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을 엔비디아 제2의 고향(Second Home)으로 만들겠다.”
지난해 12월, 젠슨 황 엔비디아 CEO가 베트남에 방문해 베트남의 인공지능 산업 잠재력을 높게 평가하며 한 말이다. 이후 엔비디아는 지난 4월, 베트남의 ICT 대기업 FPT와 협력해 베트남에 일명 ‘AI 공장(AI Factory)’을 건설하겠다는 내용의 전략적 협정 양해각서를 체결했다.
같은 달에 팀 쿡 애플 CEO도 베트남에 방문했다. 팀 쿡 대표는 팜 민 찐(Pham Minh Chinh) 베트남 총리와 만나 애플의 베트남 투자 확대 등을 논의했다.
AI 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두 글로벌 기업의 수장이 연달아 베트남을 방문했다는 사실이 시사하는 바는 명확하다. 베트남 첨단 산업에 대한 글로벌 관심도가 높아지고 있다는 것이다.
7일 국내 벤처·스타트업계에 따르면 베트남은 최근 디지털 전환에 가속도를 붙이고 있다.
조준희 한국소프트웨어산업협회(KOSA) 회장은 “빠른 시일 내에 기업 성장을 이끌기 위해서는 해외가 정답”이라며 “특히 베트남은 디지털 경제 성장 속도가 빠른 국가 중 하나다. 한국 소프트웨어(SW) 기업들이 베트남에서 활발히 활동할 수 있도록 앞으로 적극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구글의 2023년 동남아시아 디지털경제 보고서(e-Conomy SEA 2023)에 따르면, 베트남의 디지털경제 성장세는 베트남·인도네시아·말레이시아·필리핀·싱가포르·태국 6개국 중 필리핀과 함께 가장 높았다. 이어 태국 17%, 인도네시아 15%, 말레이시아 14%, 싱가포르 13%의 순으로 전망됐다.
디지털 경제를 포함해 다양한 분야에서 디지털 전환이 이뤄지며 베트남의 인터넷 사용자 수는 2023년 7412만명을 넘어 2028년에는 8500만명에 이를 것으로 분석했다.
특히 베트남 정부는 10월 10일을 ‘국가 디지털 전환의 날’로 선포하는 등 2030년까지 디지털 전환을 통해 국가 현대화를 가속화하겠다는 강한 의지를 밝히고 있다.
이에 정부도 베트남에 뛰어들 벤처·스타트업 연착륙을 위해 고심 중이다. 제조업과 K-뷰티에 이어 AI 등 첨단 산업 분야로 국내 기업 영향력을 확대할 수 있는 적기라는 판단에서다. 오영주 중소벤처기업부 장관도 베트남과의 접점을 넓히는 데 역할을 하고 있다.
또한 중기부는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 코트라 등 해외진출을 지원하는 공공기관과 신한은행을 포함한 법무‧회계법인 등 다양한 분야의 민간기관이 참여한 ‘민관합동 중소‧벤처기업 글로벌 진출지원 콘퍼런스(베트남)’도 개최했다.
중소기업계 관계자는 “베트남 시장을 분석하고 접점을 만드는데 주력하는 벤처·스타트업들이 많아지고 있다”며 “베트남과 ‘테크 스타트업’ 교류를 늘리겠다는 정부 방침 맞물려 베트남 시장을 공략하려는 벤처·스타트업 앞으로 더욱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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