팬데믹 기간 고성장을 이뤘던 국내 정통 아웃도어 시장이 점차 양극화 되고 있다. 꾸준히 사랑받는 아이템으로 ‘품절’ 현상이 벌어지는 브랜드들은 실적이 상승세를 보이는 반면, 지난해부터 시작된 소비 침체에 이렇다 할 ‘전략’을 갖지 못한 브랜드들은 부진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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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일 패션업계에 따르면 올 상반기 노스페이스는 4530억원의 매출을 기록하며 전년 동기 대비 14.0%가 상승했다. 코오롱(002020)스포츠는 같은 기간 1705억원의 매출로 2.9%가 늘었다. 반면 블랙야크와 컬럼비아, K2는 각각 10.8%, 10.5%, 9.7%씩 매출이 줄어 1309억원, 496억원, 1718억원에 그쳤다.
성장세를 보인 브랜드는 ‘스테디 셀러’ 아이템의 신장이 돋보였다. 영원아웃도어가 운영하고 있는 노스페이스는 올 초 봄·여름 시즌을 겨냥한 크롭 스타일 자켓이 젊은 세대에게 큰 인기를 얻었다. 지난 3월부터 노스페이스 홍보대사 전소미가 입었던 크롭 스타일을 새롭게 적용한 ‘여성용 베이든 크롭 재킷’은 판매율이 90%를 넘어섰다.
코오롱스포츠는 고프코어룩으로 매출을 견인하고 있다. 코오롱스포츠는 지난 2020년 브랜드 리뉴얼을 한 차례 진행하며 세븐틴 멤버 디에잇을 브랜드 앰배서더로 내세우며 젊은 층 공략에 나섰다. 특히 연구·개발(R&D)을 기반으로 트레일러닝, 백패킹 등 아웃도어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등산화 ‘무브’는 평균 판매율이 90%로 인기 컬러의 경우 95%까지 완판됐고, 웨더코트는 길이, 스타일, 컬러, 소재 등을 다양화 해 매년 업그레이드한 라인을 출시하며 인기를 지속하고 있다.
반면 블랙야크와 컬럼비아, K2는 이렇다 할 아이템을 내놓지 못하며 역신장을 보였다. 이들은 기능성만을 강조한 올드한 이미지로 트렌드 변화에 뒤쳐졌다는 평가를 받았다. 애슬레저 룩처럼 일상에서 착용 가능한 라이프스타일 패션이 급부상 한 데다 신흥 브랜드들이 등장하며 입지가 좁아진 것으로 분석됐다. 이에 블랙야크, K2 등은 워크웨어 시장에 진출해 사업을 다변화 하고 있다.
루키 브랜드도 매출이 늘고 있는 추세다. 감성코퍼레이션(036620)이 직접 판권을 따와 출시한 아웃도어 브랜드 스노우피크어패럴은 시그니처인 루트 바람막이, 팬츠, 티셔츠 등이 여성 고객들 사이에서 입소문을 타며 매출이 급성장했다. 스노우피크는 1분기에 역대 최대 매출인 342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 대비 32%가 증가한 금액으로, 올해 매출이 2000억원을 상회할 것으로 예상됐다.
업계 관계자는 “아웃도어 브랜드는 기존에 시즌보다 더 빠른 아울렛행으로 할인행사에 들어가고 있지만, 정가의 90%수준으로 유통마진 등 원가보다 더 낮은 수준에 판매해 실적에 오히려 마이너스”라며 “소비 침체 속 브랜드 전략, 시그니처 아이템 등을 확보해야 소비자들의 지갑을 열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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