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일상에서 궁금한 것들, 해보고 싶은데 귀찮은 것들, 그리고 ‘왜 저게 화제가 되는 거지?’라고 생각되는 것들을 Z세대 기자들이 직접 해보고 소개하는 코너입니다. 혹시 Z세대 기자들이 해봤으면 하는 것들이 있다면 언제든 이메일로 제보해 주세요. 늘 환영입니다.
취미, 사전적 정의로는 ‘전문적으로 하는 것이 아니라 즐기기 위해 하는 일’을 뜻한다. 운동, 독서, 영화감상, 게임, 쇼핑 등 즐기기 위해 하는 일이라면 모두 취미라고 부른다. Z세대는 특히 더 취미에 진심이다. 여러 취미에 도전하고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는다. 취미를 즐기는 범위도 전보다 더 넓어져 과거처럼 특정 성별이나 나이에 따라 취미가 갈리지 않는다. 골프장을 찾는 젊은 층이 늘어났고, 축구 경기장에는 여성 팀이 많아졌다. 요리가 취미인 남성들도 주변에서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취미(hobby)와 소비자(consumer)의 합성어인 ‘하비슈머’란 단어도 이들 때문에 생겨났다. 단순히 하나의 취미를 갖는 것이 아니라 여러 취미에 도전해보고 여기에 소비하는 것도 꺼리지 않는 모습을 보인다. 통계청의 ‘지난 1년 동안 여가생활을 위한 한 달 평균 지출 금액’ 조사에 따르면 2022년 기준 20대는 여가 생활에 15만 원 이상 지출한 비율이 60.1%를 기록했다. 이는 전체 평균인 49.2%보다 10%포인트(p)가량 높은 수치다. 이들을 겨냥한 ‘원데이 클래스’도 주변에서 심심치 않게 찾아볼 수 있다.
필자도 Z세대답게 다양한 취미에 도전해왔다. 클라이밍, 테니스, 요리, 기타, 보드게임 등등 취향에 맞는 취미를 찾기 위해 부단하게 움직였다. 그리고 이 천신만고의 노력 끝에 가지게 된 취미를 여러분께 소개하려고 한다. 취미를 가지는 데 어려움을 겪는 사람들이 이 글을 보고 조금이나마 도움을 얻기를 바라며 리뷰를 시작한다.
운동과 재미를 동시에 잡았다…매력적인 ‘미니 축구’ 풋살
필자는 매주 주말 풋살에 나간다(사실 앞선 ‘MBTI가 다르면 노는 방식도 다를까?…E와 I가 주말을 보내는 법 [Z탐사대]‘ 기사를 봤다면 충분히 예상이 가능했을 것이다). 풋살을 취미로 가진지도 벌써 3년이라는 시간이 흘렀지만 아직도 경기장에 나갈 때면 가슴이 두근거린다.
풋살은 축구와 유사한 구기 종목으로 5명 혹은 6명이 한 팀이 돼 경기를 하는 종목이다. 간단하게 설명하면 ‘미니 축구’다. 축구와 거의 흡사하지만 경기장이 작고 인원이 적기 때문에 축구보다 개인이 공을 가질 수 있는 시간이 더 길다는 게 장점이다. 공을 많이 만져야 재밌지 않겠는가. 또 경기장이 실내에도 많아 날씨에 구애를 받지 않고 찰 수 있다.
필자가 풋살을 취미로 선택한 가장 큰 이유는 ‘운동’과 ‘재미’를 동시에 잡을 수 있기 때문이다. 물론 다른 종목도 해당될 수 있지만, 풋살만큼 필자에게 즐거움을 가져다준 운동은 없었다. 경기장에 들어가면 다른 걱정 없이 경기에만 집중할 수 있고 골을 넣을 때면 가슴에 묻어뒀던 스트레스가 뻥 뚫리는 쾌감을 받는다. 거기에 매주 2시간 정도 고강도의 유산소를 반복하니 체력도 좋아져 재미와 건강을 잡는 일석이조의 결과를 얻게 됐다.
사실 풋살 같은 ‘팀 스포츠’는 취미로 즐기기가 어려운 부분이 있다. 아무리 하고 싶더라도 같이 할 사람이 없다면 할 수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최근 풋살 매칭 서비스 산업이 성장하면서 풋살을 더 자유롭게 즐길 수 있게 됐다. 필자는 ‘플랩풋볼’이라는 서비스를 이용하는데, 한 경기에 1만~1만2000원을 내면 경기를 매칭해줘 몸과 풋살화만 들고 가면 된다. 경기 레벨도 나뉘어 있어 본인에게 맞는 경기를 찾아 신청하면 어렵지 않게 즐길 수 있다.
이 밖에도 풋살팀을 들어가거나, 풋살 교실에 참여하는 등 풋살을 즐길 수 있는 방법이 과거보다 많이 늘어났다. SBS 예능 프로그램 ‘골때리는 그녀들’의 흥행으로 여성 풋살 인구도 크게 늘었다. 성별과 관계없이 누구나 쉽게 접근할 수 있으니 꼭 한 번 도전해보길 바란다.
1000원으로 눈치 보지 않고 즐긴다…미친 가성비 ‘혼코노’
풋살이 정기적인 취미라면, 코인노래방은 내가 원할 때 즐길 수 있는 ‘간식’ 같은 취미다. 풋살 하는 날까지 스트레스를 쌓아 놓고 기다릴 순 없지 않은가? 코인노래방은 풋살보다 훨씬 간편하게 즐길 수 있는 취미다. 원할 때 가면 단돈 1000원이면 3~4곡을 부를 수 있어 스트레스를 날려버리는 데 ‘미친 가성비’를 보여준다.
과거에는 노래방을 가야만 노래를 부를 수 있었다. 금액도 꽤 나가 친구들을 모으지 않으면 혼자 가기는 상당히 부담됐다. 그러나 코인노래방의 등장으로 이제 아무 때나 노래를 부를 수 있는 시대가 됐다. 어디에 가던 주변에 코인노래방 하나쯤은 있어 원할 때 쉽게 갈 수 있다.
필자는 주로 ‘혼코노(혼자 코인노래방에 가는 것)’를 즐긴다. 남 눈치 보지 않고 원하는 노래를 마음껏 부를 수 있다는 게 혼코노의 가장 큰 장점이다. 간혹 친구들이랑 노래방을 가면 선곡이나 노래 실력 때문에 눈치를 보는 경우가 종종 있는데, 혼코노는 그런 걱정 없이 즐길 수 있다.
마침 퇴근 후 집에 가는 길에 코인노래방이 있어 잠시 들렸다. 필자는 음악 장르를 크게 가리지 않고 그날그날 기분에 따라 부르고 싶은 노래를 부른다. 마침 장마철이라 비가 계속 내려 비와 관련된 노래가 끌린다. 비와 관련된 노래를 뒤적이다가, 가수 임재현이 리메이크한 ‘비의 랩소디’를 차트에서 발견했다. 유튜브 쇼츠에서 몇 번 들었는데 노래가 좋았던 기억이 있다. 바로 도전해봤다.
점수가 형편없지만 그건 중요하지 않다. 소리를 마음껏 지르고 나니 스트레스가 한껏 풀린 기분이다. 남은 두 곡도 시원하게 지르고 가벼워진 마음으로 코인노래방을 나왔다. 혹시 ‘혼코노’를 시도해보지 않았다면 이번 기회에 해보는 것을 강력하게 추천한다. 한 번 빠지면 시간이 날 때마다 찾아가는 본인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배움부터 현장까지…취미도 ‘성장’한다
필자만 설명하는 거로 끝내긴 아쉬워 다른 취미를 가진 사례도 소개해보려 한다.
이들은 취미를 발전시켜 다양한 방법으로 즐기고 있다. 안양에 사는 김현준(26) 씨는 요리가 취미다. 현준 씨는 “어려서부터 어머니를 도와 요리하는 게 재밌었고 자연스럽게 요리에 관심을 두게 됐다”며 “자취를 시작하고 친구들을 초대해서 요리를 한 적이 몇 번 있었는데 맛있게 먹는 모습을 볼 때 기분이 너무 좋아 본격적으로 취미로 가지게 됐다“고 말했다. 주말에 시간이 나면 종종 쿠킹 클래스에 나가 새로운 요리를 배우며 본인이 할 수 있는 범위를 넓혀가고 있다. 한 번 나갈 때마다 금액이 꽤 들지만 이 정도 투자는 현준 씨에게 충분히 가치 있다. 최근엔 베이킹에 빠져 제빵을 배우고 있다고 한다.
자동차 레이싱 경기를 보는 게 취미인 박다은(28) 씨는 2022년 서울에서 열린 ‘2022 하나은행 서울 E-프리’에 경기 운영 요원으로 직접 참여했다. 다은 씨는 “지금이 아니면 못할 것 같다는 생각에 라이센스를 바로 땄다. 경기 심판의 일종인 ‘트랙 마샬’이 돼 경기 운영에 참여할 수 있었다”며 “현장 중계팀과 친해져 전 세계에 중계되는 카메라를 직접 잡아 촬영해보기도 했다. 동경하던 바운더리 안에 내가 들어가 있다는 느낌을 받아 꿈만 같았던 기억이 난다“고 당시를 추억했다. 본인 사전에 실패라는 단어가 없다는 다은 씨는 언젠간 드라이버로 레이싱 무대에 서는 게 목표다. 레이싱을 위해 없던 면허까지 땄고 최근엔 운전 게임을 사서 간접 체험(?) 중이라고 한다.
이렇듯 우리는 취미를 통해 일상생활의 스트레스를 날려버리기도 하고, 휴식과 안정을 취하기도 하고, 때로는 자아실현을 이루기도 한다. 건강한 삶을 위해 이제 취미는 ‘필수요소’다. 만일 오늘 소개한 취미가 흥미로웠다면, 꼭 한 번 도전해보길 바란다. 실패는 몰라도 후회는 없을 것이라고 장담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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