있는 개발도상국들)’까지 ‘기회의 땅’이라고 불리는 아프리카 신시장 개척을 위해 불꽃 튀는 선점 경쟁에 나서고 있다.
최근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에 따르면 미국은 앙골라에 빠르게 접근하고 있다. 미국은 유럽연합(EU) 등과 공동으로 앙골라, 잠비아, 콩고민주공화국(DR콩고)을 잇는 철도를 정비하는 ‘로비토 회랑’ 사업을 추진한다.
로비토 회랑은 앙골라 대서양 연안에 있는 로비투 항구와 구리, 코발트 등 광물 자원이 풍부한 잠비아와 DR콩고를 연결하는 약 1300km의 철도를 정비하는 사업이다. 앙골라로서는 최초의 다자 간 프로젝트다. 빅토르 길리엘름 앙골라 계획 장관은 “앙골라는 지리적으로 미국, 유럽 등 세계로 통하는 허브가 될 수 있다”며 “성장성이 매우 큰 프로젝트”라고 말했다.
앙골라는 원래 중국과 가깝지만 이번 프로젝트를 통해 서방과의 관계를 강화함으로써 관계를 다각화하려는 의도로 보인다. 길리엘름 장관은 “앙골라는 모든 국가에 개방적”이라며 “로비투 회랑이 보여주듯 모든 국가와 협력할 수 있으며, 최근에도 중국과 많은 언급을 체결한 바 있다”고 언급했다.
미국은 2022년 12월 미국·아프리카 정상회의 개최를 계기로 고위급 정부 인사를 아프리카에 활발히 파견하고 있다. 지난해 1년간 17명의 고위급 인사가 아프리카 대륙 26개국을 방문했다. 올해에도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이 서아프리카를 방문하는 등 그 흐름이 계속되고 있다.
중국도 아프리카에서 영향을 키우고 있다. 인프라 개발과 경제 협력으로 영향력을 확대해 풍부한 광물 자원을 확보하겠다는 전략이다. 에티오피아, 잠비아 등 광물자원이 풍부한 아프리카 국가들에 접근해 재생에너지로의 전환에 필수적인 광물 공급망을 장악하려는 패권주의가 엿보인다고 닛케이는 짚었다. 일례로 콩고 민주공화국은 코발트 생산량에서 세계 전체의 약 70%를 차지하는데, 그중 99%가 가공·정련을 위해 중국으로 보내진다.
다만 중국 ‘부채의 덫’은 우려 요인으로 꼽힌다. 중국의 수법은 인프라 개발 등을 대가로 거액의 빚을 지게 한 뒤 이를 갚지 못하면 항만, 광산 등 권익을 빼앗는 것인데, 국제 사회의 우려를 불러일으키고 있다.
아프리카 쟁탈전에 나선 것은 미국과 중국뿐만이 아니다. 브라질, 사우디아라비아 등 글로벌 사우스 국가들도 아프리카 시장 개척에 나섰다.
사우디는 작년 11월 처음으로 아프리카와의 정상회담을 개최했다. 펀드를 통해 아프리카 투자 확대에 나서고 있으며, 식량 안보를 염두에 둔 농업 분야 협력도 강화하고 있다. 브라질은 1970년대 이후 세하도 지역 농경지 개발을 통해 식량 수입국에서 수출국으로 탈바꿈한 경험을 아프리카 지역에서 재현하려 하고 있다.
노모토 다카아키 아프리카개발은행(AfDB) 전무이사는 “아프리카는 2050년 인구 약 25억 명의 거대 시장이 될 것으로 예상되는데, 지금부터 관계를 강화해 이익을 얻으려는 움직임이 뚜렷하다”며 “인구 증가와 함께 수요가 늘어나는 농업, 통신, 금융 등의 분야에서 특히 관심이 높아지는 것이 특징이라고 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어 “또 아프리카 각국도 풍부한 자원과 재생에너지의 잠재력을 의식하고 있으며, 주요 국가와 아프리카 국가들은 균형 잡힌 아프리카의 성장과 그로부터 얻을 수 있는 이익을 모색하고 있다”며 “아프리카를 시장으로 보는 것이 세계적인 흐름이라고 생각한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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