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구루=오소영 기자] 이용배 현대로템 사장이 모로코에서 철도 세일즈에 나섰다. 약 5조원 규모의 대규모 입찰을 앞두고 현지 산업통상부 주요 관계자와 만났다. 철도 차량 기술력을 알리고 기술 이전을 논의하며 ‘K-철도’ 수출의 선봉장에 섰다.
5일 모로코 산업통상부에 따르면 리아드 메주르(Ryad Mezzour) 장관은 최근 모로코를 방문한 이 사장 등 현대로템 대표단과 회동했다.
주요 화두는 철도 입찰이었다. 이 사장은 모로코 철도청(ONCF)이 발주하는 철도 차량 사업에 참여 의지를 내비쳤다. 사업 조건 중 하나인 생산 기술 이전과 제조 공장 설립도 추진하겠다는 의사를 전하는 한편, 철도 모형을 기념품으로 전달했다.
모로코는 아프리카에서 유일한 고속철도 보유국이다. 2015년 발표한 ‘모로코 철도 비전 2040’을 통해 총 4410㎞의 철도 노선을 확충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오는 2030년 스페인·포르투갈과 ‘국제축구연맹(FIFA)’ 주관 국제대회 공동 개최국으로 뽑혀 승객 수송을 책임질 인프라 확충이 절실해지면서 철도 차량 구매 계획을 구체화했다.
ONCF는 △고속철(320km/h) 18편성·144칸 △준고속철(200km/h) 40편성·320칸 △도시 간 전동차(160km/h) 60편성·240칸 △도시 내 메트로(140km/h) 50편성·200칸 도입을 추진하고 있다. 사업비만 총 35억2000만 유로(약 5조2600억원)에 달한다.
ONCF는 사업자 조건으로 △모로코에 차량 제작 공장을 지어 현지에서 제작하며 △ONCF와의 합작사를 설립해 20년간 유지보수를 공동 수행해야 한다고 적시했다. 입찰 마감일은 오는 9일이다. 현재 현대로템과 스페인의 카푸·탈고, 프랑스 알스톰 등이 경쟁하고 있다.
현대로템은 모로코에서 승전보를 전하며 수주 행진을 이어간다는 포부다.
현대로템은 지난달 최초로 국산 고속철 수출에 성공했다. 한국철도공사(코레일)와 민관 합동으로 우즈베키스탄 철도청(UTY)이 발주한 2700억원 규모의 동력분산식 고속차량 공급·유지보수 사업을 따냈다. 미국과 이집트, 탄자니아 등과도 잇단 전동차 공급 계약을 맺었었다. 작년 말 철도사업 수주 잔액은 11조4096억원으로 방산 부문(5조4260억원)의 두 배에 달했다.
정부 차원에서도 현대로템의 수주에 힘을 보태고 있다. 박상우 국토교통부는 장관은 지난 4일(현지시간) 모로코를 찾아 모하메드 압델잘릴 교통물류부 장관과 모하메드 라비 클리 철도청장과 면담했다. 한국 기업이 참여할 수 있도록 협조를 요청하고 철도 분야의 전방위적인 협력을 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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