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지수가 연고점을 갈아치우는 가운데, 금리 인하 기대가 힘을 받기 시작하는 하반기가 시작되면서 강세장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다음 주 공개되는 6월 소비자물가지수(CPI)의 근원 물가 결과에 따라 금리 인하 강도가 결정되고, 코스피 2900선 돌파 여부가 결정된다는 전망이 나온다.
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 지수는 5일 전 거래일보다 37.29포인트(1.32%) 오른 2862.23으로 장을 마감했다. 종가 기준으로 코스피가 2860대에 오른 것은 2022년 1월 18일(2864.24) 이후 2년 5개월여만이다. 외국인과 기관이 각각 1조3000억 원, 1조2600억 원을 매수하면서 상승세를 이끌었다.
이날 강세장은 삼성전자의 2분기 ‘깜짝 실적(어닝 서프라이즈)’이 영향이 컸다. 삼성전자는 연결 기준 2분기 영업이익이 10조4000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452% 증가했다고 발표했다. 시장 전망치도 약 26% 웃도는 수준으로 반도체 중심으로 호조를 보이던 수출입 실적 등 코스피 펀더멘털(기초체력)이 크게 개선될 것으로 보인다.
코스피가 7월 첫주부터 연고점을 경신하며 시장에서는 강세장 기대감을 더하고 있다. 통상 주식시장에서 쓰이는 ‘서머랠리’라는 투자격언이 실현될 수 있다는 것이다. 서머랠리는 금융투자업계인들이 7월 말 휴가를 떠나기 전에 주식을 매수해두기 때문에 계절적으로 강세장이 나타날 가능성이 높다는 의미다.
코스피 지수의 기준시점인 1980년을 기준으로 지난해까지 분석한 결과 7월 한 달간 코스피 평균 상승률은 2.2%를 기록했다. 총 44개년 중 7월 한 달간 상승 마감한 해는 66%(29개년도)에 달했다. 상승률이 가장 높았던 1991년에는 7월 한 달에만 606.27에서 717.03으로 18.46% 올랐지만, 2000년에는 821.22에서 705.97로 14% 급락하는 흐름을 보였다.
다만, 최근 연도에 가까울수록 코스피는 7월 들어 상승세를 보인 해가 더 많았다. 최근 10년간 코스피가 7월에 하락 마감한 해는 4개년(2015년·2018년·2019년·2021년) 밖에 되지 않았다. 2020년(6.69%)과 2022년(5.10%)에는 5% 넘게 상승 마감했다. 코스피 지수가 7월 중 5% 넘게 상승한 것은 2009년(12.03%) 이후 약 10년 만이다.
삼성전자의 호실적은 삼성전자 주가뿐만 아니라 코스피 전체 상승 여력으로 확대할 전망이다. 대신증권은 연초 이후 코스피 영업이익 컨센서스를 21.6% 상향 조정했다. 이는 삼성전자의 2분기 실적과 연간 영업이익 전망치 상향에 환율 효과가 더해진 결과다. 연초 이후 환율 효과는 5% 이상 상향 조정됐다.
코스피가 상반기 부진한 흐름을 보였던 점도 하반기 상승 기대감을 높인다. 조재운 대신증권 연구원은 “코스피는 7월에도 미국 증시대비 상대적으로 견조한 흐름을 기록 중”이라며 “대외 변수의 긍정적인 변화도 있었지만, 한국 수출 호조, 삼성전자 주가 레벨업, 밸류업 기대 재유입 등 내부 동력이 가세한 결과라고 본다”고 말했다.
12개월 선행 주당순이익(EPS) 상승세를 타고 코스피 지수의 2900선 돌파도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 6월 말 281포인트였던 EPS는 7월 4일 287포인트로 올랐으며, 주가수익비율(PER) 밸류에이션도 10.325배까지 자리 잡았다. 이은택 KB증권 연구원은 “CPI선행지수들은 CPI가 1분기에 반등했다가, 여름 전후부턴 안정될 것임을 공통적으로 나타내고 있다. ‘일시적 경기둔화’가 결국 증시의 동력이 되고 있으며, 이런 상황은 여름까지 좀 더 이어질 것”으로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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