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연구진이 미생물을 이용해 달걀 대체제를 개발했다. 온실가스 배출과 폐기물 문제를 일으키는 공장식 축산 문제를 해결하고, 지속 가능한 식량 체계 확보에 이바지할 것으로 기대된다.
한국과학기술원(KAIST·카이스트)은 최경록 생물공정연구센터 연구교수와 이상엽 생명화학공학과 특훈교수가 ‘미생물 유래 친환경 액상 계란 대체물’을 개발했다고 4일 밝혔다.
연구팀은 미생물 용해물을 가열하면 만들어지는 젤이 삶은 달걀과 미시적 구조나 물리적인 특성이 유사한 것을 확인했다. 미생물 유래 식용효소와 식물성 재료를 넣어 다양한 색감도 구현했다. 액체 상태인 용해물을 이용해 머랭 쿠키를 굽는 데도 성공했다. 미생물 용해물이 난액을 기능적으로 대체할 수 있음을 규명한 것이다.
그간 비동물성 단백질을 기반으로 한 달걀 대체제 개발이 꾸준히 있었지만 온전한 구현엔 성공하지 못했다. 난액이 달걀의 영양을 제공하면서 요리에 필요한 젤화·거품 형성 등의 기능을 갖춰야 하지만 쉽지 않았다.
연구팀은 미생물의 세포 구조 중 달걀 껍데기(난각)에 해당하는 세포벽과 세포막을 파쇄해 미생물 용해물을 만들었고, 이를 가열하면 난액처럼 단백질이 응고돼 젤 형태로 변하는 것을 확인했다.
이번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지원하는 석유대체 친환경 화학기술개발사업의 ‘바이오화학산업 선도를 위한 차세대 바이오리파이너리 원천기술 개발’ 과제와 농촌진흥청 농업미생물사업단의 ‘미생물 대사시스템 제어를 통한 무기물로부터의 단백질 생산 기술 개발’ 과제 일환으로 수행됐다. 연구 성과를 담은 논문은 네이처가 발행하는 국제 학술지 ‘npj 식품과학’ 6월 19일자 온라인판에 실렸다.
연구팀은 이번 성과가 온실가스 배출을 줄이는 동시에 식량 확보에도 이바지할 것으로 기대했다. 이 교수는 “이번에 개발한 달걀 대체제는 우수한 성분들을 갖추고 있어 평소 때는 물론 미래 장거리 우주여행용 식량, 전쟁 같은 긴급 상황 때 비상식량으로 활용할 수 있다”고 설명하고 “무엇보다 지속 가능한 식량 체계 확보에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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