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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재부 출신 줄줄이 장관급 발탁…관가 ‘술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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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환경수장에 前기재부1·2차관 낙점
총리·복지장관·국무실장도 등 기재출신
기재출신 환경장관 8년만…내부반응 엇갈려

연합뉴스

제22대 총선 후 첫 장관급 개각에서 금융위원장에 환경부 장관직까지 기획재정부 관료 출신 인사가 꿰차면서 관가가 술렁이고 있다. 윤석열 정부 3년 차에도 ‘기재부 중용’ 기류가 이어지면서 타 부처에 진출한 기재부 인사의 전문성 우려와 편중 인선 논란 등이 재점화하는 모습이다.

7일 대통령실과 기재부 등 관계부처에 따르면 4일 윤석열 대통령이 단행한 정무직 인사는 기재부의 약진으로 요약된다. 발표된 장관급 3명 중 2명이 기재부 출신으로, 각각 기재부 1·2차관을 지낸 김병환 금융위원장 후보자와 김완섭 환경부 장관 후보자가 주인공이다.

현 한덕수 국무총리와 최상목 경제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 방기선 국무조정실장, 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도 기재부 고위 관료 출신이다. 앞서 발탁됐던 김대기 전 대통령실 비서실장은 기재부 예산실장 출신, 방문규 전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기재부 2차관 출신이었다. 차관급으로 범위를 넓히면 기재부 인사 비중은 더욱 높아진다.

김병환 후보자는 기재부 경제정책국장 시절 윤석열 정부의 초대 대통령실 경제금융비서관으로 발탁됐다. 지난해 8월 거시경제·세제를 총괄하는 기재부 1차관으로 복귀한 데 이어 1년도 되지 않아 장관급 영전을 앞두게 됐다. 나이(53)도 1971년생으로 젊은 편이다. 인사청문회 문턱을 넘기면 역대 최연소 금융위원장이 된다.

김완섭 후보자는 윤석열 정부에서 예산실장을 맡고 예산·재정을 총괄하는 2차관에 오른 예산통이다. 지난해 말 사직 후 출마한 22대 총선에서 낙선(강원 원주을)했지만, 선거 3개월 만에 환경수장으로의 화려한 복귀를 앞두게 됐다. 기재부 출신 환경부 장관 지명은 지난 2016년 조경규 전 장관 이후 8년 만이다. 환경부 출신 장관은 2013년 윤성규 전 장관 이후 10년 이상 명맥이 끊겨 있다.

본격적인 인사청문회를 앞두고 관가 안팎의 뒷말은 무성하다. 김완섭 후보자의 기재부 시절 환경 연관 직책은 과학환경예산과 사무관, 노동환경예산과장, 사회예산심의관 등으로 환경부 장관을 맡기에는 전문성이 부족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다. 총선 출마 당시 환경훼손 우려로 환경단체 등이 반대하는 ‘치악산 케이블카 건설’ 공약도 논란 지점이다.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소속 박해철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김완섭 후보자 인선 발표 직후 “케이블카 사업은 개발과 자연보전이라는 찬반양론의 극심한 대립으로 막대한 사회적 갈등과 비용만 남기고 있는데, 환경부 장관 후보자가 불과 몇 달 전 공약으로 내세웠다는 점에서 내정이 철회돼야 한다”고 비판했다.

녹색연합은 관련 성명에서 “환경이 아닌 재무재정이 환경부 수장으로서 갖춰야 할 전문성임을 증명한 개각”이라고 비판했다.

부처 내 반응은 엇갈린다. 김완섭 후보자의 전문성이나 정계 진출 의지 등 ‘외도’에 우려를 표하면서도, 기재부와의 협업이 필요한 환경 분야 국정과제 예산 확보에 탄력을 받을 수 있다는 기대감도 있다.

한 환경부 관계자는 “이해관계가 복잡하게 얽힌 환경 현안을 경제 논리에 치우쳐 접근하진 않을까 하는 우려가 있고, 중앙정치에 관심이 크다는 점도 신경 쓰이는 부분”이라며 “예산에 정통하니 국정과제 이행 측면에서 메리트가 있을 거라는 기대도 있다”고 말했다.

이어 “물론 다음 장관은 우리 부에서 나오기를 기대하는 분도 있다”며 “기재부 출신이 종종 내정되는 부처에서는 가끔 ‘기재부 외청 같다’고 말하는 분도 있다”고 전했다.

환경부 한 과장급 인사는 “‘전문성이 없다’가 아니라 ‘경제 감각이 더 있다’고 보고 있다”며 “과거 김 후보자의 예산 심의를 경험한 (환경부) 간부들의 평가는 좋은 편으로 알고 있다. 심의를 굉장히 꼼꼼히 했다고 들었다. 기재부와 작업을 더 원활히 할 수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라고 했다.

이번 인선은 경제를 중시하는 정부 기조가 반영됐다는 해석이 나온다. 금융은 물론 환경 이슈도 경제 전반에 미치는 파급력이 상당한 만큼 활용 가능한 인재풀 안에서 경제 감각을 지닌 공직자 출신을 낙점했다는 것이다. 결국 경제는 모든 정부의 공통적인 핵심 의제라 기재부 편중 인사 자체가 일부 불가피한 측면이 있다는 시선이 적지 않다.

한 기재부 관계자는 “유능한 기재부 관료를 다른 부처 장관으로 활용하는 것은 문재인 정부를 제외한 역대 정부에서 흔히 볼 수 있었던 일”이라면서 “차관이 보통 부처 내부에서 나오면 장관은 외부에서 모셔 균형을 맞추곤 하는데, 대개 기재부가 선택지에 담긴다. 최근 임명된 환경부 차관이 환경부 출신이었으니 이번 인선이 이례적이라고 보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이투데이
content@www.newsbel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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