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지난 5월 말 기준 9개 카드사의 카드론 잔액은 40조5186억원으로 집계되며 역대 최고치를 찍었다. 사상 최고 규모던 지난 4월(39조9644억원)과 비교해 한 달새 5542억원이 또 불었다.
저축은행 등 다른 금융권이 리스크 관리를 목적으로 대출 문턱을 높이자 취약차주들이 카드론을 통해 자금을 조달한 것으로 분석된다. 1분기 기준 저축은행의 개인사업자 대출 잔액은 18조4000억원으로 1년 전(약 23조4200억원)과 비교해 5조원 가량 빠졌고 같은 기간 신용점수 501 이상 600점 이하 저신용자에게 민간 중금리대출을 취급한 저축은행 수는 1년 전 17곳에서 11곳으로 줄었다. 대출을 내주기 보다 건전성 관리를 하는 게 더 중요해졌다는 판단 아래 대출을 보수적으로 취급하고 있는 것이다.
지난 5월 말 기준 카드론 평균 카드론 금리는 14.33%로 집계됐다. 한 달 전(14.26%)과 비교해 0.07%포인트 올랐다. 금리는 롯데카드가 14.97%로 가장 높았다. 이어 ▲삼성카드 14.83% ▲하나카드 14.44% ▲신한카드 14.43% ▲우리카드 14.19% ▲KB국민카드 14.07% 로 집계됐다. 현대카드의 카드론 금리는 13.4%다.
중·저신용자인 700점 이하 회원 평균 금리는 17.04%로 전월(16.88%)보다 0.16%포인트 올랐다. 이 수치 역시 롯데카드가 18.12%로 가장 높았고 ▲삼성카드 17.76% ▲현대카드 17.25% ▲신한카드 17.22% ▲우리카드 16.54% ▲하나카드 16.42% ▲KB국민카드 15.94% 순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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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장 빚 넘기려다 빚 눈덩이… 연체율 관리 시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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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는 당장의 연체를 막기 위해 또 빚을 내는 이들이 늘고 있다는 점이다. 지난 5월 말 기준 카드론 대환대출 잔액은 1조9106억원으로 한 달 전(1조8353억원) 대비 늘었다. 1년 전(1조3417억원)과 비교하면 6000억원 가까이 불었다.
카드론 차주는 대부분 1금융권에서 밀려난 중·저신용자거나 여러 곳에서 돈을 빌린 다중채무자가 많아 리스크가 도미노처럼 번질 수 있다는 건 우려되는 부분이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 말 기준 국내 가계대출 다중채무자는 450만명으로 역대 최대치를 기록한 바 있다.
대출 질이 악화하면서 카드사들에겐 건전성 관리라는 특명이 내려진 상황이다. 올해 1분기 말 기준 카드사의 평균 연체율은 1.84%로 2023년 말 1.64%보다 0.2%포인트 악화했다. 지난해 1분기 말 기준 연체율(1.45%)보다는 0.39%포인트 높아졌다.
신용·저소득층 등 취약차주를 중심으로 채무상환능력이 떨어지고 있어 당분간 연체율은 상향 곡선을 탈 가능성이 크다. 한은이 금융기관 여신업무 담당자들에게 카드사 차주의 신용위험지수를 조사한 결과 2분기 카드사 차주의 신용위험지수는 19로 지난 1분기와 동일하게 집계됐다. 카드사 차주의 신용위험지수는 지난해 ▲1분기 36을 찍은 뒤 ▲2분기 6 ▲3분기 7로 진정됐지만 4분기 31로 급증한 바 있다.
나이스신용평가는 지난 6월 ‘신용카드사 2024년 상반기 정기평가 결과 및 하반기 주요 모니터링 포인트’ 보고서를 통해 “신용카드사들의 적극적인 건전성 관리에도 불구하고 건전성 지표가 하락세를 나타내는 것은 그만큼 국내 가계의 부채상환능력이 저하된 것으로 볼 수 있다”며 “올해 하반기중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이 있으나 중단기간 과거 대비 높아진 금리 수준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진단했다.
이어 “제2금융업권 및 다중채무자를 중심으로 건전성 저하 압력이 상당기간 지속될 수 있어 신용카드사들의 자산건전성 변화 추이에 대해 모니터링을 강화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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