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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투증 남기천號, 대우 출신 포진… “경영 독립성 보장 관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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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투자증권이 남기천 사장을 비롯한 주요 요직에 대우증권 출신 인력을 대거 채워 출범한다. 증권 비즈니스의 핵심이 ‘사람’으로 꼽히는 만큼, 증권 사관학교로 불리는 대우증권의 인재를 활용, 빠르게 성장 기반을 닦겠다는 전략으로 보인다.

하지만 남기천 사장을 포함해 주요 직책을 맡은 임원 대부분이 대우증권 출신인 만큼, 기존 우리종합금융 임직원과 포스증권 임직원이 소외감을 느낄 수 있다는 점은 부담이다. 자칫 대우증권과 비(非)대우증권으로 세력이 나뉠 경우, 합병 시너지는커녕 인력 유출이 빈번해질 수 있다. 국내 선도 증권사로의 빠른 도약을 내세운 남 사장으로선 직원들의 ‘화학적 결합’이 최우선 과제로 떠오른 셈이다.

여기에 지주의 간섭을 최소화하는 경영의 독립성도 보장돼야 한다. 전문성을 가진 외부 인력을 영입한 만큼, 이들이 장기적 관점에서 안정적으로 영업할 수 있는 환경을 구축, 성과를 내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특히 외부인사는 상대적으로 우리금융에 대한 충성도가 떨어질 수밖에 없다는 점을 고려할 때 흔들림 없는 안정적 경영권 행사는 필수다.

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우리종금은 포스증권과의 합병을 앞두고 IB와 트레이딩, 전산·디지털 분야에서 핵심인력을 빠르게 충원하고 있다. 충원한 인력 대부분은 대우증권 출신으로 각 분야에서 높은 성과를 거뒀다는 공통점이 존재한다.

IB에서는 지난 3월 양완규 부사장과 5월 박현주 전무, 7월 이형락 부사장이 영입됐다. 양완규 부사장은 대우증권, 이형락 부사장이 하나증권을 거쳐 미래에셋증권에서 부동산금융 및 대체투자업무를 담당했으며, 박현주 전무는 대우증권을 거쳐 미래에셋증권에서 인수업무를 수행했다.

트레이딩에서는 지난달 한국투자증권에서 채권전문가인 박기웅 전무를 영입한 데 이어, 이달에는 미래에셋증권에서 역시 채권을 담당했던 이동준 상무를 영입했다. 박기웅 전무와 이동준 상무는 대우증권 채권부서에서 같이 근무했던 인연이 있다. 이동준 상무는 미래에셋증권이 단독 판매사로 역점을 두고 있는 개인투자용국채 판매를 위한 TFT 팀장도 겸했었다.

전산과 디지털 분야에서는 김종구 상무와 김범규 상무, 안경숙 이사가 합류했다. 김종구 상무와 안경숙 이사는 대우증권 업무개발부 출신으로 업무와 프로세스 설계 전문가이며, 김범규 상무는 미래에셋에서 오랫동안 디지털 관련 업무를 수행해 온 디지털 전문가다.

업계에서는 빠른 기간에 인재 영업을 할 수 있었던 배경으로 대우증권 출신으로 미래에셋증권에서 오랫동안 인사업무를 담당해 왔던 홍순만 인사본부장의 역할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 미래에셋증권, 그중에서도 대우증권 출신들을 속속들이 알고 있는 홍순만 본부장이 남기천 사장과 함께 큰 역할을 하고 있다는 것이다.

남 사장이 IB와 디지털 강화를 선언한 만큼, 성과를 낸 외부 인재를 통해 빠르게 조직을 세팅하고 성과를 내겠다는 의도로 해석된다.

문제는 대우증권 출신 중심의 외부 인사로 조직이 꾸려지면서, 기존 우리종금 임직원들의 불만과 불안도 상당하다는 점이다. 특히 기획과 인사마저 외부 인력이 주요 직책을 차지하자, 불만이 커졌다는 지적이다.

합병 대상자 포스증권 직원들은 불안감과 기대감을 동시에 느끼는 것으로 알려졌다. 업무 범위가 펀드에 한정돼 있는 데다가, 매년 50억원 이상의 적자를 내고 있어 미래에 대한 불안감이 컸었는데 이번 합병을 계기로 더 큰 물에서 근무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다만 임원들은 모두 사표를 제출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소외감과 불안감을 느끼고 있을 우리종금과 포스증권 임직원들을 어떻게 화학적으로 결합할 지가 우리투자증권의 시급한 과제가 될 수밖에 없다.

여기에 외부 인사로 구성된 현 경영진이 장기 비전을 갖고 일관된 경영을 할 수 있는지도 매우 중요하다. 임종룡 우리금융지주 회장이 남 사장에 대한 신뢰가 높으며, 낙하산 인사를 배제하는 등 경영의 독립성을 보장한다고 했지만, 임 회장의 임기가 2년도 남지 않았다는 점은 변수가 된다.

주요 직책을 맡은 인사들은 외부 출신으로 비교적 우리금융에 대한 로열티가 떨어질 수밖에 없다. 경영 독립성이 지주에 의해 흔들릴 때 언제든 회사를 떠날 수도 있다는 의미다.

실제 NH투자증권의 경우 농협중앙회와 농협금융지주로부터 비교적 독립적으로 운영되고 있으며, 전문성 있는 경영을 바탕으로 우수한 실적으로 상위권 시장 지위를 유지하는 중이다.

업계 관계자는 “우리투자증권이 초대형 증권사로 성장하느냐, 중형 증권사로 남느냐는 독립적이고 안정적인 경영을 어떻게 보장할 것이냐에 달려있다”고 말했다.

아시아투데이
content@newsbel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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