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압기 제조 업체 산일전기가 이번주부터 기관 수요예측을 실시한다. 산일전기는 에이피알·HD현대마린솔루션·시프트업(예정)에 이어 올해 유가증권시장에 새로 상장하는 네 번째 기업이 될 전망이다. 비교기업으로 선정한 제룡전기와 LS일렉트릭의 몸값이 넉 달 새 급등해 동종 업계 밸류에이션(기업 가치 대비 주가 수준)이 치솟은 만큼, 산일전기도 높은 몸값을 인정 받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산일전기는 오는 9일부터 15일까지 약 2주 동안 기관 투자자 대상 수요예측을 실시한다. 희망 공모가 범위(밴드)는 2만4000~3만원이다. 미래에셋증권이 대표 주관사로 나섰다.
산일전기는 1994년 설립된 회사로, 전력용 변압기와 배전용 변압기를 주로 만든다. 그 중에서도 특히 전압 72킬로볼트(kV)까지 다루는 배전 변압기에 집중하고 있다. 지난해 전체 매출액 가운데 80%가 수출에서 나온 것이었다. 특히 미국 매출액 비중이 70% 수준이었다.
산일전기는 기업가치 산정을 위해 제룡전기와 LS일렉트릭을 비교 기업으로 골랐다. 제룡전기는 코스닥 상장사로 중전기 부문 변압기가 전체 매출액의 100%를 차지한다. LS일렉트릭은 유가증권시장 상장사로 전력 송배전 관련 기기 및 시스템 매출액 비중이 86.5%이다.
산일전기는 이들 기업의 주가수익비율(PER)을 각각 15.96배, 25.21배로 구한 뒤 평균치(20.58배)를 자사에 적용했다. 두 회사 모두 올해 3월부터 주가가 큰폭으로 올랐고, 그 덕에 산일전기도 높은 밸류에이션을 적용할 수 있게 됐다.
올해 들어 제룡전기는 322%, LS일렉트릭은 164%나 올랐는데, 이는 전세계적으로 AI 데이터센터 설립 붐이 불며 전력 설비에 대한 수요가 급증하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특히 전세계 데이터센터가 40% 가량 몰려 있는 북미 지역의 전력 설비 공급이 부족한 상황이다.
산일전기는 또 작년 1분기 순이익(93억원)을 배제하고 그 대신 올해 1분기 순이익(165억원)을 포함한 덕에 기업가치를 더 높게 평가할 수 있었다. 올해가 이미 2분기까지 지난 만큼, 실적이 확정 발표된 1분기를 기준으로 4개 분기 순이익을 반영하는 게 타당하다고 판단한 것이다. 이를 통해 주당 평가가액을 3만4984원으로 정한 뒤 여기에 14.2~31.4%의 할인율을 적용했다.
산일전기는 총 760만주를 공모한다. 650만주는 신주, 110만주는 박동석 대표와 배우자 강은숙씨가 보유한 구주로 이뤄졌다. 만약 공모가가 밴드 상단인 3만원으로 정해진다면, 공모 규모는 2280억원, 시가총액은 9133억원이 된다.
상장 후 최대주주는 박동석(36.02%) 대표, 강은숙(19.17%)씨 등이다. ‘코너스톤 한양 이베스트 신기술조합(4.64%)’, ‘타임폴리오 신재생 신기술투자조합(3.76%)’ 등 재무적 투자자(FI)들이 보유한 지분도 있다. 최대주주 및 특수관계인, 그리고 FI들의 지분 72.32%에는 상장 후 6개월 간 보호예수가 걸려 있다. 상장 직후 유통 가능한 물량은 20.45%이다.
산일전기는 기관 수요예측을 통해 공모가를 확정하고 오는 18~19일 이틀 간 일반 투자자들을 대상으로 공모 청약을 받을 계획이다. 상장일은 이달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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