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일(한국시각) 현지매체 유로뉴스는 “파리올림픽은 역사상 가장 친환경 대회로 불렸지만 주최측이 2500대의 에어컨을 주문하면서 그 꿈이 사라졌다”고 말했다. 이어 “올림픽 조직위원회는 각국이 자체적인 비용으로 이동식 에어컨을 주문할 수 있도록 허용했으며 이번 주 2500대가 주문됐다고 발표됐다”고 덧붙였다.
당초 조직위는 에어컨 대신 찬 지하수를 순환하는 공법으로 선수촌 내 기온을 6도 가량 낮추겠다고 공언했다. 하지만 참가국들의 반응은 냉담했다.
파리는 한 여름 섭씨 40도를 넘는 폭염으로 악명 높은 지역이다. 유로뉴스는 프랑스 기상청 메테오 프랑스의 발언을 인용해 “올 여름이 전국적으로 지난해보다 높은 기온이 기록될 것을 예보했다”며 “운동선수들은 경련·피로·열사병 심지어 사망을 포함한 극심한 더위의 잠재적 영향을 받을 것”이라고 우려를 표명했다.
또 다른 매체 프랑스24는 “선수들은 최근 몇 년 동안 프랑스 파리의 무더위에 따른 수면 부족을 걱정했다. 올림픽 조직위원회는 각 팀이 자비로 이동식 에어컨을 주문해 설치할 수 있도록 타협했다”고 설명했다.
다만 참가국들에게 에어컨 설치를 허용했을뿐 에어컨 설치 비용은 각자 부담하게 된다. 프랑스 24는 “영국·독일·이탈리아·일본·캐나다 등 부유한 나라는 에어컨 비용을 지불할 의향이 있지만 에어컨 없이 생활하는 가난한 나라들에 비해 유리한 입장”이라고 지적했다.
파리올림픽은 대회 역사상 최고 수준의 저탄소·친환경 대회를 목표로 삼았다. 대한체육회도 파리에 더위에 대한 대책으로 냉조끼와 얼음 방석 등을 준비한다는 계획을 밝혔다. 하지만 올림픽 조직위는 결국 각국의 반발에 못이겨 대회 기간 동안 임시로 사용할 이동식 에어컨 설치를 승인하기로 했다.
파리올림픽은 오는 26일 개막해 다음달 11일까지 진행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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