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한병찬 기자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가 이번 주 당대표 연임을 위한 공식 출마 선언을 한다. 지난달 당대표직을 사퇴한 후 공개 일정 없이 지내온 이 전 대표는 연임에 대한 당 내외 비판을 잠재우기 위해 당위성을 강조할 것으로 보인다.
7일 민주당에 따르면 이 전 대표는 8월 전당대회 예비후보 등록 기간인 오는 9~10일 민주당사 당원존에서 당대표 출마 선언을 할 예정이다. 이 전 대표가 4.10 총선 승리 후 ‘당원주권주의’를 강조해 온 만큼 당사로 장소를 정한 것으로 보인다.
이 전 대표는 출마 메시지에 경제-민생 위기 등 현 정부의 실정을 지적하며 ‘책임정치’를 강조할 것으로 보인다. 총선 민심을 거론하며 무능한 정부 대신 국회가, 책임지지 않는 여당 대신 야당이 성과를 내겠다는 것이다. 민주당 관계자는 통화에서 “총선 민심이 이 전 대표가 책임지고 리더십을 발휘하라는 것인 만큼 책임 정치를 강조할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이례적인 대선 주자의 연임인 만큼 비판적인 시선을 의식해 당원의 요구를 부각해 출마의 당위성을 확보할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이 전 대표가 연임에 성공할 경우 2026년 지방선거 공천에 영향력을 발휘하고 대선까지 직행할 수 있기에 미래 비전과 가치를 제시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이 전 대표가 다시 당권을 잡게 된다고 하더라도 이 전 대표의 앞에 놓인 과제는 만만치 않다. 민주당에서 당 대표 연임은 1995~2000년 민주당의 전신인 새정치국민회의 총재직을 지낸 김대중 전 대통령 이후 전례가 없는 일이기 때문이다. 이 전 대표는 ‘이재명 2기 체제’에서 유의미한 성과를 내야하는 부담감을 떠안게 됐다.
이 전 대표가 떠안고 있는 사법리스크도 큰 숙제 중 하나다. 검찰은 지난달 ‘쌍방울 대북송금 의혹’으로 이 전 대표를 추가 기소하며 이 대표는 모두 4개의 재판을 받게 됐다. 한 주에 최대 4회 법정에 출석해야 할 수도 있는 것이다. 이 전 대표의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 1심 선고도 이르면 10월에 나올 것으로 보인다.
벌금 100만원 이상 형이 확정될 경우 의원직을 상실하고 대권을 노릴 수 없게 된다. 비록 1심이긴 하지만 이 경우 정치적 타격은 불가피하고 민주당도 크게 흔들릴 수밖에 없다. 여권의 공세로부터도 자유롭지 못하다.
이 전 대표를 향한 비호감도 극복해야 할 과제다. 민주당이 총선에서 압승했지만 당 지지율은 정체돼 있다. 특히 윤 대통령의 국정지지도가 부진한데도 반사이익을 누리지 못하는 것은 이 전 대표의 리스크가 작용했을 것으로 보인다.
5일 한국갤럽이 지난 2~4일 전국 만 18세 이상 1002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국민의힘 지지율은 33%, 민주당 지지율은 29%였다. 민주당은 총선이 끝난 4월 3주차 조사에서 전주보다 4%p 하락한 31%를 기록 후 30%대 지지율을 전전했다. 지난 6월 2주 차 조사에서 27%를 기록, 윤석열 정부 출범 후 2년여 만에 가장 낮은 수치를 기록한 바 있다.
이 전 대표가 연임에 성공할 경우 중도층을 겨냥한 행보를 밟으며 당 지지율을 끌어올릴 필요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한 민주당 의원은 “당의 리스크까지 떠안을 필요가 없어 주변 사람들은 만류한 것으로 안다”면서도 “호랑이 등에 올라탄 형국”이라고 했다.
한편 기사에 인용된 여론 조사는 이동통신 3사 제공 무선전화 가상번호 무작위 추출을 통한 전화 조사원 인터뷰로 진행됐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p며 응답률은 12.7%다. 자세한 조사 개요와 결과는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고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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