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 업계에 따르면 신 회장은 최근 송 회장과 임 부회장의 한미사이언스 지분 6.5%를 매수하는 주식매매계약과 함께 의결권공동행사약정을 체결했다. 직전 경영권 분쟁에서 한미사이언스 임종윤·종훈 사장 형제 편에 섰던 신 회장이 이번에는 모녀 편으로 돌아선 것. 신 회장은 앞으로 주요 안건이 있을 때 송 회장과 임 부회장에게 힘을 실어줄 전망이다.
이번 계약으로 신 회장, 송 회장, 임 부회장 등 세 사람은 직접 보유하고 있는 지분 34.79%에 더해 직계가족 및 우호지분까지 총 48.19%의 한미사이언스 지분을 확보했다. 지난 3월 정기주주총회에서 모녀 편을 들었던 국민연금 지분(6.04%)까지 합치면 과반을 넘어선다. 임종윤·종훈 사장의 한미사이언스 지분은 각각 12.46%, 9.15%에 그친다.
두 회장 측은 “그룹 경영권과 직간접적으로 관련된 당사자 중 가장 많은 지분을 보유한 큰 어른으로서 대승적 결단을 내렸다”며 “이번 계약을 전격적으로 합의한 만큼 앞으로 어떠한 외풍에도 굴하지 않는 건실한 기업으로 발전해 나갈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모녀 측 영향력이 커진 만큼 이사회 구성도 바뀔 가능성이 크다. 임시주주총회를 열고 형제 측으로 기울어진 이사회의 균형을 맞춘 뒤 이사회 장악에 나설 것이란 의견이다. 모녀 측은 “대주주는 사외이사와 함께 참여형 이사회를 구성해 회사 경영을 지원하고 감독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최대 10인으로 구성할 수 있는 한미사이언스 이사회는 현재 형제 측 5인(임종윤·임종훈·권규찬·배보경·사봉관)과 모녀 측 4인(송영숙·신유철·김용덕·곽태선)으로 꾸려졌다. 형제 측 이사진은 경영권 분쟁이 한창이던 지난 3월 주주총회를 통해 새로 선임됐다. 모녀 측 이사진은 해당 주주총회 전부터 활동하던 기존 인물이다. 지난 3월 주주총회 당시 이사 선임 관련 안건은 형제 측이 제안한 안건만 통과하고 모녀 측 안건은 모두 부결됐다.
전문경영인이 등판할 것이란 시각도 있다. 오너 중심 경영에서 전문경영인 체제로 전환하겠다는 신 회장과 모녀 측 의지가 강한 탓이다. 신 회장과 모녀 측은 “한미약품그룹은 창업자 가족 등 대주주(이사회 구성원)와 전문경영인이 상호 보완하며 기업의 지속 가능한 미래를 이끌어 나가는 형태의 한국형 선진 경영체제를 확립할 것”이라며 “사업 경쟁력과 효율성 강화를 통해 경영을 빠르게 안정시킬 방침”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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