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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 김동원 한화생명 사장, 김동선 한화갤러리아 부사장 등 한화그룹 오너 3세들이 100% 소유한 한화에너지가 그룹 지주사격인 ㈜한화 공개매수를 통해 지배력을 높인다. 다만 여타 공개매수와는 달리 가격 등에 있어 주주친화적이지 못하다는 반응이 나온다.
6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한화에너지는 지난 5일부터 24일까지 20일간 주당 3만 원에 한화 보통주 최대 600만 주에 대한 공개매수에 돌입했다. 총 투입자금은 1800억 원이다.
주당 3만 원은 직전 3개월(4월5일~7월4일)의 거래량 가중산술평균주가(2만7126원)에 10.60%의 할증을 붙여 산출했다. ‘10.60%’는 올해 공개매수 중 가장 할증률이 낮은 수준이다.
직전 3개월 할증률은 한솔로지스틱스(24.59%), 락앤락(25.6%), 커넥트웨이브(22.6%), 제이시스메디칼(23.57%), 신성통상(20.04%) 등 모두 20%대였다. 현대백화점그룹의 지주회사인 현대지에프홀딩스가 지난 4월 현대홈쇼핑 공개매수를 할 때는 할증률이 38.9%에 달했다. 업계 관계자는 “할증률은 상법상 규정된 게 없어 과거 매수 매물대를 검토해 응할 수준인지 보고 결정한다”고 설명했다.
이 떄문인지 공개매수에 대한 주주들의 반응도 시큰둥하다. 공개매수 첫날인 5일 한화 주가는 직전 거래일 대비 4.31% 증가한 2만9050원에 마감했다. 올해 여러 공개매수 건 중 첫날 공개매수 가격 99% 수에 근접하지 못한 유일한 사례다. 상장폐지 목적이 아니라고 해도 공개매수 기간도 20일에 그쳐 짧은 편이다.
한화그룹은 “주주가치를 제고하기 위한 차원”이라고 하나 실제 소액주주들은 공개매수 단가가 너무 낮다는 성토를 쏟아냈다. “장기 투자자 입장에서 3만 원 가격은 손실”이라는 반발이다. 이남우 한국기업거버넌스포럼 회장은 “지배주주 뿐만 아니라 일반 주주 입장에서 공정한 가격으로 거래가 이뤄지느냐가 핵심”이라며 “승계를 위해 하더라도 일반주주한테 공정한 가격인지 챙겨야 한다”고 지적했다.
특히 한화그룹에서는 이번 공개매수에 대해 “책임경영 강화 차원”이라고 설명했지만 업계에서는 사실상 승계 작업의 일환으로 본다. 김승연 회장의 지분 22.65%를 삼남이 직접 승계하면 가장 간편하지만 막대한 증여세가 부담스러울 수 밖에 없다. 아직까지 세 아들들의 그룹 지배력은 높지 않다.
계획대로 공개매수가 성공하면 한화에너지의 지분율은 9.70%에서 17.7%로 높아진다. 김 회장(22.65%)에 이어 한화에너지가 2대 주주 자리로 올라서는 것이다. 한화에너지의 최대주주는 김동관 부회장(50%)이며 김동원 한화생명 사장과 김동선 한화갤러리아 부사장이 각각 25%를 보유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사재를 들이는 부담 없이 현금 흐름이 좋은 한화에너지를 통해 지분율을 높이는 효과”라며 “오너 3세→한화에너지→한화→그룹 계열사로 이어지는 지배구조가 공고해 진다”고 말했다. 한화는 한화에어로스페이스(33.95%), 한화생명보험(43.24%), 한화갤러리아(36.31%), 한화솔루션(36.31%), 한화호텔&리조트(49.8%) 등 주요 계열사의 지분을 갖고 있다.
한화그룹은 그룹 내 역할 부담은 가닥을 잡았다. 앞서 방위산업 회사인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인적분할을 통해 장남인 김동관 부회장에게 그룹 ‘알짜’ 계열사를 몰아주는 결정을 내렸다. 김동관 부회장이 그룹의 핵심인 방산·우주항공·에너지를, 차남 김동원 사장은 생명·증권 등 금융을, 삼남 김동선 부사장은 레저·유통·로봇을 챙긴다.
궁극적으로는 승계의 마지막 퍼즐로 꼽히는 한화에너지와 한화의 합병 가능성도 한층 힘을 받게 됐다. 한화에너지는 자회사 한화컨버전스를 합병하기로 했다.
한편 한화는 약 170억 원 상당의 구형 우선주를 매입해 소각한 뒤 상장 폐지하기로 했다. 김 회장을 비롯한 특수관계인이 지분 43.56%를 보유하고 있어 현금 확보 목적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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