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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소형 트럭, 미국서 인기몰이…일부 주정부, 제동 걸어

이투데이 조회수  

미국 픽업트럭보다 실용성 더 뛰어나
농산물·공구 운반에 최적
주정부, 안전성ㆍ배기가스 등 우려
고속도로 주행 제한 등 규제 나서

일본 미쓰비시자동차의 1991년식 소형 트럭. 출처 유튜브 동영상 캡처

펑키한 이 소형 트럭이야말로 농장에서 시선을 끌기 최적입니다

일본 미쓰비시자동차의 1991년식 소형 트럭을 6500달러(약 903만 원)에 구매한 한 남성이 이렇게 말했다. 미국 농가에서는 소형 트럭이 유행이다. 그 중심에는 일본의 초소형 픽업트럭 ‘케이(Kei)트럭’이 있다. ‘작다’라는 뜻을 가진 일본어 ‘케이’는 이제 미국에서 소형 트럭을 지칭하는 대명사가 됐다. 최근 블룸버그통신은 일본의 소형 트럭이 미국에서 흥행한 이유를 짚으며, 일부 미국 주 정부는 소형트럭에 제동을 걸고 있다고 보도했다.

미국 정부의 무역 통계에 따르면 10년간 일본 소형 트럭의 수출량은 4배 이상 증가했다. 지난해에는 7만 대에 달했다. 도요타, 다이하쓰, 스즈키, 혼다 등의 중고 소형 트럭까지도 미국으로 보내져 제2의 인생을 시작한다. 매년 수백 대의 일본 소형 트럭이 아랍에미리트(UAE), 러시아, 케냐 등에 이어 지난해 수출 8위를 차지한 미국으로 배송되고 있다.

농지가 많은 미국에서 소형 트럭은 농산물과 공구를 운반하는 데 최적이다. 케이트럭의 평판 크기는 6.5피트(약 2m) 상자를 싣는 포드의 풀사이즈 픽업트럭 F-150과 비슷하다. 하지만 운전석은 훨씬 작고 길이도 절반 수준이다. 노스캐롤라이나 서부에서 농장을 운영하는 제이슨 콘트레라스는 “농장에서 오솔길을 따라 운전할 수 있을 만큼 작고, 물과 사료를 운반할 때에도 땅을 훼손하지 않을 만큼 가볍다”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농지뿐만 아니라 야외활동 애호가들 사이에서도 ‘케이 문화’가 열풍이다. 이들은 스키와 등산 장비, 심지어 비도로용 더트 바이크까지 운반하는데 케이트럭을 사용한다. 인스타그램과 유튜브의 인플루언서들은 케이트럭의 장점을 찬양한다. 미국 인기 포털사이트 레딧과 스레드 등에는 일본의 소형트럭을 수입할 수 있는 조언을 공유하기도 한다.

일본 중고 케이 트럭 수출 추이. 단위 1000대. 출처 블룸버그

오래된 일본의 중고 소형 트럭은 더 인기 만점이다. 25년 이상 된 차량은 미국 연방정부의 안전 기준과 배기가스 기준에서도 면제되기 때문이다. 이렇다 보니 중고 소형 트럭을 일본 경매에서 대리 입찰해 미국까지 수입을 도와주는 업체들도 나타나고 있다. 케이트럭에 관한 정보를 제공하는 ‘케이트럭스닷컴’운영자 앤디 부르디는 “미국에서는 주에 따라 600달러에서 1200달러까지 운송료를 내면서도 일본의 소형 트럭 수입을 원한다”고 강조했다.

미국에서 케이트럭의 인기가 나날이 높아지자, 일부 주 정부는 안전상의 이유로 소형 트럭에 제동을 걸고 있다. 일본 경차들은 저속 주행을 전제로 설계되어 있으므로 고속도로에서의 안전성이 충분하지 않기 때문이다. 플로리다, 노스캐롤라이나, 와이오밍에서는 소형 트럭의 고속도로 주행을 금지하고, 주행할 수 있는 최고 속도를 제한하고 있다.

주 정부의 눈을 피하는 꼼수 운전도 횡행하고 있다. 일부 운전자들은 차량 검사를 하지 않고 11년 이상 된 차량을 영구적으로 등록할 수 있는 몬태나주에 차량을 등록하고 다른 주에서 사용하기도 한다. 하지만 캘리포니아주 같은 곳은 자체 배기가스 기준을 충족하지 않는 차량의 경우, 다른 주에서 등록됐더라도 다시 등록해야 해서 마냥 좋은 묘수만은 아니다.

또 최근 조지아주는 차량 번호판 사무소에 소형트럭을 금지한다는 통보를 보냈다. 온라인 자동차 판매 플랫폼 오토트레이더의 브라이언 무디 편집장은 “더 많은 주에서 소형 트럭을 금지하면 수요가 매우 감소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런데도 소형트럭 운전자들은 도로에서 합법적으로 운행되는 오토바이보다 소형 트럭이 훨씬 더 안전하다고 주장한다. 게다가 시속 55마일(약 88km) 이상의 속도에서는 승차감이 불안정해 운전자들이 고속도로에서 굳이 운전하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들은 미국의 픽업트럭은 너무 크고 과하다며, 내구성이 뛰어나고 실용적인 케이 트럭이 평생 소유할 트럭이라고 단언했다.

이투데이
content@www.newsbel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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