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 업계에 따르면 한국앤컴퍼니의 한온시스템 인수를 위한 실사추진단 태스크포스(TF)팀은 지난달 30일 한온시스템 평택공장을 방문했지만 노조 측 봉쇄로 실사를 진행하지 못했다.
평택공장은 고부가가치 제품을 생산하는 곳으로 현장실사가 반드시 요구되는 핵심 기지다. 인수 대상인 한온시스템 노조의 매각 전 3자 협상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으면서 갈등이 실사 봉쇄로 이어진 것으로 보인다.
한국앤컴퍼니는 오는 11일까지 한온시스템의 국내외 공장 및 연구소에 대한 자산, 재고조사 등을 마치고 최종 인수 여부를 확정하는 주주간계약(SPA)을 체결해야 한다. 서정호 한국앤컴퍼니 미래전략실 부사장이 포함된 실사단이 지난 6월 방문한 대전공장에 이어 이달 평택공장 실사까지 막히면서 SPA 계약 일정도 지연될 것으로 보인다.
TF팀은 현재까지 차기 실사 계획을 세우지 못했다. 특히 한온시스템의 미국 앨라배마 공장 실사 과정에서 일부 문제가 포착되면서 실사 기간이 지연될 명분이 더해졌다는 평가다. 계획대로라면 한국앤컴퍼니는 이달 11일까지 실사를 마친 후 2주간 협상기간을 거쳐 SPA 계약 여부를 최종 판단한다. 다만 시간 연장이 필요하다고 판단되면 최대 4주 더 시간을 확보할 수 있다.
한온시스템 직원들은 매각 전 한온시스템 노동조합과 한온시스템, 한국앤컴퍼니 간 3자 협상을 통해 고용 안정, 임단협 승계, 격려금 등에 대해 논의가 필요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사모펀드인 한앤컴퍼니가 2015년 한온시스템을 인수할 당시 향후 노동조합, 인수자 간 3자 논의를 통한 지분 매각을 진행하겠다는 합의서를 작성한 데 근거한 것이다.
노조는 고용과 임금협상 승계 등에 대한 보장도 요구하고 있다. 지난해 한온시스템 1인당 평균 급여액은 1억375만원으로 한국앤컴퍼니(7800만원)보다 높다. 인수 이후 근로조건이 후퇴할 수 있다는 점도 직원들이 우려하는 대목이다. 한앤컴퍼니가 인수 이후 8년간 가져간 배당금 6917억원도 격려금 형식으로 일부 환원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제기된다.
노조는 다음 주까지 3자 협상이 이뤄지지 않으면 이달 금속노조 총파업에서 매각 자체를 반대하는 결의대회를 한국앤컴퍼니 판교 본사 앞에서 열 계획이다. 한국앤컴퍼니가 실사를 마치더라도 해외 당국의 기업결합 승인을 넘는 데도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전망된다. 한온시스템은 해외 법인을 49개 운영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계획대로라면 올 연말 잔금 납부까지 마칠 것으로 예상됐지만 실사 규모가 큰 데다 어떤 변수가 생길지 몰라 기간을 장담하기 어려워졌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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