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통신 3사가 ‘탈통신’ 일환으로 데이터센터 확장에 주력하고 있다. 3사 대표 모두 연임·취임 등으로 최근 새 임기를 시작하면서 통신산업 한계를 절감하며 인공지능(AI)을 새 먹거리 산업으로 제시했다. 데이터센터가 AI산업의 기본 인프라인 만큼 이를 기반으로 AI 선도 기업으로 나가겠다는 것이다.
7일 통신업계에 따르면 이통 3사는 AI를 핵심 가치로 삼고 관련 기업간 거래(B2B) 산업에 적극 뛰어들고 있다. 데이터센터가 그 기반이 될 것으로 보인다.
SK텔레콤은 경기 양주에, KT는 서울 금천구와 경북 영천 등에 내년도 가동을 목표로 데이터센터를 확충하고 있다. LG유플러스는 경기 파주에 축구장 9개 규모의 데이터센터를 2027년까지 완공할 계획이다.
이런 계획은 내수 기반이자 규제 산업인 통신산업의 한계가 뚜렷하다는 인식에서 출발했다. 정보통신정책연구원(KISDI)에 따르면 2013년 2조9452억원이었던 이통 3사의 통신 부문 영업이익은 2022년 2조6870억원으로 감소했다.
상용화 5년을 맞이한 5세대 이동통신(G) 가입자 수도 정체된 모양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따르면 3사의 5G 가입자 증가세는 올해 들어 1% 미만에 머물고 있다. 정부의 전환지원금과 저가 요금제 출시 등으로 하반기 가입자가 늘더라도 성장세 둔화는 불가피한 것으로 보인다.
반면 데이터센터는 계속해서 수요가 늘고 있다. 삼성증권 자료를 보면 국내 데이터센터 수요는 2024년 719메가와트(㎿)에서 2030년 1589㎿로 2배 넘게 상승할 것으로 예상된다. 관련 매출도 같은 기간 8조5991억원에서 11조461억원으로 급증할 전망이다.
SKT 역시 데이터센터 확충에 속도를 내고 있다. 유영상 SKT 대표는 지난 3월 연임에 성공하면서 “AI는 곧 미래이며 현재도 천문학적 자본이 집중되는 중”이라며 “2030년까지 데이터센터를 두 배 수준으로 확장하겠다”고 밝혔다.
경쟁력 확보를 위해 글로벌 기업과 협력에도 힘을 싣는다. 이 일환으로 지난 2월 글로벌 그래픽처리장치(GPU) 기업인 람다에 지분을 투자했다. 같은 달 열린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에서는 서버·저장장치 제조 기업 슈퍼마이크로와 협약을 체결했다.
이통사 중 가장 많은 14개 데이터센터를 보유한 KT는 2년 안에 데이터센터 3개를 추가로 가동할 계획이다. 김영섭 KT 대표가 강조하는 ‘AI 풀스택(하드웨어·소프트웨어 통합 제공)’을 완성하기 위한 행보다.
내년에 금천구 가산디지털단지와 영천에 데이터센터 서비스를 개시하고, 내후년엔 경기 부천에서도 데이터센터를 선보일 예정이다.
황현식 대표가 이끄는 LG유플러스는 서버 10만대를 수용할 수 있는 하이퍼스케일급 데이터센터를 구축한다는 전략을 내세우고 있다.
지난해 10월 경기 안양에 대형 데이터센터 ‘평촌2센터’를 선보인 LG유플러스는 오는 2027년 파주에 초고성능 GPU 서버 운영관리를 위한 데이터센터를 건립할 예정이다. 이를 위해 지난 4월 이사회를 개최하고 7만제곱미터(㎡)에 달하는 대지를 매입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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