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들어 11억 규모 매입
주주친화적 행보 ‘긍정적’
정부, 밸류업 稅지원 공개
수혜 업종으로 ‘은행’ 지목
금융지주 회장들이 올해 들어 자사주를 대거 사들이며 주주친화 행보를 보이고 있다. 정부가 국내 증시의 저평가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을 시행하는 가운데 대형 금융사 수장들이 적극 보조를 맞추면서 주주환원에 대한 기대도 커지고 있다.
5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빈대인 BNK금융 회장은 지난달 27일 자사주 1만주(8200만원 규모)를 장내 매수했다. 이에 따라 빈 회장이 보유한 그룹 주식 수는 5만1885주가 됐다. 앞서 빈 회장은 지난 2월 6일에도 자사주 1만주(7562만원)를 장내 매수한 바 있다.
다른 회장들도 올해 들어 자사주를 적극적으로 사들이고 있다. 황병우 DGB금융 회장은 지난 5월 28~29일 이틀간 자사주 1만주(8191만원)를 장내 매수했다. 이에 따라 보유 주식 수는 3만727주로 늘어났다.
정상혁 신한은행장은 지난 4월 15일 신한지주 주식 5000주(2억1000만원)를 장내 매입했다. 양종희 KB금융 회장도 지난 3월 15일 자사주 5000주(3억8500만원 규모)를 장내 매수했다. 양 회장의 기존 보유 주식 수가 451주에 불과했던 것을 감안하면 이번 매입 규모는 큰 편이다.
자사주 매입에 가장 적극적인 건 김기홍 JB금융 회장이다. 김 회장은 지난 4월 4일 2만주(2억5154만원)에 달하는 자사주를 장내 매수했다. 이에 따라 보유 주식 수는 14만500주가 됐다. 이는 7대 금융지주 회장 중 총발행 주식 수 대비 가장 많은 보유량이다.
통상 회장을 포함한 임원들의 자사주 매입은 시장에서 긍정적으로 받아들여진다. 회사 내부 사정을 잘 아는 이들이 매입한 것인 만큼, 현재 주가가 저평가돼 있다는 신호로 인식되기 때문이다. 또 이들은 보유 주식을 쉽게 팔지 않기 때문에 사실상 유통 가능 물량을 줄이는 효과도 기대할 수도 있다.
금융지주 회장들이 자사주 매입에 적극 나서면서 정부가 추진하는 밸류업 프로그램에 대한 기대도 덩달아 커지는 모습이다. 정부가 지난 3일 발표한 ‘역동 경제 로드맵 및 하반기 경제정책 방향’에 따르면 기업들은 내년부터 주주환원 증가 금액(직전 3년 대비 배당을 5% 넘게 늘린 경우) 초과분 5%에 대해 법인세를 감면받는 세제 지원을 받게 된다.
금융지주들도 이에 발맞춰 세부적인 밸류업 방안을 준비하고 있다. KB금융은 지난 5월 기업가치 제고 계획을 오는 4분기 중 발표하겠다고 공시했다. 이어 우리금융도 지난달 기업가치 제고 계획을 3분기 중으로 마련해 공개하겠다고 밝힌 상태다. 여기에는 주주환원 정책, 자본 관리 방안 등이 포함될 것으로 전망된다.
하인환 KB증권 연구원은 “역동 경제 로드맵에서 확인해야 할 점은 세제 개편의 방향성이 구체화됐다는 점”이라며 “배당과 자사주 소각의 증가 금액에 대한 세제 혜택이 눈에 띄며, 배당 소득 분리과세의 경우 최고세율을 낮춰주는 방안도 주목할 만하다”고 짚었다. 이어 “2개의 조합은 배당성장주와 고배당주이며, 그 수혜를 받을 대표 업종은 은행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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