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메뉴 바로가기 (상단) 본문 컨텐츠 바로가기 주요 메뉴 바로가기 (하단)

[View&Insight] “은행탓 말고 대출정책 일관성 지켜야”

서울경제 조회수  

“저희도 사전에 통보받은 것이 없습니다. 준비 다 해놓았는데 갑자기 정책이 바뀌니 당황스럽네요.”

지난달 25일 금융 당국이 스트레스 총부채원리상환금비율(DSR) 2단계 적용을 2개월 유예하기로 한 날, 시중은행의 한 관계자는 갑작스러운 정부의 발표에 의아하다며 이렇게 말했다. 그뿐만이 아니었다. 대부분의 은행 관계자들은 “도대체 무슨 일인지 모르겠다”는 반응을 보였다.

[View&Insight] '은행탓 말고 대출정책 일관성 지켜야'

은행 입장에서는 “왜 갑자기 대출 한도가 줄었느냐”는 고객의 항의를 당장 받지 않아도 되고, 평소대로 대출 업무를 하면 그만이니 큰 혼란은 없었다. 하지만 가계대출 관리의 변곡점이 될지 모르는 핵심 정책의 의사결정 과정에서 가계대출 ‘현장’인 은행이 배제됐던 것은 확실해 보인다. “당국이 지시하면 은행은 따르면 된다는 의미인가”라는 한 금융권 관계자의 한숨이 전체 금융권의 감정을 대변하는 듯 보였다.

4일 금융권에 따르면 최근 급증하고 있는 가계대출 문제에 대한 금융 당국의 대책을 두고 비판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오락가락한 정책으로 가계대출 급증의 원인을 정부가 제공했다는 것이 핵심이다.

5월 가계대출은 전월보다 5조 4000억 원 증가해 지난해 10월 이후 7개월 만에 증가 폭이 가장 컸다. 증가세를 이끈 것은 저금리 정책 모기지 상품인 디딤돌(주택 구입용) 대출과 버팀목(전세자금용) 대출이었다. 실제 최근 몇 달간 은행의 주택담보대출은 크게 늘었지만 신용대출 등은 안정적으로 유지돼왔다. 금융위원회가 내놓은 5월 가계대출 증가 원인 분석에도 이런 내용이 담겨 있다. 기준금리 인하에 대한 기대감으로 부동산 수요가 꿈틀거린 영향도 있지만 자금 공급에서 가계대출 증가의 원인을 찾을 수 있다는 것이다.

스트레스 DSR 2단계 유예는 오락가락한 금융정책의 결정판이다. 이 정책은 대출 한도가 1000만 원가량 줄어들어 가계대출을 관리하기에 효과적인 수단이다. 시장은 당초 시행 예정이었던 7월 이전에 대출을 받기 위한 수요가 크게 높아져 6월 가계대출 수요도 함께 늘었었다. 하지만 금융 당국은 “취약 차주의 어려움”을 이유로 느닷없이 시행 시기를 두 달 미뤄버렸다. 결과적으로 시행 시기를 유예한 것은 6월 가계대출 ‘막차 수요’를 부추긴 꼴이 됐다. 실제 6월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의 가계대출은 전월에 비해 5조 8467억 원이나 늘었다. 은행들은 “스트레스 DSR 2단계 유예가 결정된 후 최근 1~2주 사이에 가계대출 증가세가 몰렸다”고 전한다.

이런 상황에서 이준수 금융감독원 은행·서민금융 부원장은 전날 시중은행의 여신 담당 부행장들을 소집해 “당국의 가계대출 관리 기조는 변하지 않았다”며 이달 15일부터 은행의 가계대출 현장 점검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어느 장단에 맞춰야 할지 헷갈릴 수밖에 없는 지점이다.

가계부채를 둘러싼 최근 금융 당국의 갈지자 행보는 정책적 판단 미스라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다. 이복현 금감원장은 이달 2일 임원회의에서 “국지적 주택가격 반등에 편승한 무리한 대출 확대”가 가계대출 문제를 악화시키고 있다고 진단했다. 사태의 원인이 은행이 무분별하게 가계대출을 늘렸기 때문이라는 시각이 엿보인다. 곧바로 은행권이 소집돼 회의가 열렸고 시중은행들은 앞다퉈 주택담보대출 금리를 올리기 시작했다. 가계대출 관리 과정에서 배제됐던 은행이 이제는 가계대출 증가의 주범으로 몰린 상황이다.

가계부채 숫자가 가리키는 원인은 정책 모기지인데 은행에 탓을 돌리는 행태는 설득력이 떨어진다. 금융 당국은 이제라도 최근 갈팡질팡했던 가계부채 관리 정책의 문제점을 인정하고 합리적인 대안을 찾아야 한다.

서울경제
content@www.newsbell.co.kr

댓글0

300

댓글0

[경제] 랭킹 뉴스

  • 올림픽 맛있게 응원하자…집관족 취향저격 ‘올림픽 에디션’
  • 질병청 '성인 패혈증 초기치료지침' 첫 발간
  • 서울 아파트 낙찰가율 93.7%...1년 11개월 만에 최고점 찍었다
  • 지치고 바쁜 현대인에게 조용히 찾아오는 '당뇨병' [명의]
  • 불량 자재 탓에 에어컨 없이 폭염 견디는 송도 '송일국 아파트'
  • 불량 자재 탓에 에어컨 없이 폭염 견디는 송도 '송일국 아파트'

[경제] 공감 뉴스

  • 8월 극장가 '재개봉 러시'…인생영화 다시 스크린으로
  • 케이뱅크, MY체크카드 90만장 넘었다..."인뱅 유일 K 패스 기능 탑재"
  • 삼정KPMG “디지털 헬스케어 활성화에 슬립테크 부상”
  • "‘용인 스마일 보이’ 우상혁이 웃었다"...이상일 용인특례시장, 높이뛰기 우상혁 선수 '응원'하고 '격려'
  • ‘나는 솔로’ 21기 최종 선택 대반전…순자, 영철 직진에도 선택 포기
  • 삼성자산운용, 공식 유튜브 채널 정보 시리즈 인기몰이

당신을 위한 인기글

  • 보양식이면 보양식, 식사면 식사, 다양한 매력의 추어탕 맛집 BEST5
  • 얼큰한 국물부터 라면사리까지, 푸짐한 재료는 덤! 부대찌개 맛집 BEST5
  • 토핑부터 도우까지 맛 없을 수 없는 피자 맛집 BEST5
  • 서울 근교 드라이브 코스로 각광받고 있는 팔당 맛집 BEST5
  • ‘남편을 죽이기로 결심했다’…전소니·이유미 뭉친 ‘당신이 죽였다’
  • 손익분기점 도달 ‘베테랑2’, 가능성 높은 3편의 탄생
  • ‘살아있는 전설’의 음악영화 다시 감성을..’원스’ 그리고 ‘비긴 어게인’
  • 이선균·조정석의 ‘행복의 나라’ 이제 안방에서 본다

함께 보면 좋은 뉴스

  • 1
    "제24회 불갑산 상사화 축제 현장을 가다"

    뉴스 

  • 2
    이다은♥윤남기 "신생아 子와 용기내 첫 외출→행복하다. 애 둘 좋아"

    연예 

  • 3
    尹, 체코 도착…2박4일 공식방문 일정 돌입

    뉴스 

  • 4
    이윤진, 이범수와 이혼소송 中 열애설에 "튀르키예 남사친" 해명+사진 삭제

    연예 

  • 5
    '타선 폭발' 두산 4연승 질주, 3위 LG와 2게임 차…KIA 김도영 실책 2개

    스포츠 

[경제] 인기 뉴스

  • 올림픽 맛있게 응원하자…집관족 취향저격 ‘올림픽 에디션’
  • 질병청 '성인 패혈증 초기치료지침' 첫 발간
  • 서울 아파트 낙찰가율 93.7%...1년 11개월 만에 최고점 찍었다
  • 지치고 바쁜 현대인에게 조용히 찾아오는 '당뇨병' [명의]
  • 불량 자재 탓에 에어컨 없이 폭염 견디는 송도 '송일국 아파트'
  • 불량 자재 탓에 에어컨 없이 폭염 견디는 송도 '송일국 아파트'

지금 뜨는 뉴스

  • 1
    ‘묶인 환자’ 사망에 입 연 양재웅…“환자 사망 죄송, 의도적 방치는 아냐”

    뉴스 

  • 2
    비, ♥김태희와 커플운동화 신고 등산 데이트샷…"아직도 신혼인 듯"

    연예 

  • 3
    "윤석열 통일 독트린, 반헌법적이고 반민족적이고 시대착오적"

    뉴스 

  • 4
    “딥페이크 성범죄물도 시청죄 신설하고 법정형 올려야...그게 정의”

    뉴스 

  • 5
    “설마 나도?”…. ‘무보험 차량’ 증가에 피해자 보상길 ‘막막’

    차·테크 

[경제] 추천 뉴스

  • 8월 극장가 '재개봉 러시'…인생영화 다시 스크린으로
  • 케이뱅크, MY체크카드 90만장 넘었다..."인뱅 유일 K 패스 기능 탑재"
  • 삼정KPMG “디지털 헬스케어 활성화에 슬립테크 부상”
  • "‘용인 스마일 보이’ 우상혁이 웃었다"...이상일 용인특례시장, 높이뛰기 우상혁 선수 '응원'하고 '격려'
  • ‘나는 솔로’ 21기 최종 선택 대반전…순자, 영철 직진에도 선택 포기
  • 삼성자산운용, 공식 유튜브 채널 정보 시리즈 인기몰이

당신을 위한 인기글

  • 보양식이면 보양식, 식사면 식사, 다양한 매력의 추어탕 맛집 BEST5
  • 얼큰한 국물부터 라면사리까지, 푸짐한 재료는 덤! 부대찌개 맛집 BEST5
  • 토핑부터 도우까지 맛 없을 수 없는 피자 맛집 BEST5
  • 서울 근교 드라이브 코스로 각광받고 있는 팔당 맛집 BEST5
  • ‘남편을 죽이기로 결심했다’…전소니·이유미 뭉친 ‘당신이 죽였다’
  • 손익분기점 도달 ‘베테랑2’, 가능성 높은 3편의 탄생
  • ‘살아있는 전설’의 음악영화 다시 감성을..’원스’ 그리고 ‘비긴 어게인’
  • 이선균·조정석의 ‘행복의 나라’ 이제 안방에서 본다

추천 뉴스

  • 1
    "제24회 불갑산 상사화 축제 현장을 가다"

    뉴스 

  • 2
    이다은♥윤남기 "신생아 子와 용기내 첫 외출→행복하다. 애 둘 좋아"

    연예 

  • 3
    尹, 체코 도착…2박4일 공식방문 일정 돌입

    뉴스 

  • 4
    이윤진, 이범수와 이혼소송 中 열애설에 "튀르키예 남사친" 해명+사진 삭제

    연예 

  • 5
    '타선 폭발' 두산 4연승 질주, 3위 LG와 2게임 차…KIA 김도영 실책 2개

    스포츠 

지금 뜨는 뉴스

  • 1
    ‘묶인 환자’ 사망에 입 연 양재웅…“환자 사망 죄송, 의도적 방치는 아냐”

    뉴스 

  • 2
    비, ♥김태희와 커플운동화 신고 등산 데이트샷…"아직도 신혼인 듯"

    연예 

  • 3
    "윤석열 통일 독트린, 반헌법적이고 반민족적이고 시대착오적"

    뉴스 

  • 4
    “딥페이크 성범죄물도 시청죄 신설하고 법정형 올려야...그게 정의”

    뉴스 

  • 5
    “설마 나도?”…. ‘무보험 차량’ 증가에 피해자 보상길 ‘막막’

    차·테크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