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7일 1~2면에 걸쳐 김일성 주석 기사를 실었다. 신문은 “인민은 위대한 수령님(김일성)을 사회주의 조선의 시조로 영원히 높이 받들어 모셔야 한다”며 “주체혁명위업의 새 시대를 개척하시고 우리 민족의 새로운 탄생을 안아오신 만고절세의 위인, 만민의 은인”이라고 추모 분위기를 띄웠다.
대외 매체인 조선중앙통신은 중국 주재 북한대사관에서 지난 4일 김일성 주석의 항일 투쟁을 도왔던 장워이화(張蔚華), 저우바오중(周保中), 리재덕 등의 가족들과 함께 업적을 회고하는 토론회를 열었다고 밝혔다. 아울러 캄보디아 국왕과 왕비가 5일 북한 대사관에 대형 꽃바구니를 보내는 등 국외에서도 추모 분위기가 이어지고 있다고 전했다.
이날 신문은 추모 분위기를 조성하는 동시에 김정은 위원장을 향한 주민들의 충성을 요구하기도 했다. 2면 기사에서는 “경애하는 총비서 동지(김정은)의 사상과 영도를 한마음 한뜻으로 받들어 나갈 때 위대한 수령님과 위대한 장군님(김정일)의 평생 염원은 이 땅 위에 찬란한 현실로 펼쳐지게 될 것”이라고 강조하며 김정은 위원장에게 충성하는 것이 곧 김일성 주석과 김정일 국방위원장에게 충성하는 것과 같다는 주장을 펼쳤다.
북한은 매년 김일성 주석이 사망한 7월 8일 전후로 기념 행사를 열어 추모를 독려해 왔다. 특히 올해는 북한이 중요시하는 정주년(5·10년 단위의 해)이라는 점에서 예년보다 큰 규모의 추모 행사가 진행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앞서 20·25주기에는 중앙추모대회가 열린 전례가 있다.
하지만 북한이 김정은 위원장의 독자 우상화 작업에 속도를 내면서 선대 지우기 행보를 보이고 있다는 점이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 미국 자유아시아방송(RFA)은 4일 북한 소식통을 인용해 북한 당국이 주민들의 비공식 추모 기간을 닷새에서 하루로 줄였다고 알리기도 했다.
현재까지 북한 매체 등을 통해 드러난 동향을 고려하면 추모 규모가 축소된 것으로 평가하기에는 이른 감이 있다. 이에 8일 김정은 위원장의 금수산태양궁전 참배 여부와 30주기 당일 보도 방식 등이 추모 수준을 판단할 근거가 될 것으로 보인다.
앞서 김정은 위원장은 20주기였던 2014년과 25주기였던 2019년 당시 조부의 시신이 안치돼 있는 금수산태양궁전을 참배했다. 이에 반해 2018년 24주기에는 참배 보도가 나오지 않았다. 지난해 29주기 때는 참배 사실은 알려졌으나, 사진·영상 등은 공개되지 않았다.
한편 김인애 통일부 부대변인은 5일 정례 브리핑에서 “이번 김일성 사망 30년과 관련해 현재까지 북한에 별다른 특이 동향은 없다”며 “8일 당일에 김정은의 금수산 참배 여부 등 동향을 지켜보겠다”고 말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