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단의 고통은 비단 이산가족에게 한정한 것이 아닙니다. 납북된 우리 국민, 탈북민 가족 모두가 고통을 겪습니다.” 라종일 백봉정치문화교육연구원(이하 연구원) 이사장이 ‘백봉 한반도 문화상’을 처음 제정해 이달 시상한다.
평생 외교·안보 분야 연구에 몰두해온 라 이사장은 독립운동가 백봉(白峰) 라용균(1895~1984) 선생의 아들이다. 국가안전기획부(현 국정원) 차장, 대통령비서실 국가안보보좌관과 주일본대사를 역임하고 현재는 동국대 행정대학원 석좌교수로 재직 중이다.
팔순이 넘은 나이에도 여전히 활발한 저술·강연 활동을 펼치고 있는 그는 앞서 모범적인 의정 활동을 한 것으로 평가받는 국회의원에게 부친 호를 딴 ‘백봉 신사상’을 만들어 수여해 왔다. 그리고 이번에 두 번째 상인 ‘백봉 한반도 문화상’을 제정했다.
라종일 이사장은 “남북 분단의 고통은 납북된 우리 국민, 탈북민 가족 모두가 겪는다. 이 비극을 인문적 혹은 예술로 승화한 문화·예술·철학 작품을 시상해 국민적 관심을 제고하고 후세에 기록을 남기는 활동을 독려하기 위해 상을 제정했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제1회 백봉 한반도 문화상 수상작은 고(故) 김선혁씨의 ‘평양에서 서울까지 47년'(1996년 출간)과 이타가키 류타 교수(일본 도시샤대)의 ‘북으로 간 언어학자 김수경'(2021년 출간) 등 두 작품이다.
연구원은 두 작품이 한국전쟁이 초래한 ‘인륜과 인도주의의 대참사’를 탁월하게 그렸다고 선정 이유를 밝혔다.
‘평양에서 서울까지 47년’은 옛 소련 군정 치하의 평양에서 신탁통치 반대 운동에 동조하다 시베리아 강제노동수용소에 끌려가 7년간 포로생활을 했던 김선혁의 간증집이다. 1946년 17살이던 김선혁이 1993년 한·소 수교 이후 47년 만에 반백의 노인으로 서울에서 가족이 재회하기까지 과정이 고스란히 담겼다.
‘북으로 간 언어학자 김수경’은 언어학자 고 김수경(1918~2000)의 평전이다. 일본에서 출간된 이 책은 언어학자로서 성취를 세밀하게 그리고, 분단으로 헤어지게 된 그의 가족들이 김수경과 재회하고 이별하기까지 여정을 담았다.
수상작에는 각각 상금 500만원을 수여한다. 시상식은 오는 19일 오후 3시 30분 서울 중구 서울클럽 지리산룸에서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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