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주요 지역을 중심으로 전셋값 상승세가 지속되며 수요자들이 분주해지고 있다. 전셋값이 수요와 공급 불균형 속에 상승 폭을 키우고 있는 가운데 하반기 ‘임대차 2법’ 만기 물량 등 전세 수요 증가로 전셋값 폭등 우려가 더욱 커지면서 매매 시장으로 눈을 돌리는 모습이다.
7일 KB부동산 ‘월간 아파트 전세가격지수’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 전세가격지수는 89.17로 집계됐다. 지난해 8월부터 지난달까지 11개월 연속 상승세다. 한국부동산원 주간아파트 가격동향 통계에서도 서울 아파트 전셋값은 59주째 상승했다.
전셋값 급등세가 이어지면서 서울 아파트 전세 중위값(거래된 전세 계약 가운데 중간에 위치한 가격)도 빠르게 높아지고 있다. KB부동산 자료를 보면 지난달 기준 서울 아파트 전세중위값은 5억2667만원이다. 이는 2022년 12월(5억5667만원)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며 지난해 9월부터 10개월 연속 상승세다.
강남 3구(서초·강남·송파)를 포함한 강남 11개 구 아파트 전세중위값은 지난달 6억원을 기록해 2022년 11월(6억4833만원) 이후 처음으로 6억원 선을 회복했다. 6억원대는 경기도 아파트 매매 평균 시세(5억4538만원)보다 높은 수준이다. 강북 14개 구도 같은 달 4억7000만원으로 나타나 10개월 연속 상승했다.
이처럼 서울 아파트 전세 공급 부족과 전셋값 상승세가 계속되자 ‘차라리 집을 사자’며 매수 심리가 강해지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매매수급지수는 7월 첫째 주 기준 전주 대비 1.5포인트 오른 100.4를 기록하며 2021년 11월 둘째 주 이후 처음으로 기준선인 100을 넘어섰다. 지난 2월 둘째 주(12일 기준)를 시작으로 21주 연속 상승한 결과다.
매수 심리가 회복되면서 거래량도 빠르게 상승하고 있다. 한국부동산원 아파트 거래 현황을 살펴보면 지난 5월 전국 아파트 매매는 4만3278건을 기록했다. 지난해 12월 이후 5개월 연속 증가세다. 특히 서울은 5182건으로 2021년 8월(5054건) 이후 33개월 만에 5000건대를 넘어섰다. 지난달 1일 8만4578건까지 쌓였던 서울 아파트 매물은 이날 기준 8만2174건으로 약 3% 줄어들었다.
금리 인상 여파로 급격하게 얼어붙었던 내 집 마련 수요가 살아나면서 집값 급등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지만 정부는 추세적 상승은 어렵다는 설명이다. 연내 2만가구 규모 신규 택지를 발표하고 2년 내 12만가구 추가 공급도 예정돼 있는 만큼 공급량이 결코 적지 않다는 분석이다.
그러나 업계에서는 이미 패닉바잉(공황구매)이 시작됐단 분석이 나온다. 전셋값 급등과 이로 인한 매매가 상승이 나타나면서 매수를 망설이던 사람들도 시장에 뛰어들고 있다는 것이다.
심형석 우대빵연구소 소장(미국 IAU 교수)은 “전월세 등 임대차 시장에 불안감이 지속되면서 무주택자들도 내 집 마련에 나서면서 매수심리 지표들이 모두 개선되고 있는 모습”이라며 “주택담보대출 금리도 안정됐고, 연내 금리 인하 가능성도 커 서울과 수도권 아파트 가격 상승세가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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