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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업주의 귀환’ 무신사…자회사 구멍 메우고 돌파구 뚫을 골든타임 촉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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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신사가 조만호 창업자를 올해 3년 만에 회사를 책임지는 총괄대표로 복귀시켜 관심이 모아진다. [사진 출처=무신사]<br /><div  clas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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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신사가 조만호 창업자를 올해 3년 만에 회사를 책임지는 총괄대표로 복귀시켜 관심이 모아진다. [사진 출처=무신사]

【투데이신문 왕보경 기자】 무신사가 조만호 창업자를 올해 3년 만에 회사를 책임지는 총괄대표로 복귀시켜 관심이 모아진다. 조 대표는 지난 2021년 무신사의 쿠폰 발행 과정에서 있었던 ‘남녀 차별 논란’ 및 이벤트 이미지의 ‘남성 혐오 의혹’ 등에 책임을 지고 대표에서 물러났다. 그러던 그를 다시 불러들인 이슈는 다름 아닌 경영 위기다. 

5일 업계에 따르면, 무신사는 지난해 창사 이래 최초로 영업 적자를 냈다는 점에서 돌파구 마련이 시급하다. 이런 가운데 조 대표가 사용할 카드가 과연 무엇이고 또 성공할 수 있을 것인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엔데믹 이후 의류 쇼핑 판세에 변화가 온 데다, 알리와 테무 등 중국 쇼핑플랫폼이 대두되는 이른바 C-커머스 이슈도 뜨겁다. 이런 가운데 조 대표가 무신사의 위기를 메울 기회를 골든타임 내에 찾아내 가동할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패션 커뮤니티 뿌리 둔 무신사, 확장 거듭하면서 성적 악화

국내외 패션 정보를 교류하는 온라인 패션 커뮤니티에서 출발한 무신사는 이제 다양한 패션 브랜드와 상품을 제안하는 선도적인 패션 플랫폼이 됐다. 

무신사는 2001년 처음 모습을 드러낼 때만 해도 수익 모델 없는 순수한 커뮤니티로 운영됐다. 하지만 패션 관련 내용을 다루는 웹매거진 ‘무신사 매거진(2003년)’과 셀렉트 편집숍 ‘무신사 스토어(2009년)’를 연달아 열며 역량을 쌓았으며, 이후 무신사는 2012년 법인 전환과 함께 본격적으로 사업 모델을 띄우기 시작한다. 

즉 태동 이후 그리 오래되지 않은 시점부터 온라인 ‘무신사 스토어’로 B2C 비즈니스 모델을, ‘무신사 매거진’으로 전문기업을 대상으로 온라인&SNS 마케팅을 대행해 주는 B2B 비즈니스 모델의 기틀을 경험한 것이다. 사업의 전방위적인 확대 가능성을 체질화시켰다고 볼 수 있다. 

자체 여성 전용 패션 플랫폼인 ‘우신사’를 새롭게 선보이고, 자사 PB 브랜드 무신사 스탠다드 등 다양한 사업을 시도하며 기업 가치를 키운 무신사는 2019년에는 세계 최대 벤처캐피털(VC) 세쿼이아캐피털에서 2000억원의 투자를 유치했을 당시 평가된 기업 가치는 2조 이상이다. 지난해에는 세계 최대 사모펀드인 콜버그크래비스로버츠(KKR) 등으로부터 2000억원이 넘는 투자를 유치하며 3조원 이상의 기업 가치를 인정받았다. 

그러나 지난해에는 2012년 법인 설립 이래 최초로 적자를 기록하는 등 영업 이익이 매출 성장을 따라오지 못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비상장 기업과 스타트업 전문 증권거래 플랫폼인 서울거래 비상장에 따르면, 무신사의 추정 시가총액은 5일 기준 2조3400억원선이다. 3조원 이상으로 평가받았던 기업 가치와 1조원가량의 차이가 있다. 

깊어지는 실적 고민, 적자 원인은 자회사

지난 5년 동안의 지표를 살펴보자. 무신사의 연결 매출은 꾸준히 증가해 왔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무신사는 2019년 2197원, 2020년 3319억원, 2021년 4667억원, 2022년 7085억원의 매출을 달성했고, 지난해에는 1조에 육박하는 9931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영업이익도 2022년까지는 꾸준히 흑자를 달성했다. 2019년 493억원, 2020년 456억원, 2021년 542억원, 2022년 113억을 기록하는 등 부침이 있긴 해도 흑자 기조였다. 그러던 것이 2023년에는 86억원의 영업 적자가 발생했다. 

무신사 측은 올해 초 임직원들에게 지급한 양도제한조건부주식에 따른 비용 계상의 영향으로 일회성 주식 보상 비용 414억과 인건비·감가상각비·지급 수수료 등의 증가로 인해 영업 비용이 늘어나 지난해 적자를 기록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전적으로 일회성 비용이 지난해 적자의 원인이라고 보기에는 무리가 있다. 자회사의 매출 부진이 계속해서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물류 사업 무신사로지스틱스, 결제 사업 무신사페이먼츠 등에서 꾸준히 적자가 이어지고 있다. 특히 리셀 플랫폼 솔드아웃을 운영하는 자회사 에스엘디티(SLDT)에서는 지난해 288억원의 적자가 발생했다. 

솔드아웃은 지난 2020년 론칭 이후 다음 해 별도 자회사로 독립했다. 2021년 16억원, 2022년 35억원, 2023년 134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하지만 매출이 증가하는 것과는 달리 영업 이익은 계속해서 적자를 기록하고 있다. 솔드아웃은 2021년 158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고, 이후 2022년과 2023년에도 각각 427억원, 281억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2022년과 비교해 지난해 적자 폭은 개선됐지만, 솔드아웃의 영업 적자는 무신사의 전체 영업 이익에도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 

무신사 조만호 대표이사 [사진 출처=뉴시스]
무신사 조만호 대표이사 [사진 출처=뉴시스]

돌아온 창업주 조만호 대표, 실적 부활 카드 눈길

이처럼 심각한 상황은 결국 일선에서 물러나 있던 창업자의 복귀까지 불러왔다. 지난 3월 무신사는 이사회를 열고 창업자 조만호 이사회 의장을 총괄 대표로 선임했다. 

무신사 관계자는 “온-오프라인 패션 유통업계의 경쟁이 심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지속 가능한 성장 동력을 발굴하고 창업주로서 책임 경영을 위해 조만호 대표가 복귀했다”고 말했다.

조 대표의 복귀 이후 무신사는 조만호·한문일·박준모 3인 대표 체제로 개편됐다. 다만 최근 한문일 대표가 일신상의 이유로 휴직에 들어갔다. 회사 측에서 한 대표의 복귀 계획이 당분간 없다고 설명하는 상황이므로, 무신사는 사실상 조만호, 박준모 대표 2인 경영 체제에서 운영될 것으로 보인다. 

한문일 대표가 맡고 있던 글로벌·브랜드 사업은 박준모 대표와 조만호 대표가 담당한다. 박준모 대표는 무신사의 주력 사업이라 볼 수 있는 플랫폼 사업을 담당하고 있으며, 글로벌 사업도 함께 맡게 됐다. 솔드아웃을 운영하고 있는 에스엘디티(SLDT)의 사내이사에도 선임됐다. 

조만호 대표는 한 대표의 휴직 이후 브랜드 사업의 총괄과 함께 글로벌·브랜드·플랫폼 사업의 유기적인 성장을 이끌 예정이다. 

무신사 스탠다드 홍대 1호점 [사진 출처=무신사]
무신사 스탠다드 홍대 1호점 [사진 출처=무신사]

오프라인 강화 통해 글로벌 효과와 IPO 추구…효과 충분할지가 관건

복귀한 조 대표는 ‘오프라인’ 강화에 중점을 두고 새로운 성장 동력을 찾고 있다. 특히 자사 PB 브랜드 ‘무신사 스탠다드’의 오프라인 스토어 확장에 힘을 쏟고 있다. 지난 2021년 홍대입구역 인근에 1호점을 오픈으로 시작한 무신사 스탠다드는 지난 5월 오프라인 누적 방문객 700만명을 돌파했다. 올해까지 매장 수 30개를 확보한다는 목표다. 

무신사 스탠다드의 오프라인 매장은 홍대 1호점 오픈 이후 강남, 동성로, 서면 등에 문을 열었다. 수도권 외에도 대구, 부산 등 수요가 높을 것으로 예상되는 지역에 오프라인 매장을 선보였으며, 올해에는 대형 쇼핑몰과 백화점에 입점하는 ‘숍인숍’ 형태로도 오프라인 접점을 넓혔다. 

이와 함께 무신사 온라인에 입점한 브랜드들을 오프라인에서 만나볼 수 있는 플래그십 스토어 매장 수도 늘리며 오프라인에서 새로운 고객을 확보할 예정이다. 

무신사는 글로벌 시장 진출에도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지난 2022년 무신사 글로벌을 론칭했으며, 현재 미국·일본·싱가폴 등 13개 나라에서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다. 무신사 글로벌에서 자체적으로 진행한 상반기 최대 할인 행사 ‘몬스터 세일’은 전년 대비 거래액이 200%가량 늘었다. 

무신사에 따르면, 최근 K-패션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무신사 글로벌 입점 브랜드들이 좋은 성과를 내는 등 해외 진출에 있어서도 의미 있는 결과가 나타나고 있다. 이후로도 글로벌 시장 외연 확장을 통해 매출 확대에 나선다는 설명이다. 

자회사 가운데 가장 큰 규모의 적자를 기록했던 자회사 ‘솔드아웃’ 체질 개선에도 나선다. 중고 거래 영역에서의 입지를 다지고, 서비스 경쟁력 강화를 위해 힘쓴다는 설명이다. 솔드아웃의 영역 확장을 위해 중고 거래 서비스도 오픈했다. 기존에는 새상품 거래만 가능했지만 지난해부터 C2C 서비스인 ‘솔드아웃 중고’ 서비스를 론칭했다. 

솔드아웃은 인원 감축 카드도 꺼내 들었다. 감원 규모는 솔드아웃 전체 임직원의 30% 안팎 수준이다. 

다만 이처럼 오프라인과 글로벌을 동시에 띄우고 부진을 회복하는 전략이 성공을 거둘지는 아직 분명하지 않다.

한 업계 관계자는 일단 상장을 준비 중이기 때문에, 이를 위해서는 무신사가 오프라인 사업에 진출할 수밖에 없다고 분석했다. 플랫폼 기업 상장에 있어 오프라인 매장은 향후 기업의 추가적인 성장 여력을 보여줄 수 있는 중요한 요소로 평가된다. 과거 온라인에 집중하던 컬리가 상장을 준비하며 오프라인에 진출한 것과 같은 맥락이다.

그는 “사실 무신사 스탠다드 제품 자체는 원가율이 높아서 (오프라인 강화 대신) 플랫폼 수수료로만 영업이익을 냈을 때 수익성이 훨씬 좋았을 것”으로 추정했다. 

무신사 측은 “정확한 데이터를 밝힐 순 없지만 PB 상품(무신사 스탠다드)에 대한 고객 선호도가 높아지고 있고, 무신사 내부에서도 수익성을 내기 좋은 제품이라 주력 강화를 위해 힘쓰고 있다”고 밝혔다. 

무신사 스탠다드를 현재 부각하는 이유는 상장 더 나아가 글로벌 진출 강화를 위한 포석이라는 것인데, 현재 연기된 IPO 시간표에 맞춰 의미 있는 성과를 내면서 자회사 손실도 메울 수 있을지 주목되고 있다.

글로벌 진출 강화에 대해서는 긍정적 평가가 유력하다. 한 패션업계 관계자는 “무신사가 글로벌 사업을 계속해 나가기 위해선 어느 정도 시간이 걸리겠지만 경쟁이 치열한 국내 사업보다는 성장 가능성이 높지 않을까 생각이 든다”고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솔드아웃에 대해서는 우려가 여전하다는 평가가 계속되고 있다. 한 이커머스 업계 관계자는 “한정판 플랫폼 시장 규모 자체가 작기 때문에 매출 규모를 늘리기 쉽지 않고 이익 개선을 위해 돌파구를 찾아야 할 것”이라고 당부했다. 

무신사는 “앞으로는 내실 있는 서비스 운영을 통해 적자 규모를 줄여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투데이신문
content@www.newsbel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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