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김정한 기자 = 1937년 7월 5일, 미국의 식품업체인 호멜 푸드에서 돼지고기로 만든 통조림 햄이 출시됐다. 이것이 오늘날 가장 대표적인 가공식품 중 하나인 ‘스팸'(SPAM)이다.
스팸 개발자는 호멜 푸드 설립자의 아들인 제이 호멜이다. 그는 제1차 세계대전 당시 프랑스에서 병참 장교로 근무하면서 뼈를 발라낸 가공육 전투식량으로 1926년 세계 최초의 통조림 햄을 개발했다. 그런데 이 과정에서 뼈에 붙어 있는 어깨살과 상품성이 떨어지는 잡육의 처리가 골칫거리였다.
그는 연구를 거듭해 1936년 어깻살과 잡육을 혼합해 갈아서 발색제인 아질산나트륨과 방부제를 첨가해 압축한 제품을 만들어 냈다. 스팸이라는 이름은 1937년 공모전을 통해 결정됐다. 스팸은 출시된 후 저렴하고, 맛 좋으며, 보관하기 쉬운 식품으로 빠르게 인기를 얻었다.
고열량 단백질 덩어리였던 스팸은 제2차 세계대전 중 군용 식량으로 낙점을 받았다. 스팸은 군에 대량으로 공급됐고 미군을 통해 전 세계로 보급됐다. 영국에선 전쟁 기간 중 식량이 부족했을 때 미국으로부터 구호물자로 스팸이 대량 공급되며 영국민을 구제한 식품이 됐다. 스팸은 소련군 사이에서도 ‘루스벨트 소시지’라고 불리며 각광을 받았다.
우리나라는 한국전쟁 때부터 미군으로부터 지원받은 스팸이 식량난을 해결하는 데 큰 역할을 했다. 전쟁 후에는 처음에는 미군 부대에서 흘러나온 스팸이 유통됐으나, 1987년부터 CJ제일제당이 호멜 푸드와 정식 기술 제휴를 통해 우리나라에서 가공·생산을 시작했다.
짭조름한 맛의 스팸은 한국인의 입맛에 안성맞춤이었고, 밥반찬이나 찌개에 넣는 음식으로 널리 즐기는 식품이 됐다. 특히 서구권에서는 저가 식품으로 인식된 스팸이 한국에선 고급 명절 선물로 자리를 잡자, 이를 신기하게 여긴 영국 BBC의 취재 대상이 되기도 했다. 현재 한국은 미국과 영국에 이어 스팸이 가장 많이 소비되는 국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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