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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코스피 상장을 목표로 기업공개(IPO)를 추진하는 메가존클라우드가 대규모 상장 주관사단 선정을 마쳤다. 외국계 증권사들이 상장 주관사단에 대거 포함됐는데, 그동안 국내 IPO 시장 ‘대어’ 경쟁에서 토종 증권사들에게 번번이 밀려왔던 글로벌 투자은행(IB)들이 다시 존재감을 키우는 모습이다.
7일 IB업계에 따르면 국내 클라우드관리서비스(MSP) 업계 1위 기업 메가존클라우드는 지난 5일 삼성증권, 한국투자증권, JP모건을 상장 대표 주관사로 선정했다. KB증권, 뱅크오브아메리카(BofA), 씨티글로벌마켓증권은 공동 주관사로 합류했다. 상장 주관을 맡은 6개 증권사 중 절반이 외국계로 채워진 것이다. 국내 대형 IPO하우스인 NH투자증권(005940), 미래에셋증권(006800)은 주관사 경쟁에서 고배를 마셨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국내 IPO 시장에서 외국계 증권사들의 존재감은 크게 줄어들었다. 2022년 1월 LG에너지솔루션(373220) 상장 대표 주관사에 모건스탠리가 참여한 이후 약 2년 동안 외국계 증권사들의 대표 주관 명맥이 끊긴 것이다. 비바리퍼블리카(토스)는 외국계 증권사에 입찰 제안요청서(RFP)를 아예 발송하지 않기도 했다. 미국계 사모펀드 운용사인 콜버그크래비스로버츠(KKR)가 2대 주주였던 HD현대마린솔루션(443060)만 UBS와 JP모건을 대표 주관사로 선정했다.
이 같은 흐름은 올 초 시가총액 3조 원대(공모가 기준) 대어 시프트업이 JP모건을 공동 대표 주관사로 추가 선정하면서 바뀌기 시작했다. 당초 시프트업은 국내 증권사만으로 주관사단을 꾸렸지만 글로벌 시장 진출, 효과적인 해외 마케팅 등을 위해 외국계 증권사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판단했다. 5조 원 이상 기업가치가 거론되는 케이뱅크도 올 2월 NH투자증권·KB증권에 더해 BofA를 상장 대표 주관사로 선정했다.
IB업계 관계자는 “국내 증권사의 해외 세일즈 역량이 홍콩, 싱가포르 등 아시아 지역에서 많이 높아진 건 사실”이라면서도 “북미 등에서 글로벌IB의 영향력은 여전히 높다. 대규모 공모를 노리는 기업이라면 외국계 증권사가 꼭 필요하다고 생각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메가존클라우드도 공식 파트너사가 아마존웹서비스(AWS)인데다 미국, 일본, 캐나다, 호주 등 해외 8개국에서 현지 법인을 운영하고 있는 만큼 글로벌 네트워크가 탄탄한 외국계 증권사들의 주관 역량에 기대를 건 것으로 보인다.
업계에서는 메가존클라우드의 상장 후 기업가치를 3조~4조 원대로 추산하고 있다. 앞서 2022년 시리즈C 투자 때 2조 4000억 원의 몸값을 인정받았다. 매출도 지난해 1조 4264억 원으로 2020년(2530억 원) 대비 5.6배 늘었다. 영업손실이 지난해(690억 원)까지 확대됐다는 점은 부담이지만 회사 측은 올 1분기 처음으로 순이익 흑자를 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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