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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하이닉스가 이례적으로 7월에 신입·경력 사원을 뽑는다. 채용 인원만 세 자릿수에 달하는 대규모 인재 수혈이다. 전날 삼성전자가 800여 개 직군에 달하는 경력 사원 채용에 나서는 등 반도체 인재 쟁탈전에 불을 지핀 데 이어 SK하이닉스도 관련 인력 확보에 열을 올리는 모습이다.
4일 SK하이닉스는 최소 100명 단위 신입과 경력 채용을 동시에 진행하는 채용 공고를 냈다. 통상적으로 상반기 4월과 하반기 9월에 대규모 공채를 시작한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례적이다. 신입사원은 서류 전형을 통과하면 필기전형인 SKCT와 면접을 거쳐 9월 말부터 근무한다. 경력사원은 11월 중에 입사한다.
SK하이닉스는 이번 채용을 통해 차세대 반도체 시장을 주도할 기술력을 끌어올리겠다는 전략이다. 실제로 신입 채용 인원은 모두 제조와 R&D(연구개발) 등 제품 개발 직무를 맡게 된다. 조기·차세대 제품 개발을 위한 업무를 수행하고, 신제품을 적기 개발하기 위한 계획 수립, 양산 수율 향상과 품질 개선을 위한 전략도 짠다.
공채 외에도 인재 확보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SK하이닉스는 9월에는 경력 2~4년 차를 대상으로 ‘주니어탤런트’ 전형도 진행한다. 다음해 2월 졸업 예정자와 졸업자를 대상으로도 신입사원 채용을 함께 진행한다. 청주 M15X와 미국 인디애나주 공장을 준비하기 위한 엔지니어 인력도 대거 채용하기로 했다.
앞서 SK하이닉스는 지난 4월에도 경력사원 채용을 진행한 바 있다. 당시에는 HBM 회로 설계, 제품 개발 등 14개 직무에서 인재를 모았다. 지난 연말에는 HBM 패키지 제품 개발, D램 설계 등 28개 직무에서 경력사원을 뽑았다. 세달 사이에 경력 공채만 두 번 하는 셈이다.
SK하이닉스가 인재를 끌어모으기 시작한 이유는 그룹 차원에서 AI(인공지능) 반도체 사업에 힘을 싣고 있어서다. 앞서 SK그룹은 오는 2026년까지 80조원의 재원을 확보해 AI와 반도체에 집중 투자하기로 했다. 이를 위해 SK하이닉스는 2028년까지 향후 5년 간 103조원을 투자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AI 분야에만 82조원을 투입한다.
주춤했던 반도체 산업이 AI 산업을 기반으로 폭풍 성장할 것으로 예상되자 반도체 업계에선 인력 충원에 한창이다. 앞서 삼성전자 디바이스솔루션(DS)부문도 전날 800여 개 직군에 대한 경력 사원 채용에 나섰다. 전영현 삼성전자 부회장이 DS 부문장을 맡은 이후 처음으로 진행하는 채용이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반도체 산업 부족 인원은 2020년 1621명에서 2022년 1784명으로 매년 증가하고 있다. 한국반도체산업협회는 이같은 추세가 지속될 경우 오는 2031년 약 5만4000여명의 인력 부족이 발생할 것으로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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